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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섭의 한의학 산책] 춘곤증과 봄나물

창밖을 통해 들어오는 햇살이 예사롭지 않다. 온 몸이 나른해지는 것이 정말 봄이 오긴 왔다보다. 졸리는 눈을 비비며 어떻게 해서든지 깨어 있으려고 하지만 자기도 모르게 꾸벅꾸벅 졸곤 했던 학창시절 수업시간이 생각난다.

그 시절이 있어서도 봄이었기에, 해마다 봄에 더 생각이 나는지도 모르겠다.

봄에 쉽게 피로를 느끼며 아침에는 일어나기 힘들고 낮에는 더욱 나른해진다든지, 또는 하품이 나고 머리가 어지럽고 목덜미가 무겁다든지, 소화가 잘 안되며 소변이 자주 마렵고 피부가 거칠어지고 하는 일마다 짜증이 난다면 춘곤증이 아닌가 의심해봐야 한다.

이는 뇌하수체-부신피질계 및 심장, 간장의 기능저하에 의해 발현되는 증후군으로, 겨울동안 꽁꽁 얼어있던 몸이 봄이 되어 풀리면서 신지대사가 왕성해지고 피로를 느끼게 되는 것이다.

춘곤증을 이기는 묘방은 없지만 적당한 운동과 충분한 수면, 마사지나 목욕 등으로 혈액순환을 도와 노폐물과 피로물질을 제거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졸리고 피곤할 때 차 한 잔 하는 것도 좋다.

지리산 화개동의 죽로차나 무등산의 춘설차, 백양산의 작설차 등을 깨끗한 다기에 마시면서 왈츠 한 곡 감상해 보자. 녹차에는 카페인, 비타민, 니아신 등 무기염류가 풍부해서 정신을 맑게 하고 기억력과 지구력을 높여주며 신진대사를 촉진하는 작용이 있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고 했던가. 봄에는 봄답게 봄 법을 따르는 것이 상책이다. 봄의 법칙을 따르는 방법은 간단하다. 내 몸을 자연의 봄과 일치시키는 것, 즉 봄에 나는 음식물들을 먹고, 내 마음을 봄과 같이 하는 것이다.

쑥, 질경이, 부추, 냉이, 달래, 씀바귀, 고들빼기, 두릅등의 봄나물은 그 신선한 맛으로 겨우내 잃었던 미각을 살릴 뿐 아니라 그 영향으로 나른한 봄의 피로를 이기는데 큰 구실을 한다. 이런 봄나물은 소화를 도와 위장을 다스리며 술 마신 뒤 숙취를 없애고 간을 해독해 피와 정신을 맑게 해준다.

쓴맛을 아주 뛰어난 강심제로 심장기능을 강화시켜 신진대사 원활하게 이루어지게 하므로 봄을 타는 병을 쉽게 이겨 낼 수 있다. 부추는 특히 오장과 허리 무릎 등을 따뜻하게 해주며 기력을 증진시키는 효과가 크다. 미나리는 혈액의 산성화를 방지하며 갈증을 없애므로 숙취제거에 좋다.

냉이는 눈을 밝게 하며 강력한 지혈효과가 있어 보혈제로 좋으며, 달래는 빈혈치료, 간장강화에 효과가 있다. 씀바귀는 미열로 일어나는 한기를 없애주며 심장기능을 강화한다.

노랫말에도 있듯일 봄이 오면 산에 들에 진달래, 개나리, 라일락이 만발한다. 꽃을 보면 그야말로 활짝 피게 되는데, 보기만 할 것이 아니라 꽃을 이용해서 술을 담가 봄을 즐기는 방법도 있다.

개나리 진달래 라일락 난꽃은 활짝 핀 꽃을, 민들레는 꽃의 목을, 벚꽃과 제비꽃은 막 피어 오르는 꽃망울을, 목력은 가급적 어린 꽃과 봉오리를 재료로 술을 담근다. 이렇게 모은 꽃을 물에 담가 씻어 물기를 완전히 제거한 뒤 3배 정도의 소주를 붓고 밀봉해서 1~3개월 정도 숙성시킨 뒤 내용물을 건저버리고 술만 걸러 보관하면 꽃술이 된다. 소화을 도와주고 피로를 이기게 하는 꽃술은 예로부터 건강을 지키는 약술로 대접을 받아왔다.

정향의 꽃봉오리는 위장을 튼튼하게 하고 식욕을 증진시키며 지친 온몸 신경에 좋은 자극을 전달하므로 춘곤증을 쉽게 이겨낼 수 있도록 해 준다. 라일락술은 감미로운 향이 으뜸인데 쓴맛이 강해 담즙분비를 촉진하므로 소화와 식욕증진에 효과가 크다.

고요한 봄밤, 잊었던 학창시절을 생각하며 그 동안 연락이 소원했던 친구들과 집에서 담근 꽃술을 한 잔 하는 것 어떨까? 아니면 주말에 친구들과 가족동반으로 봄나들이라도 해보자. 행복한 사계절이 시작되는 신호탄이 되지 않을 까 싶다.

입력시간 2003/03/27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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