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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주부 생계형 퇴폐 아르바이트


'생활고·쾌락 동시만족'
노래방 도우미는 건전, 매춘·포르노자키 등 '선' 넘어

주부들의 취업 전선에 비상이 걸렸다. 경기 침체로 취업문을 두드리는 주부가 눈에 띄게 늘면서 시장이 포화상태에 달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매춘의 ‘검은 유혹’을 뿌리치지 못한 일부 주부들은 ‘탈선 현장’에 발을 들여놓기도 한다.

두명의 자녀를 둔 결혼 5년차 주부 이명희씨(가명ㆍ33). 결혼 전까지만 해도 잘 나가는 전문직 여성이었다. 대학에서 디자인을 전공한 후 유명 디자인 회사에서 5년 정도 경력도 쌓으며 나름대로 실력도 인정 받았다. 그러나 관련 분야 일은 꿈도 못 꾼다. 주부라는 이유로 퇴짜를 맞는 일이 한 두 번이 아니다.

이 씨는 “두달 동안 면접을 본 회사가 10여곳이 넘는다. 그러나 가정이 있는 주부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번번이 면접에서 탈락했다. 나중에는 내 자신이 너무 한심한 생각이 들어 울기도 많이 했다”고 털어놓았다. 이 씨는 할 수 없이 전공과 상관없는 백화점 판매원으로 취직했다.

이렇듯 경기 한파가 불어 닥치면서 주부들의 일자리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 만큼이나 힘들다. 이 씨의 경우는 그나마 나은 편이다. 남편과 아이들을 챙기는 통에 취직 기회를 놓친 상당수의 주부들이 면접기회조차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울며 겨자먹기식 탈선

채용정보업체인 리크루트 발표에 따르면 지금까지 자사 사이트에 이력서를 등록한 기혼 여성은 2만8,000여명. 그러나 이중 20%도 취업에 나가지 못하고 있다. 40대 주부의 경우는 더하다. 이력서 등록 비율이 전년 대비 600% 이상 증가했지만 실제 취업하는 경우는 드물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

한 관계자는 “최근 경기 침체 등으로 고용 불안이 가중되면서 남편의 수입에만 의존할 수 없게 된 주부들이 속속 취업 전선에 뛰어들고 있다”며 “그러나 기업에서 선뜻 받아들이기가 어려운 상황이라 상당수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자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퇴폐 아르바이트를 지원하는 주부들이 늘고 있다. 물론 이들은 부업 차원에서 노래방 도우미를 하는 종전의 여성들과는 차원을 달리한다. 생계가 걸린 일이기 때문에 포르노 촬영과 같은 과감한 노출도 서슴치 않고 있는 추세다.

유흥업 계통에서 일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일자리는 한정돼 있는데 지원자는 많은 현재의 구조로는 모든 수요를 충족할 수 없다”며 “때문에 일부 주부는 매춘의 검은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돈벌이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의 특징은 단순한 아르바이트 차원에서 이뤄지던 종전과 달리 ‘생계형’으로 변하고 있다는 점이다. 종전까지만 해도 주부들은 부업 차원에서 노래방 도우미와 같은 아르바이트를 즐겼다. 그러나 IMF 이후 남편들의 실직이 잇따르면서 포르노자키와 같은 과감한 행보도 서슴치 않고 있다.

실제 최근 몇 달 사이 검찰의 레이더망에 잡힌 사례만도 여러 건이다. 서울지검 컴퓨터수사부는 지난 3월 주부가 출연하는 성인사이트 운영자 정모씨(49)를 구속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문제의 사이트에 출연한 주부 중 상당수는 남편이 있는 가정주부.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집에서 농도 짙은 장면을 연출하는가 하면, 생방송에까지 출연해 유저들이 보는 앞에서 노골적인 베드신을 펼쳤다.


해외여행 포르노 촬영

이중에는 부업이나 카드빚을 갚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뛰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상당수는 생계를 위해 어쩔수 없이 뛰어든 것이라는 게 검찰측의 설명. 검찰 관계자는 “이들은 1시간 출연하는데 25만~30만원 정도의 보수를 받는다. 개중에는 전문 브로커들을 통해 업자들과 전속계약을 체결한 주부도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당국의 수사를 피하기 위해 동남아 등의 해외에서 포르노를 촬영한 후 국내에 반입한 주부들까지 등장했다. 이들은 편당 200~300만원을 받고 포르노를 촬영하다 검찰에 덜미를 잡혔다. 압수된 비디오물 가운데는 실제 부부가 성행위 하는 장면도 끼어있는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다양한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여성부의 한 관계자는 “주부들이 퇴폐 아르바이트에 뛰어든 것은 일자리가 크게 부족하다는 단적인 증거”라며 “현재 주부들이 자기 개발이나 취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재취업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향후 일정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벼랑에 몰린’ 주부들의 다급한 심리를 노린 사기단까지 기승을 부리고 있기 때문이다. 생활신문이나 스포츠신문 등에 ‘고소득’ ‘급구’ 등의 문구를 내세운 구인광고를 내는 게 이들의 주요 수법. 물론 광고만 믿고 찾아갔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대부분이 회사가 운영하는 학원에 등록할 것을 강요하거나 특정 물품을 강매하는 ‘피라미드 조직’이기 때문이다.

한국소비자보호원의 한 관계자는 “주부들만을 대상으로 허위 광고나 사기를 일삼는 조직이 늘고 있다”며 “절박한 심정인줄은 알지만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속담처럼 불미스런 사태를 미연에 막기 위해서는 스스로가 세심한 신경을 써야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구직여성, 재취업 교육 후 취업 가능
   

주부 취업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몇 가지 정보만 알면 비교적 손쉽게 일자리를 구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여성인력개발센터가 운영중인 주부 재취업 프로그램이 대표적인 예.

여성인력개발센터는 현재 전국 48개 지부에 여성의 사회진출을 돕기 위한 프로그램을 마련, 전문 직업훈련 및 구직 알선을 돕고 있다. 구직 여성은 3~6개월 동안 무료 또는 실비로 재취업 교육을 받은 후 취업이 가능하다.

전문 직종을 원할 경우 지방 노동사무소를 활용하면 도움이 된다. 지방노동사무소의 경우 지역의 공신력 있는 회사와 구직자들을 주선하기 때문에 사기를 당할 염려가 없다는 게 장점. 대개 구직 등록 후 2~3주 내에 전화가 간다는 게 노동부측의 설명.

시간이 넉넉한 주부라면 직접 일자리를 찾아나서는 것도 괜찮다. 백화점 배송센터나 홈쇼핑 업체에서 상품을 배달하는 업무의 경우 주부들에게 안성맞춤이다. 보통 가정에서는 주부들이 상품을 받기 때문에 안심하고 문을 열어줄 수 있는 남성보다는 여성을 배달원으로 고용하는 게 업계의 추세이기 때문이다.

롯데리아나 버거킹, 맥도날드와 같은 패스트푸드 업체도 직원의 10~20% 정도를 주부사원으로 채용하고 있다. 특히 롯데리아의 경우 최근 ‘마더 메이트’라는 제도를 도입해 점포 인근에 살고 있는 주부를 우선 고용하기 때문에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이밖에도 제조업체의 주부모니터나 기업의 상품평가단, 방송국 방청 아르바이트 등도 대부분 주부를 대상으로 채용하고 있다. 이 일의 경우 가정일을 돌보면서 틈틈이 일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석 르포라이터 zeus@newsbank21.com

입력시간 2003/05/29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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