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숨통 '워킹홀리데이'로 뚫는다

10/22(목) 11:33

취업전선에서 퇴출당한 젊은이들에게 ‘워킹 홀리데이 비자’가 인기를 끌고 있다.

워킹홀리데이비자는 특별히 젊은이들에게 해외여행을 하면서 취업을 할 수 있도록 특혜를 주는 제도다. 국가간 협정으로 실시된다.

바늘구멍보다 좁은 취업문 앞에서 자존심 내던지고 서성일 바에야 워킹홀리데이 비자로 해외에 진출해보는 것도 권할 만하다.

정부도 실업자가 폭증하는 요즘 은연중 젊은이들의 해외진출을 바라는 입장이다. 내년 상반기까지 경기가 풀리지 않을 전망이고 보면 내년 하반기 취업을 대비하는 측면에서도 이 비자 활용은 의미가 있다.

워킹홀리데이비자는 만 18∼30세의 젊은이에게 여행국의 노동권을 부여함으로써 여행경비를 마련할 수 있게 해줄 목적으로 생긴 제도. 취업관광비자인 셈이다. 자국인과 동일한 노동조건을 부여하도록 돼 있어 급여에 차별을 받지 않는다. 현재 우리나라는 호주, 캐나다와 워킹홀리데이비자 협정을 맺어 서로 혜택을 보고 있다.

현재 호주에만 95년 이후 무려 3,000여명이 이 비자를 받아 취업관광을 했으며 전체적으로는 4,000여명 정도가 이를 활용했다. 이들은 대부분 음식점 상점 청소용역회사 또는 일반사무직 보조로 일하거나 전기공 자동차정비 간호사 프로그래머등 전문직종에 취직, 돈을 벌며 관광을 즐겼다.

특히 10월 8일 김대중 대통령의 일본방문 기간에 홍순영 외교통상부 장관과 고무라 마사히코(高村正彦) 일본 외무장관이 워킹홀리데이비자 협정에 서명, 일본 진출의 길도 열렸다. 내년 4월 1일부터 시행예정이며 서로 1,000명씩 젊은이들을 교류키로 합의돼 있다.

이런 소식이 알려진 뒤 워킹홀리데이협회에는 하루 200여통의 문의전화가 걸려오고 있다. 서울대와 중앙대는 벌써 일본 워킹홀리데이 준비반을 마련, 강좌를 진행하고 있다.

일본 젊은이들도 한국 취업관광에 상당한 관심을 갖기는 마찬가지. 워킹홀리데이협회에 따르면 한국 전통문화단지에서 도예, 화문석 만들기같은 일을 하려는 젊은이들이 많다.

서구권과 달리 일본은 여러모로 장점이 많다. 그래픽 애니메이션 디자인 미디어등 일본에 많은 특수전문학교는 3개월 정도의 단기교육과정도 많아 워킹홀리데이 기간을 교육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 문화개방으로 일본 문화상품이 밀물처럼 밀려올 것이 뻔한 상황에서 일본문화를 미리 접해 취업이나 사업 구상의 기회로 활용할 수도 있겠다.

특히 80만명의 재일동포가 있어 호주나 캐나다보다는 취업이 한결 수월한 측면이 있다. 더구나 서비스업이 워낙 발달돼 있어 다양한 분야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

정부는 뉴질랜드및 유럽 국가와도 워킹홀리데이비자 협정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유럽의 어느 한 국가와 협정이 체결될 경우 사실상 유럽연합 소속 국가 전체와 협정을 맺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유럽 국가간에는 무비자입국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워킹홀리데이비자를 이용하려면 무엇보다 사전준비가 필수. 항공료 정도만 있으면 된다는 생각은 금물이다. 왕복항공료에 초기정착금, 어학연수비, 여행자보험료 등 최소한 500만원 정도는 있어야 한다는 게 협회 관계자의 전언이다. 일본만 해도 물가가 비싸 생활비가 만만치 않다. 기본적인 현지어 실력은 일자리를 구하는 데 강점이 될 것이다.

협회의 박영주씨는 “해외체험 어학연수 돈벌이라는 1석3조의 효과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해외체험이라는 원래 취지를 잊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IMF 이후 워킹홀리데이비자로 돈을 많이 벌어온 젊은이들이 언론에 많이 소개됐지만 이 비자의 원래 취지를 감안하면 돈이 절대적 목적이어서는 안된다. 큰 욕심없이 넓은 세상을 접하고 미래를 준비하겠다는 자세가 바람직하다.

워킹홀리데이협회(02-723-4646)는 하루 두차례 세미나를 통해 호주 캐나다 일본에 관한 정보와 비자발급 준비사항 등을 무료로 소개하고 있다.

정진황 주간한국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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