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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프리즘] 메이저리그 달구는 코리안 빅리거 3인방

'최희섭·서재응' 강력한 신인왕 후보, '봉중근' 승리 메신저

“우리도 있다.” 최희섭(24ㆍ시카고 컵스), 서재응(26ㆍ뉴욕 메츠), 봉중근(23ㆍ애틀랜타 브레이브스) 등 제2세대 코리안 빅리거 3인의 소리 없는 함성이다.

박찬호(30ㆍ텍사스 레인저스), 김병현(24ㆍ보스턴 레드삭스) 등 제1세대 코리안 빅리거 스타에 가려 크게 주목받지 못하던 이들은 올 시즌 들어 지난 4년간의 힘든 마이너리그 생활을 한꺼번에 보상이라도 받으려는 듯 화려하게 만개하고 있다.

특히 최희섭은 ‘스포츠 위클리’가 전문가들의 투표로 선정하는 내셔널리그 신인왕 부문서 샌디에이고의 외야수 제이비어 내디와 함께 총점 23점으로 공동 1위에 올랐으나 1위표 4표를 획득, 2표에 그친 내디를 사실상 따돌렸다.

서재응도 1위표 2표와 함께 총 12점을 얻어 3위에 올라, 한국인 빅리거끼리 신인왕 다툼도 예고하고 있다. 하루 식비 20달러의 눈물 젖은 빵을 먹으면서 4년이란 인고의 세월을 건너 당당히 빅리그 주전자리를 꿰찬 3인의 올 시즌 활약상을 들여다 봤다.


시카고 컵스 ‘미래의 주포’ 최희섭

49경기 출장에 135타수 33안타(홈런 7개, 2루타 13개), 타율 2할4푼4리, 볼넷 29개.

‘빅 초이’ 최희섭의 올 시즌 성적표다. 야구선수의 생명인 선구안을 가늠해볼 수 있는 볼넷 골라내기는 팀의 주포 새미 소사와 함께 팀내 1위에 올라 있고 홈런과 출루율(0.389) 2위, 장타율(0.496)도 3위에 이름을 올렸다. 루키의 성적으론 믿기 힘든 기록이다.

최희섭은 시즌이 시작되면서 많은 전문가들을 당혹하게 만들었다. 이유는 단 하나. LA 다저스에서 이적해온 메이저리그 12년차 에릭 캐로스와의 주전경쟁에서 ‘당연히’ 밀려날 거란 예상을 뒤집었기 때문이다.

최희섭은 메이저리그 개막과 동시에 4월 한 달 간 무려 5개의 홈런을 쏘아올리며 신인 가운데 유일하게 도루를 제외한 공격 전 부문에 걸쳐 자신의 이름을 올려 놓았다. 4월 16일~18일엔 3게임 연속 홈런을 때려내기도 했다.

빅리그는 오로지 실력으로만 살아 남는 무대다. 이쯤 되니 최희섭이 베테랑 캐로스를 제치고 주전 1루수겸 5번 타자 자리를 꿰찰 수 밖에 없다. 또 키 196㎙ 몸무게 116㎏의 거구인 최희섭은 장타비율이 단타를 훨씬 앞지른다. 33개의 안타 중 홈런이 7개이고 2루타가 13개다. 쳤다하면 3개중 2개가 장타였다는 말이다.

1999년 4월 고려대 2년을 중퇴하고 ‘한국인 최초의 메이저리그 타자’라는 부푼 꿈을 안고 태평양을 건넌 최희섭은 3년 5개월만인 지난해 9월 메이저리그 입성의 꿈을 이뤘다. 올 4월엔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선정하는 ‘4월의 신인’에 올랐다.

그에게도 위기가 찾아왔다. 6월9일 뉴욕 양키스와의 인터리그 경기에서 내야 플라이볼을 잡다가 투수와 부딪히면서 그라운드에 넘어져 머리를 심하게 다친 것. 그러나 전화위복이랄까? 15일짜리 부상자 명단에 올랐지만 당시 이 경기를 공중파 FOX―TV가 생중계한 덕분에 그의 부상 투혼이 전세계 약 9,000만명의 시청자들의 머리에 뚜렷이 각인돼 지명도는 거꾸로 크게 올랐다는 평가다.

최희섭이 순간적으로 머리를 땅에 부딪히면서 실신할 만큼 몸을 사리지 않는 허슬 플레이가 팬들에게 크게 어필해 ‘전국구 스타’로 발돋움 했다는 것이다.


‘컴퓨터 아티스트’ 서재응

‘코리안 특급’ 박찬호의 끝없는 부상과 부진으로 상심해 있는 메이저리그 팬이라면 대신 서재응이란 ‘보물’을 얻었다는 데서 어느 정도 위안을 가졌을 법하다.

