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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탐구] 조성모

피아노 선율에 실려온 歌人

온실 속에서 곱게 가꿔진 꽃은 아름답다. 그 화려함은 평범한 나무 한 그루, 풀잎 한 장에 비견할 바가 아니다. 하지만 사람에게 진정 감동을 주는 것은 대자연의 숨결을 고스란히 내재한, 비바람 맞으며 그 자리를 지킬 줄 아는 나무 한 그루가 아닐까? 온실 속의 화초가 아닌 감동을 주는 나무가 되고자 하는 청년이 있다.

스타가 아니라 아티스트가 되고픈 남자, 조성모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변신이 아니라 변화입니다.”지난 3월 11일, 조성모의 5집 앨범 ‘가인(歌人)’이 발매된 후 많은 이들이 그의 변신에 대해 이야기했다. 지금까지의 가냘프고 수줍음 많은 미소년의 이미지였던 그가 털털한 청년의 모습으로 변신했다며 놀라워 했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보여준 조성모와 진짜 조성모는 얼마나 다른 것인지 그에게 물어보았다.

“저 아직도 미소년 맞아요(웃음). 이건 농담이고. 지금까지 보여준 조성모도 제 모습 이에요. 만약 지금이 진짜 조성모라고 한다면 지금까지 죽 거짓말을 해 온 셈이게요?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고 있는 조성모와 진짜 조성모의 차이는 없어요. 단지 자연스럽게 변화를 하고 있는 거죠. 제가 데뷔한 게 스물 한 살 때거든요. 그리고 지금은 스물 일곱이고. 그때와 지금이 같을 순 없잖아요.”


스물일곱의 모습 그대로

그는 자신이 미처 준비가 다 되기도 전에 스타가 됐다고 했다. 말 그대로 자고 났더니 스타가 돼 있더라는 것. 어린 나이에 너무 많은 것을 얻게 되니까 부담감도, 심적인 압박도 커졌다고 했다.

“방황도 많이 했어요. 내가 정말 이렇게 가수활동을 계속 해도 되는 것인가, 할 수 있는 것인가 하는. 그러다 보니 주변의 상황에 떠밀리듯 갈 수밖에 없었죠. 그래서인지 몰라도 그때의 조성모는 왠지 갇혀있고, 관리가 잘 된 모습으로 비춰진 것 같아요. 하지만 언제까지 스물 한 살일 순 없잖아요. 이젠 자연스러운, 소탈한 스물 일곱의 조성모 그대로를 보여주고 싶어요. 타의에 의해 꾸며진 내가 아니라 자의에 의해 변화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 주고 싶습니다.” 소탈한 조성모의 모습이 어떤 것인지 묻자 “피아노 뮤직비디오에 나오는 모습이 지금의 나와 가장 닮은 모습”이라고 했다.

지금까지의 뮤직비디오에서 비춰진 조성모가‘연기’였다면 이번 뮤직 비디오에선 있는 그대로의 조성모를 보여주려 감독과도 많이 상의했다고. 그가 음악을 위해 갇혀있는 조성모의 모습에서 탈출하려 하듯 뮤직비디오 속에서 그는 사랑을 위해 탈옥하는 남자로 나온다.

그렇다면 그의 변화가 담긴 앨범에 대한 그 자신의 만족도는 어떨까?

“지금까지의 앨범들 중에선 가장 아쉬움이 덜한 앨범이에요. 노래하는 이로서 자신의 노래에 백퍼센트 만족할 순 없지만 그 어떤 때보다 내 자신이 많이 반영된, 그래서 책임감이 커진 작업이라 아쉬움은 많이 덜 수 있었어요. 다행히 들어보신 분들도‘정성을 많이 들였구나. 공을 많이 들인 흔적이 난다’라며 칭찬해 주셔서 뿌듯하기도 하구요.”


아티스트로 자리매김 하고 싶어

하지만 그는 아직도 멀었다고 했다.

작곡이나 프로듀싱이나 더 잘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고, 그래서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하는 중이라고. 그의 이런 음악적 욕심을 자극한 인물들로 그는 서슴지 않고 ‘X-JAPAN’의 요시키와 대선배인 조용필을 꼽았다.

