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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 강자와 약자의 세계전략과 해법


■ 미국 vs 유럽 갈등에 관한 보고서
(로버트 케이건 지음/홍수원 옮김/세종연구원 펴냄)

“이제 유럽과 미국이 서로 세계관이 같다거나 심지어 같은 세계에 살고 있다는 식으로 가장하는 행위는 중단될 때가 됐다.”

이 책의 지은이 로버트 케이건은 책의 첫머리를 이렇게 시작했다. 케이건은 미국은 화성 사람이고 유럽은 금성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미국과 유럽의 인식차가 그만큼 크다는 의미다. 양자는 서로 합치되는 부분은 거의 없는 대신, 상호 이해의 폭은 날로 좁아가고 있다는 게 케이건의 판단이다.

유럽과 미국은 냉전이 끝난 이후 사사건건 부딪쳤다. 갈등의 가장 큰 원인은 물리적 힘의 차이 때문. 20세기 전만해도 유럽이 강자였지만 2차 대전 이후부터는 미국이 강자가 됐다.

강자와 약자가 바라보는 세상은 다를 수 밖에 없다. 유럽은 “망치를 쥐고 있으면 모든 문제가 못으로 비치기 시작한다”며 미국의 군사력 의존 경향을 비판한다. 그러나 미국은 똑 같은 논리로 “망치가 없으면 무슨 일이건 못처럼 보지 않으려 한다”고 반박한다.

국제무대에서 양측의 입장차는 이번 이라크 전쟁에서 가장 극명하게 드러났다. 숲 속에 곰(이라크)이 있다고 하자. 칼 한자루 밖에 없는 사람(유럽)은 곰을 용인할 만한 위험으로 치부할 수도 있다. 그러나 소총을 가진 이(미국)는 아예 곰을 제거,편안하게 지내고자 할 가능성이 더 크다. 유럽은 위험을 피하려는 약자의 전략을, 총을 가진 미국은 곰을 쏘는 강자의 전략을 택하는 것이다.

케이건은 이런 식으로 빗대기도 했다. 무법자는 보안관에게 총을 쏘지 술집 주인에게 총격을 가하지는 않는다. 사실 술집 주인이 보기에 힘으로 자신의 명령을 강제하려는 보안관이 경우에 따라 무법자보다 더 위협적일 수도 있다. 무법자는 잠시 동안 앉아 술이나 마시려는 것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라크를 무법자에, 유럽을 술집 주인에, 그리고 미국을 보안관에 대입시켜 보면 미국과 유럽의 갈등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사회과학서적 답지않게 흥미로운 비유가 많다. 그만큼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한가지, 케이건이 미국내 신보수세력의 대표적 이론가임을 잊어서는 안될 것 같다.

최성욱 기자 feelchoi@hk.co.kr

입력시간 2003/04/23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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