당초 뉴욕 메츠의 선발진엔 서재응이란 이름 석자는 없었다. 그런데 팀의 제3선발 페드로 아스타시오가 갑작스런 어깨 통증을 호소해 로테이션에서 빠졌고, 서재응이 대타로 긴급 투입됐다. 마치 주연배우가 몸살이 나서 공연에 빠지자, 그 호기를 놓치지 않고 화려하게 데뷔한 신인 배우처럼 서재응은 자신에게 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그렇게 화려한 백조로 변신한 서재응이 이젠 메츠 선발진에서는 없어서는 안될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서재응은 지금까지 13경기에 출장, 4승2패. 81과 3분의1이닝을 던져 방어율 2.88. 피홈런 5개, 볼넷 17개를 허용했다. 신인투수 가운데 가장 뛰어난 성적. 방어율 부문에선 지난해 사이영상을 거머쥔 베리 지토(오클랜드 어슬래틱스)와 커트 실링(애리조나 다이아몬드 백스), 마이크 무시나(뉴욕 양키스) 등을 따돌리고 내셔널리그 7위(양대리그 통틀어선 8위)에 올라 있다.

무더운 6월에 들어서는 무패가도(3승)를 달리는 중이다. 그의 무기는 칼날 같은 제구력. 서재응은 예리한 변화구와 최고구속 150km에 달하는 직구를 적절히 섞어 던지며 메이저리그 타자들을 농락해 미 언론으로부터 ‘매직 컨트롤’로 불린다.

서재응은 5월21일 필라델피아전 이후 최근 5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투구에 3자책점 이내의 호투)를 했다. 신인이 5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한 것은 85년 이후 처음이다. 한마디로 경이로움 그 자체다.

서재응은 빅리그의 마운드에 서기까지 가혹할 정도로 시련기를 거쳤다. 97년 미국으로 건너간 후 투수로서는 사형선고나 마찬가지인 오른쪽 팔꿈치 인대파열 수술을 받았다. 그후 3~4 년간 재활 및 마이너리그에서 뼈를 깎는 수련기간을 거쳤다.

‘그렉 매덕스가 울고 갈 정도의 컨트롤 아티스트’란 언론의 표현에서 보듯 서재응은 타자를 압도하는 위력적인 공을 갖고 있지 못하지만 칼날 같은 제구력과 완급을 조절하는 두뇌 피칭으로 타자들을 농락한다. 투구 폼도 밋밋하지만 그의 손에서 빠져 나온 공은 좀체 타자들의 방망이 중심에 맞지 않는다. 그와 호흡을 맞추는 포수 필립스는 “서재응은 언제든지 자기가 던지고 싶은 곳에 던질 수 있는 투수”라며 “직구의 스피드 조절과 함께 체인지 업은 신기에 가까울 정도”라고 감탄한다.


‘나가면 이긴다.’ 럭키보이 봉중근

‘봉중근이 등판하면 8할은 이긴 것이나 마찬가지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덕아웃에 오르내리고 있는 승리 방정식이다. 올 시즌 중간계투와 마무리로 24경기에 등판, 5승1패를 거뒀으니 당연하다. 33과 3분의2이닝을 던져 방어율 3.48. 피홈런 3개, 볼넷 12개, 13실점. ‘럭키보이’ 봉중근은 3승을 올리기까지 10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벌이기도 했다.

1997년 신일고를 중퇴하고 미국으로 건너간 봉중근은 지난해 4월24일 한국인으로서는 6번째로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았다. 그러나 애리조나의 커트 실링과 펼친 맞대결에서 6이닝 동안 8피안타 5실점, 패전투수가 되면서 쓰디 쓴 신고식을 치렀다. 9월엔 대타로 깜짝 빅리그 무대를 밟았지만 여전히 빅리거와는 멀었다.

봉중근의 별명은 ‘바이브레이터(Vibrator·진동기)’다. 투구 동작에서 오른손을 ‘부들부들’ 떨면서 던진다고 해서 동료들이 붙여준 것. 그의 왼손에서 빠져 나오는 공은 단 3가지. 직구 커브, 그리고 체인지업이다. 가장 강력한 무기는 역시 체인지업. 타자들은 그의 체인지업에 헛방망이질 일쑤다. 보비 콕스 감독은 “체인지업은 정말 위력적”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97년 캐나다 몽튼에서 열린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5할(36타수 18안타) 타율에 4경기 연속 홈런을 때려 최우수선수(MVP)에 뽑힌 봉중근은 사실 애틀랜타로 가기 전까지 투수보다는 타자로서의 재능을 더 크게 인정 받았다.

그러나 96년 캐나다 청소년대회 때 외야수 봉중근의 캐치볼에 애틀랜타의 스카우트가 무심코 스피드건을 댔는데 94마일(150km)이 찍혀 봉중근을 투수 재목으로 붙잡았다고 한다. 이 스카우트의 선견지명은 올 시즌 그대로 적중하고 있다.

최형철 기자 hcchoi@hk.co.kr

입력시간 2003/06/19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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