“일본에서 X-JAPAN의 요시키 하고 만났을 때 많은 자극을 받았어요. 사실 X-JAPAN의 요시키 정도면 아쉬울 것 하나 없는 사람이잖아요? 명성이나 돈에서 남부러울 것 없는 존재죠. 하지만 그는 음악 하는 환경만 더 좋아진 것일 뿐 처음 시작할 때나 지금이나 음악에 대한 열정이 똑같다고 했어요.

조용필 선배님도 그래요. 얼마 전 형수님 장례식이 끝나고 나서 소주 한 잔 기울일 기회가 있었는데, 그 슬픔 속에서도 음악에 대해 생각하고 계시더군요. 그 모습을 보고 진정한 가수가 어떤 것인지, 그 분이 왜 지금까지 국민가수라 불리는지, 많은 것을 배웠어요. 그리고 저도 언젠가 그런 가수가 되고 싶습니다.” 아티스트로 자리매김 하고 싶어 데뷔 전 자신의 이름이 들어간 앨범 한 장이면 더 바랄 것이 없다던 그의 꿈은 이제 더 커졌다고 했다.

돈과 명성이 아니라 음악적으로 떳떳한 한 사람의 아티스트로 자리 매김하고 싶다는, 음악적인 환경을 더 넓혀가고 싶다는 꿈이 생겼다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온 신경을 쏟는 지금은 외로울 틈이 없단다. 그가 왜 대기실에서 쉼없이 노래 연습을 하는지, 왜 몇 번의 리허설에도 만족하지 못하고 더 좋은 노래를 들려주려 고심하는지 충분히 이해하게 만들었다.

흔히 연기자는 작품으로, 가수는 앨범으로 대중과 교감(交感)한다고들 한다.이번 앨범을 통해 무엇을 말하고 있는 것인지 물어보자 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위로”라고 답해 왔다.

“ 2년 여의 공백기 동안 앨범 작업을 하면서 어렵고 힘든 일이 많았어요. 소속사를 옮기고 새 앨범 발매를 앞두고 있는데 전 소속사인 GM에서 베스트 앨범을 냈던 일, 그래서 앨범 발매를 연기할 수밖에 없었던 일, 또 새로운 소속사와 있었던 문제들 등 정말 힘든 순간들의 연속이었죠.

만약 앨범을 작업하는 과정들이 없었다면 더 견디기 어려웠을 겁니다. 노래하는 것이 말 그대로 제게 큰 위로가 된 거죠. 그래서 듣는 이들에게도 그런 마음이 전달 됐으면 해요. 힘들고 괴로운 순간에 내 노래가 작은 위로로 다가설 수 있었으면 해요.” 물론 노래 이외에도 그에게 위로가 되어 준 이들은 많았다고.

“지금 함께 있는 매니저를 비롯한 우리 스태프들. 그리고 앨범 프로듀서를 맡은 작곡가 김형석 형. 모두 저를 힘든 순간에서 건져주신 분들이에요. 김형석 형 같은 경우는 나보다 더 이번 앨범에 신경을 많이 써 주셨다니까요.

물론 조성모를 믿고 사랑하고 기다려준 팬들도 빼놓을 수 없죠. 제가 하나의 목적지를 향해 가고 있다면 그분들은 그 목적지에서 절 기다려주는 연인과 같아요. 그분들이 없다면 제가 그 길을 갈 필요가 없는 거죠.” 사실 그의 팬 사랑과 팬들의 조성모에 대한 사랑이 각별하다는 것은 연예계에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아니나 다를까 “우리 팬 같은 이들도 없다”며 한참을 자신의 팬인 마리아들(조성모의 팬 클럽 이름은 마리아이다. 그래서 팬들도 일명 마리아들로 불린다)의 자랑을 해댄다.

가수로 데뷔한 후 지금껏 들어왔던 말 중에서 잊을 수 없는 한마디를 꼽아달라고 하자 역시 팬과 관련된 이야기가 나왔다.

