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데이트] 린애

뛰어난 미모·탁월한 가창력, 작곡실력까지 갖춘 뮤지션

“이번 앨범이 좀 어렵다는 말도 있지만, 대체로 듣기 좋다고 해요. 뿌듯하죠. 곡을 쓸 때도 실험 정신을 갖고 만들어서 애착이 가거든요. 곱고 다듬어진 목소리가 주를 이뤘던 데뷔 앨범과 달리 거친 음 그대로 발산한다는 것도 달라진 점이에요. 아직 선명하지는 않지만 제 나름의 색깔을 찾아가고 있는 단계라고 생각해요.”

최근 2집 앨범을 발표한 가수 린애(22)의 표정은 자못 상기돼 있었다. “음악 속에 자신의 삶과 생각을 담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란다. 이제 갓 스물을 넘긴 여가수의 말이라고 흘려 듣기에는 대단히 진지하다.

린애는 요즘의 가요계에서 확실히 튄다. 또래의 여느 여가수처럼 예쁘고 노래도 좀 하는 가수일 것이라는 막연한 추측은 금물. 탁월한 가창력에 만만찮은 작곡 실력까지 갖춘 진정한 ‘뮤지션’이다. 여기에 미인대회 입상경력(1999년 미스 유니버시티 포토제닉상 수상)이 말해주듯 공인된 미모까지 갖췄으니 그야말로 ‘스타’의 자질을 두루 구비한 셈이다. “도대체 못하는 게 뭐야?”하는 질투 어린 탄성도 나올 만 하다.

“중학교 때부터 교과서보다는 음악잡지 보고 CD 모으고 그랬어요. 제 나름대로 직업 준비를 한 거죠. 그래서인지 공부에 대한 미련이 좀 남아요. 지나친 욕심이겠죠?”


“평범하고 소박한 사랑 하고싶어”

‘다재다능’한 재주꾼 린애의 이번 앨범 타이틀곡은 ‘연인’. 올드 힙합 리듬에 가슴 절절함이 묻어나는 이 곡에는 좋은 인연을 기다리는 그녀의 바람이 담겨 있다. “나 처음부터 그대를 사랑하는 운명이었나봐…” 하는 가사처럼 지금 린애는 운명적인 사랑을 기다린단다.

“목소리가 좋은 사람에게 끌리는 경향이 있어요. 하지만 원래 바라고 있던 이상형이 아니라 해도 한 번 빠져들게 되면 어쩔 수 없는 게 사랑인 것 같아요. 부모가 맘에 안 든다고 핏줄을 바꿀 수 없듯이 사랑도 그렇게 맹목적인 것이라고 믿어요.”

린애는 또래 친구들처럼 연인과 100일 반지를 나누고 커플 티를 맞춰 입는 평범하고 소박한 사랑을 해보지 못한 것을 개인적인 ‘슬픔’으로 꼽는다. 음악에도 이런 색깔이 배어나오는 걸까. 그녀 앨범의 곡들은 슬픈 영혼의 속삭임처럼 애절함이 주를 이룬다.

“흑인 창법으로 불러서 우울한 느낌을 주는 것 같아요. 그래도 슬프다는 느낌은 들어도 눈물이 흐를 정도는 아니에요. 사람들이 제 노래를 듣고 삶의 아픔보다는 긍정적인 추억을 떠올렸으면 해요.”

“이별 가사는 쓰지 않는다”는 그녀의 말처럼, 이번 앨범에 수록된 14곡 중 린애가 직접 작사ㆍ작곡한 7곡의 노래 속에는 ‘그리움’은 있어도 ‘이별’의 아픔은 담겨 있지 않다. 특히 하드 록비트의 ‘Simple Thing’은 스트레스 받을 때 들으면 속이 후련해 질만한 곡이라고 추천한다.

얘기를 나눌수록 조숙함이 느껴지는 린애는 사실 어릴 적부터 곧잘 ‘어른’ 대우(?)를 받았다고 한다.

“초등학생 6학년 때 길을 가다가 대학생 오빠가 쫓아와 황당해 한 적이 있었어요. 어머니가 놀라며 ‘아유~, 우리 애 이제 초등학생이에요’ 하고 겨우 돌려 보냈죠. 그때 키가 160cm가 넘었으니까 오해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을 거예요. 게다가 내성적인 성격에 책을 즐겨 읽어 분위기도 꽤 조숙했거든요.”

동덕여대 실용음악과를 휴학 중인 린애는 요즘도 시간이 나는 틈틈이 책을 읽는 편이다. 특히 니체나 쇼펜하우어 같은 철학자를 좋아해 한때 염세주의에 심취했던 적도 있다고 고백한다. 그래도 “책은 객관적으로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힘이 있다”며 이러한 자기 성찰을 통해 앞으로 보다 성숙한 음악을 들려줄 작정이란다.


영화음악에 도전하는 꿈 많은 20대

조만간 운전면허 시험과 번지 점프에 도전해본다는 게 그녀의 또 다른 계획.

“은근히 겁이 많아서 아직 엄두를 못 내봤어요. 그래도 대학 졸업 전에 해볼 생각이에요. 또 상업음악을 하는 가수이니 다이어트에도 꾸준히 신경 써야겠죠. 솔직히 살이 잘 찌는 체질이거든요. 다이어트 책을 내라고 해도 자신 있을 만큼 안 해본 게 없어요. 영화 음악도 만들고 책도 내고 싶어요.” 수많은 계획들을 속사포처럼 쏟아내는 린애. 그녀의 이러한 많은 꿈들은 모두 공통된 방향성을 갖고 있다.

“서른이 넘으면 어떻게든 성공했다는 얘기를 듣고 싶어요. 부나 명예가 아니라 ‘인간적으로 좋은 사람’이란 평판을 듣는 거죠. 그래서 대중의 삶과 동떨어져 있는 곳에 위치한 가수로서가 아니라, 그들 곁에서 음악을 하는 친구로 받아들여졌으면 좋겠어요. 인간 ‘린애’가 좋아서 제 음악에도 조금 더 관심을 가져줄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요.”


프로필

생년월일: 1980년 10월 19일 키: 170cm 취미: 독서, 영화보기 이상형: 목소리 좋은 사람, 성실ㆍ진실한 사람 좋아하는 음식: 파스타, 녹차 학력: 동덕여대 실용음악과

배현정 기자

입력시간 2003/06/12 16:18


배현정 hjba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