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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미의 우리풀 우리나무] 애기똥풀

나는 이 풀이 그렇게 정답고 사랑스러울 수가 없다. 애기똥풀이란 이름이 붙여진 것도, 귀한 자식일수록 막 이름을 붙여서 제대로 키우고자 했던 옛 어른들의 배려 때문이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이다. 밝디 밝은 모습의 노란 꽃이 귀엽고, 새로 나는 잎의 연두빛이 너무도 곱다. 장소를 특별히 가리지 않고 마음만 열어 눈을 돌리면 언제나 볼 수 있는 곳에서 의연히 자라는 모습이 대견하고, 봄꽃이려니 싶지만 끊임없이 꽃이 피고 지고를 계속하는 그 끈질김이 감탄스럽다.

애기똥풀은 피나물과에 속하는 두해살이풀이다. 종자에서 새싹이 터서 자라고 꽃을 피워 다시 새로운 종자를 만들어 내고 완전히 말라 죽기까지 2년이 걸린다는 뜻이다. 다 자라도 사람 무릎쯤 올라올까? 너무도 연약해 보이는 줄기는 여러 가지를 만들기에 당장이라도 쓰러질 듯 싶은데 용케도 버티어 자라는 모습을 보면 어렵게 살면서도 밝고 맑은 민초들의 삶을 생각나게 해준다.

잎은 줄기에서 서로 어긋나서 달리는데 전체적으로는 깃털모양으로 갈라져 있지만 다시 들쑥날쑥 생겨난 잎의 결각이 제멋대로 이면서도 부드러운 곡선으로 타원형을 만들어 아주 자유롭고 여유있게 보인다. 이 잎의 겨드랑이 사이로는 꽃자루가 길게 올라오고 그 끝으로 다시 몇 개로 갈라진 작은 꽃자루 위에 마주보는 네 장의 꽃잎이 달리는데 꽃의 길이는 손가락 한마디쯤 된다.

아름다운 노란빛 꽃잎은 숨길 것 없는 말괄량이 소녀처럼 조금 길다랗고 많은 수술을 고스란히 내어 보이고 그 속에는 끝이 아주 살짝 갈라진 한 개의 암술이 숨어 있는데 이 모습이 전체적으로 참 곱다. 꽃잎 뒤에는 2장의 꽃받침 잎이 달린다. 분을 칠한 듯한 흰빛이 돌고 상처를 내면 노란 유액이 나온다. 땅속의 뿌리도 깊이 들어가는데 역시 황색이다.

애기똥풀이란 이름이 붙은 이유는 바로 이 노란 유액 때문이다. 이렇게 고운 꽃을 가진 식물에 ‘애기’가 앞에 붙긴 했지만 하필이면 ‘똥풀’이냐고 불평이 있긴 하지만 이 이름을 두고서도 결코 거부감을 느끼지는 않는 것은 엄마이기 때문일까?

지방에 따라서는 줄기가 연약해 보이지만 억세다고 하여 까치다리, 유액이 나오므로 젖풀, 제주도에서는 고개초, 영남지방에서는 양귀비 또는 아편이라고도 한다. 하지만 진짜 아편을 만드는 식물과는 속(屬)만 같을 뿐 용도와는 무관한 식물이다.

애기똥풀은 원래 식물체내에 독성이 있어 함부로 먹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아주 연한 순을 삶아 우려먹는 것은 무관하므로 지방에 따라서는 이 식물을 나물로 먹기도 한다. 한방에서는 백굴채(白屈菜)라는 생약명으로 부르며 꽃과 줄기와 잎을 모두 함께 쓴다.

진통, 진해, 이뇨에 효능이 있어 기침, 백일해, 기관지염, 위장통증, 간염, 황달 등에 처방한다고 하며 해독작용이 있어서 옴이나 종기, 옻에 오르거나 뱀과 벌레에 물렸을 때 생풀을 찧어 즙을 내어서 바른다. 가장 많이 이용하는 용도 중에 무좀에 걸렸을 때에는 이 풀을 짓이겨 간지러운 곳에 바르면 효과가 있다고 한다.

봄을 보고자 찾았던 산의 초입에서 혹은 들녘에서 애기똥풀은 한번도 우리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나타나는 그런 우리풀이다.

입력시간 2003/03/28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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