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국내 최초 간호대 '남자교수' 김주형교수

09/30(수) 11:37

여자 교수 일색이었던 간호대학에 국내 최초로 ‘남자’ 교수가 탄생했다. 연세대 간호대 조교수에 임용된 김주형(38) 교수. 가을학기부터 ‘간호기초사회과학’ 과 ‘건강증진’ 과목을 강의중이다. “간호대에 남자 교수가 흔치 않을 것이란 짐작은 했지만, 제가 남자교수 1호일 줄은 미처 몰랐어요. 강의중 특정 여학생만 쳐다보는 일이 없도록 노력합니다” 모든 학생들에게 고루고루 눈길이 가도록 애쓰고 있다는 김 교수는 간호대 여학생들이 학문 특성상 감정적이지 않고 과학적이어서, ‘남자교수’ 로서의 특별한 어려움은 없다고 밝혔다.

연세대 간호대의 학년당 정원은 80명. 이 가운데 남학생은 1~2명 뿐. 강의 첫날 그는 간호대 여학생들로부터 엄청난 환호를 받았다.

김 교수는 간호대 출신은 아니다. 그의 전공은 ‘건강증진’ 과 ‘사회역학’. 연세대 불문과 78학번인 그는 대학을 졸업하자 마자 곧 미국으로 건너갔다. 시라큐스대에서 행정학석사(88년), 예일대에서 이학석사(91년), 존스홉킨스대에서 보건학박사(96년) 학위를 땄다. 연세대에서 행정학을 부전공으로 선택한 후 미국서 무려 12년동안 행정학 보건정책학 사회역학 정신보건학 행태과학(건강증진) 등 다양한 보건학 분야를 모두 섭렵했다.

김 교수도 자신이 간호대 교수가 되리라곤 사실 짐작 못했다. 96년 존스홉킨스대학서 ‘포스트닥(박사후)’ 과정을 밟던 중 미주한국일보에 난 연세대 간호대 교수 채용 공고를 보고, 자신의 전공인 ‘건강증진’ 분야와 놀랍게도 꼭 맞아 떨어져, 간호대에 지원하게 된 것이다. 망설임같은 것은 처음부터 없었다. 정작 김씨의 간호대 교수 지원에 꺼림직한 반응을 보인 건 부인 배선영씨(34). “다른 대학에도 자리가 날 지 모르니, 좀더 기다려 보자” 는 아내의 만류에 김씨는 “연세 교정을 다시 걸을 수 있는 하나님이 주신 기회” 라며 밀어붙였다.

남자로서, 비간호사로서 간호대 문턱을 뛰어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러나 존스홉킨스대 선배이자 간호계의 대모인 김모임 보건복지부장관이 강력히 추천, 무난히 교수 임용에 통과할 수 있었다. 김 교수는 “국민의 삶의 질을 확실히 향상시키는 보건학자가 되겠다” 면서 “학생들과 함께 호흡하는 교수가 되고 싶다” 고 포부를 밝혔다. ‘여인천하’ 에 발디딘 김 교수는 아내로부터 여학생을 대하는 예절 등 많은 조언을 얻고있다. 그는 “남녀공학 출신인 내가 너무 격의없이 학생들을 대할까 봐 아내가 걱정이 많다” 며 “나도, 학생들도 모두 조심하는 단계” 라며 웃었다. 어릴때 교회서 만난 아내와 89년 결혼, 2남 1녀를 두고 있다. 송영주·주간한국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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