“4집 활동 때예요. 앞서 말했듯이 그땐 뭘 해도 잘 되던 시기, 어쩌면 보기엔 화려했던 순간들이었는지는 몰라도 개인적으론 많은 심적 방황이 있었던 시기였어요. 짜여진 스케줄에 맞춰 짜여진 노래들을 부른다는 게 귀찮게만 느껴지고. 그래서 연말 시상식도 거부하고 방송 출연도 안 하던 참이었는데 우연히 팬레터 중에서 이런 구절을 읽었어요.

‘당신이 한번 노래할 때, TV에 나오는 단 한 순간의 당신의 모습을 통해 우리는 하루가 행복해 질 수 있다. 하루를 살아갈 힘을 얻는다.’ 그때 내가 받고 있는 사랑에 비해 내가 팬들에게 주는 사랑이 얼마나 부족했는지 반성할 수 있었죠. 내 개인의 고민과 방황에 사로잡혀 내가 받고 있는 사랑에 눈감고 있었구나 하고.” 그래서 이번 5집 활동은 열심히 할 각오라고 덧붙였다.

가수가 설 수 있는 무대가 작은 만큼 꼭 가요프로만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되도록 많은 프로에서 밝고 건강한 조성모의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만이 오랜 기다림을 해 온 그의 팬들에게 보답할 수 있는 작은 방법 아니겠냐며.

인터뷰 동안 힘들었던 순간들을 이야기하면서도 그의 입가에선 내내 미소가 떠나지 않고 있었다. 어려움 속에서 한 단계 더 성숙해 진 듯 그의 태도에선 청년답지 않은 느긋한 여유까지 엿보이는 듯 했다. 그런 그에게 마지막으로 그가 꿈꾸는 또 다른 변화는 어떤 것이 있을지 물어보았다.

“앞으론 클래식한 정통 발라드 뿐만이 아닌 재즈, 팝발라드, 팝페라 등 다양한 음악을 구사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발라드의 왕자 조성모가 아닌 그냥 노래 부르길 좋아하는, 노래를 잘 부르는 조성모로 기억되고 싶어요.” 남들이 보기엔 부족한 것 하나 없어 보여도 채워지지 않는 음악에의 열정과 욕심을 가진 남자, 그래서 그 변화와 도전이 더욱 아름다운 청년 조성모.

스물 일곱의 그가 지친 이들에게 위로를 전해주듯 서른 일곱의, 마흔 일곱의, 쉰 일곱의 그가 전해줄 또 다른 그의 변화한 모습을, 그의 음악을 기쁜 마음으로 기대해 본다.


만인의 연인같은 남자

조성모는 참 인기 좋은 남자다.

그의 목소리, 그의 미소 하나하나에 환호하는 일반 여성 팬들은 물론, 인터뷰를 위해 잠깐 짬을 내 자리한 방송국 대기실에서도 그는 온통 여자들에게 둘러싸여 있었다. 오랜만에 방송국에 등장한 그를 만나러 온 여자 작가들이 대부분이었다.

하긴 훤칠한 외모에 달콤한 미소를 지을 줄 아는, 거기다 감성을 자극하는 감미로운 목소리의 소유자인 이 선량한 스물 일곱의 청년을 싫어할 여자가 어디 있을까? 마침 그의 새 앨범 중에 있는 ‘사랑할 때 버려야 할 몇 가지’의 제목을 따서 그에게 물어보았다.

‘조성모와 사랑하기 위해 갖춰야 할 몇 가지’는 무엇인지. “일단 신앙심이 있으면 좋겠죠? 온유했으면 좋겠고. 그밖에도 뭐 여러 조건들이 있겠지만 일단은 좋은 인연을 기다리고 있어요.

그런데 제가 이상형을 얘기하면 다들 저보고 그러더군요. 눈이‘신승훈 눈’이라고. 승훈형이 여자 보는 눈이 꽤 까다롭기로 유명하거든요(웃음). 그래서 연애하기 어려울 거라고들 많이 놀려요. 그래도 꿋꿋이 눈높이를 지키려고요. 하하하.”

김성주 연예리포터 helieta@empal.com

입력시간 2003/04/02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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