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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섭의 한의학 산책] 식사일지로 비만을 잡자

초등학교 다닐 때를 생각해보면 매일 담임선생님께서 일기장 검사를 했던 기억이 난다. 그때는 어찌나 그게 싫었던지, 빨리 어른이 되어서 일기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일기 쓰는 습관이 지금의 나를 만들어 가는 토대가 된 것도 같은데, 왜 그렇게 싫어했는지 모르겠다.

매일매일 자신의 행동과 마음을 되짚어본다는 것은 한 사람의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일이다. 이것은 건강을 유지하거나, 병을 치료하는데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요즘같이 비만환자가 만들어지기 쉬운 환경에서 건강을 유지하려면 어른들도 일기를 써야 할 필요가 있다. 일기라는 것이 다름아니라 식사일지를 작성하는 것을 말한다. 대체적으로 비만이 유전과도 관련 있다고 하지만 중요한 것은 평소의 생활 습관이다. 아무리 건강하고 날씬하게 태어났어도, 단 한달만 불규칙적인 식사와 안 좋은 생활태도가 지속되면 누구나 비만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비만을 유도하는 습관을 고치려면, 먼저 문제되는 행동이 무엇인지 찾아내야 한다. 비만으로 한방병원에 내원하는 환자들에게 평소 식사는 규칙적으로 하는지, 권유한 식단대로 식사를 했는지 물으면 그렇다고 대답하는데, 실제로 적어온 일지를 보면 문제가 많은 경우를 종종 발견한다. 그래서 귀찮지만 일일이 기록할 것을 권하는 것이다. 또한 비만인 사람들은 대개 자신이 섭취한 음식의 양을 실제보다 적게 보고하는 경향이 있다.

식사 일지에는 먹은 시간, 먹은 음식과 음료의 종류, 먹은 양, 얼마나 빨리 먹었는지, 먹은 장소는 어디인지 적어야 하고, 같이 먹은 사람과 먹으면서 무엇을 했는지, 먹을 때의 자세는 어땠는지 등도 기록하는 것이 좋다. 체중조절을 위해 절대 그만두어야 하는 것과 줄이는 편이 바람직한 것, 늘리는 편이 바람직한 것을 작성해서 그대로 실천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초콜릿이나 크림이 많은 케이크는 가급적 안 먹는 편이 좋으며, 반면에 운동량은 몸에 맞는 한도에서는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 단 갑작스런 변화보다는 점차적인 행동의 변화를 유도하는 것이 좋고, 식사 계획시 자신이 좋아하는 식품을 너무 엄격히 제한하면 지키기 어렵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지나치게 완벽함을 요구하면 실패하기 쉽기 때문이다.

많이 먹게 되는 이유는 사람마다 각기 다르다. 자신이 많이 먹게 되는 이유를 발견하고 그것을 없애기 위해 노력한다면 더 빨리 날씬한 몸매에 가까이 갈 수 있을 것이다. 다음과 같은 사항을 점검해 보자.

1일 분량이 너무 많지는 않나. 하루 종일 입에 먹을 것이 달려 있지는 않나. 배고프지 않아도 먹는 것 아닌가. 아침이나 점심을 굶고 저녁이나 밤늦게 많이 먹는 습관은 없는가. 배가 많이 고플 때는 마구 먹는다거나, 너무 빨리 먹거나, 배가 적당히 불러도 그릇에 담긴 것은 모두 먹는 편은 아닌가. 고열량 식품을 즐기거나, 분노 우울 지루함 불안 좌절 외로움 등의 감정 폭발이 있을 때 마구 먹지는 않는가.

과식을 권유하는 친구나 가족이 있지는 않는가. 음식을 보거나 냄새라도 맡게 되면 먹고 싶은 욕구가 절로 생기는가. TV 시청시, 독서 또는 움직임이 별로 없는 활동을 하면서 습관적으로 뭘 먹지는 않는가. 아마도 이 항목에 한 두 개쯤 걸리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늘 햄버거만 먹는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는 환자가 있었는데, 혼자만 밥을 먹으러 갈 수도 없는 처지라서 본인의 의지와 관계없이 식사조절이 힘든 상태였다. 친구를 다시 사귀라고 할 수도 없고 참 딱하게 여겨졌다.

요즘 식생활 문화가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지 대충 짐작이 됐는데 우리 젊은이들이 노인이 되었을 때 어떻게 될까를 생각하니 슬며시 걱정도 된다. 지금부터라도 초등학생의 마음으로 돌아가서 일기를 써보는 것은 어떨까. 나부터 바뀌어야 환경도 바뀔 수 있을 것이다.

강남경희한방병원 이경섭 병원장

입력시간 2003/03/31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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