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수를 훤하게 삽시다] 만성피로는 만병의 근원

육체적·정신적 피로 쌓이면 질병에 대한 면역력 약해져

병원을 방문하는 환자분들이 가장 많이 호소하는 증상 중의 하나가“피곤하다”는 것입니다. 특히 요즈음과 같은 환절기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피로감을 호소합니다. 실제 피로감은 외래를 방문하는 환자 네명 중 한명이 호소하는 증상으로 피로의 원인은 너무나 다양합니다.

첫 번째는 신체에 특별한 질환이 있는 경우입니다. 피로를 유발하는 흔한 질환으로는 빈혈, 갑상선질환, 간질환, 당뇨 등 무수히 많습니다. 빈혈의 경우 많은 분들이 어지럼증을 주된 증상으로 생각하시지만 실제로는 피로감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두 번째 피로의 원인은 과도한 스트레스나 불안, 우울증과 같은 정신적인 문제입니다. 감정의 변화가 호르몬의 대사나 면역기능 등 신체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세 번째는 육체적인 과로입니다. 과로는 젊은 성인에서 가장 흔한 피로의 원인입니다.

피로의 원인이 정신적인 문제에 의한 것인지 육체적인 문제에 의한 것인지는 피로를 느끼는 시간으로 알 수 있습니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심한 피로감을 느낀다면 우울증과 같은 질환에 의한 피로증상일 가능성이 많습니다. 반면 아침에는 피로감이 별로 없다가 오후가 되면서 피로를 느낀다면 육체적인 과로나 질병에 의한 피로증상일 가능성이 많습니다.


규칙적 생활습관 필요

그 외에 잘못된 생활습관도 피로의 원인이 됩니다. 잦은 회식으로 과음과 과식을 하거나 카페인 음료의 과다한 섭취, 잘못된 수면습관, 운동부족, 영양섭취의 불균형 등이지요. 또한 계절이 바뀌는 환절기에는 잦은 일교차와 낮밤의 길이 변화로 인체가 적응을 하느라 피로감을 많이 느낍니다.

만약 견딜 수 없는 피로감이 생긴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최근 6개월 안에 의사를 만난 적이 없다면 가까운 동네병원을 찾아 의사와 상담을 하고 필요한 검사가 있다면 받으세요. 당뇨나 갑상선질환과 같은 질환이 생기지는 않았는지, 내가 깨닫지 못했던 우울증이 생긴 것은 아닌지 면담을 통해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진찰과 검사결과가 정상이라면 가장 먼저 실천해야 할 사항이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갖도록 노력하는 것입니다. 될 수 있으면 일정한 시간에 잠을 자고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야 하며 수면시간도 7~8시간 정도로 충분하게 자는 것이 좋습니다. 수면시간을 늘릴 수 없다면 수면의 질을 높이는 노력이 중요합니다. 수면의 질을 높이는 방법에 대해서는 지난 호에 자세히 말씀 드렸습니다.

운동은 1주일에 3~4회, 1회에 30~40분 정도를 팔을 힘차게 흔들면서 걷는 것만으로도 피로감이 줄어듭니다. 너무 과격한 운동은 피로감을 더 증가시킬 수 있어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일하거나 공부하는 중간에 맨손체조나 스트레칭을 해서 근육을 주기적으로 풀어주어야 합니다.


균형있는 영양섭취

두번째는 균형있는 영양섭취입니다. 우선 아침식사를 포함한 세끼 식사를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오전 동안 뇌가 필요로 하는 영양소를 공급해야 하기 때문에 아침식사를 거르지 않아야 하며 점심식사를 과식하지 않아야 오후의 피로감을 줄일 수 있습니다.

지방이 많은 음식이나 과자, 사탕과 같은 단순당이 많이 든 음식 보다는 잡곡밥, 감자, 고구마와 같은 복합탄수화물과 적절한 단백질 그리고 충분한 비타민의 섭취가 중요합니다.

만성피로증후군 환자들의 경우 단백질의 구성요소인 아미노산의 섭취비율에 문제가 있다는 보고들이 많습니다. 특히 필수 아미노산인 페닐알라닌과 트립토판이 흔히 부족하기 쉬운데 이 두가지 아미노산은 수면기능,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 세로토닌과 같은 중요한 신경전달 물질의 합성에 중요합니다.

채식과 곡류 위주의 식단은 아미노산의 뷸균형이 생기기 쉬우므로 질이 좋은 살코기와 생선 등을 매일 소량씩 섭취를 해야 합니다. 만약 육류섭취를 기피하는 분이라면 서로 다른 종류의 음식을 잘 보완해서 먹는 방법도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쌀과 밀가루에 부족한 아미노산은 콩을 같이 곁들여 먹음으로써 보완이 되고 채소에 부족한 메티오닌은 쌀밥과 견과류를 같이 먹으면 보충이 됩니다. 옥수수에 부족한 트립토판은 콩과 견과류, 치즈, 우유, 바나나 등으로 보충이 가능합니다. 결국 하루에 30가지 이상의 음식을 골고루 섭취를 하는 것이 좋다는 뜻입니다.

비타민 중에서 비타민 B1과 비타민 C의 섭취를 늘리는 것도 피로증상을 줄이는데 도움이 됩니다. 비타민B1이 많은 음식으로는 보리, 콩, 시금치, 땅콩, 잡곡밥 등이 있으며 비타민C는 키위, 귤과 같은 각종 과일과 냉이, 달래, 씀바귀 등 봄나물에 많이 들어 있습니다. 만약 하루 생활이 너무 바빠 음식을 제대로 섭취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비타민제제를 단기간 복용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충분한 수분섭취가 영양제

세 번째는 술, 담배, 청량음료, 카페인의 섭취를 줄이는 것입니다. 이들 기호식품과 음료를 많이 섭취하면 일시적으로 피로를 풀어주는 느낌은 줄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더 많은 피로를 느끼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흔히 간과하기 쉬운 부분이 수분섭취입니다. 수분은 신체를 구성하고 있는 중요한 성분일 뿐 아니라 우리가 섭취한 영양소를 신체 곳곳에 운반하는 역할을 합니다. 수분이 부족하면 세포에 영양 공급이 충분히 되지 않습니다.

또한 수분은 활동 후에 축적된 여러 가지 피로물질들을 몸밖으로 원활하게 내보내는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적어도 하루 1.5리터 이상 혹은 8잔 이상의 수분을 섭취하도록 노력하시는 것이 어떤 값비싼 영양제 보다도 좋은 피로 회복제가 될 수 있습니다.

입력시간 2003/04/15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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