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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정 '칼바람' 심상찮다

검찰, 세풍수사 신호탄으로 본격 사정작업 돌입

정치권에 ‘사정경보’가 발령됐다. 경보 범위는 여야는 물론 노무현 대통령 핵심 측근들까지로 넓혀졌다. 한나라당은 이석희 전 국세청 차장을 둘러싼 세풍수사로, 민주당 구 주류는 특검제 조사에 따라, 신 주류를 비롯한 노 대통령 측근들은 비리 첩보에 따른 자체 감찰을 통해 사정의 칼날이 바짝 다가와 있다. 정치권 전반에 본격적인 사정바람이 불어닥칠 것이란 전망이 그 어느 때보다 실감난다.

정치권 사정은 대개 집권 초기에 진행돼야 힘이 실리고 국민 지지도 얻을 수 있다. 더구나 노 정권의 집권 2기를 가늠할 수 있는 17대 총선이 1년 앞으로 다가와 있다. 노 대통령 입장에서 보면 시간적 여유가 별로 없는 셈이다.

검찰도 ‘대통령과 평검사들과의 대화’이후 정치권에 대한 감정이 그리 좋지 않은 상태다. ‘걸리면 거는…’ 식의 자세다. 특별히 청와대 입장을 지켜줘야 할 처지도 아닌 데다 특정인을 봐준다던가 윗선의 유무형 압력도 통하지 않을 판이다. 검찰 위상을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무차별적인 수사강행이 불가피하다. 엎친 데 덮친 상황에서 정치권 전체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한나라당 세풍 ‘불똥’에 불안

정치권에서 가장 긴장하는 쪽은 당연히 ‘세풍’의 진원지인 한나라당. 이미 주연급인 이석희 전 국세청 차장이 3월21일 정치자금법 및 국가공무원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검찰은 이 전 차장을 1차 조사한 뒤 세풍의 실체와 배후 의혹에 대해서도 순차적으로 조사할 방침이다.

이 경우 1997년 대선 자금 불법모금 과정에서 이회창 전 총재가 개입했는 지 여부와 이 전 차장의 진술에서 핵심 측근들이 개입했다는 폭탄성 발언이 나올 경우 파장은 예상하기 힘들 정도로 커질 수 있다.

검찰은 먼저 97년 대선 때 이 전 총재를 지원하기 위해 결성된 사조직인 ‘부국팀’ 기획담당자였던 석모씨를 소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검찰은 석씨를 상대로 YS와 이 전 총재와의 ‘면담 참고자료’(한나라당의 대선자금난 타개를 위해 이 전 후보가 김영삼 전 대통령에게 국세청과 안기부를 동원해 달라는 부탁을 하라는 내용)를 작성한 주체가 누구인지를 조사할 방침이다.

당내에서는 방탄국회를 통해 철저히 보호 받은 것으로 지목된 서상목 전 의원이 우선 조사대상에 오르고 있고, 공모 의혹을 받고 있는 임채주 전 국세청장 등도 앞 순위 조사 대상자로 꼽히고 있다. 여기에다 이회창 전 총재 동생 회성씨 등도 검찰의 집중 조사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그러나 이 전 차장이 모금을 시인할 경우 돈을 준 기업인은 소환하지 않을 방침이다. 한나라당은 세풍 사건의 진상규명을 촉구하면서도 검찰 수사가 야당 탄압 및 정계개편을 위해 악용된다면 응징할 것이라고 배수진을 치고 있다.

세풍 규명을 이유로 한나라당 의원들을 마구 소환 조사할 경우 파장이 작지 않을 것이며 최악의 경우 정계개편의 시발점이 될지 모른다는 우려에서다.

서상목 전 의원은 이에 대해 “국세청의 조직적인 모금은 절대 없었다”며 세풍 조작설을 거듭 제기했고, 이회창 전 총재의 법률고문인 서정우 변호사도 “이 전 차장이 사실대로만 얘기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하지만 세풍이 실재(實在)할 경우 그 파장은 당 전체로 확산되면서 국민 전체로부터 비난받는 정당으로 전락할 가능성마저 대두되는 실정이다. 이래저래 이 전 차장을 비롯한 조사 대상자들의 ‘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민주당 신ㆍ구 주류도 전전 긍긍

정치권 사정바람에 대한 우려는 민주당도 마찬가지다. 동교동계를 중심으로 한 구 주류 측은 12ㆍ19 대선 때의 업보가 항상 신경이 쓰인다. 특검제 도입에 따른 여파도 늘 뒷머리가 당기는 부분이다. 벌써부터 손볼 사람이 누구누구라는 식의 흉흉한 소문마저 도는 상황이다.

게다가 한나라당 의원들만 사정대상으로 겨냥했다가는 지금과 같은 여소야대 상황에서는 엄청난 정치적 역풍에 휘말리 수 있다. 결국 사정정국이 진행된다면 민주당 의원들도 예외일 수 없다는 얘기다. 특히 대선과정에서 반노대열에 앞장섰던 인사들은 더욱 불안한 심정일 것이다.

그렇다고 신 주류를 비롯한 노 대통령의 참모군은 안전할까. 그렇지도 않다. 문재인 청와대 민정수석은 최근 “대통령 측근 범주에 속한 일부 사람들 가운데 소문 차원의 좋지 않은 정보가 있어 확인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사정을 담당하는 최고 책임자로서의 발언이란 점에서 정권 초기 공직 기강을 확립할 목적으로 던진 경고성 발언 수준은 아닌 듯 하다.

역대 정권마다 측근의 발호가 국기 문란에 이어 정권 실패로 흔히 이어지곤 했다. 노 대통령이 이를 모를 리 없다. 문 수석이 권력 주변을 감찰할 특별감찰반의 설치 근거와 활동범위 및 방향을 제시하고 나온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일각에서는 노 대통령의 한 젊은 측근이 차를 바꾸고 집도 새로 마련했다는 소문과 함께 이 측근이 결국 1차 사정 대상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소문에 의하면 이 측근은 기업체 간부는 물론 군의 고위급 인사들을 빈번하게 접촉, 위세를 과시하고 다니는 것은 물론 당무와 관련해 당 중진을 제치고 독주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아직까지 확인된 바는 없으며, 신 주류의 거칠 것 없는 위세에 제동을 걸고 싶어하는 다른 정파의 인위적인 악소문일 수도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현 검찰이 독이 오를 대로 올라 있다는 점이다. 노 대통령 측근들의 비리가 검찰에 의해 포착됐을 경우 이는 상당한 파장을 불러 일으킬게 자명하다. 그래서 청와대에서 먼저 “사정 대상이 있을 수 있다”고 감찰반 구성을 서둘러 진행시키고 있는 지도 모른다.

염영남기자 liberty@hk.co.kr

입력시간 2003/04/01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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