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정년단축에 교사들 '날벼락' 학부모는 "좋아요"

11/10(화) 14:46

올해 초부터 소문만 무성했던 교원정년 단축이 가시화했다. 기획예산위원회가 11월2일 교원정년을 65세에서 60세로 낮추도록 교육부에 공식요청을 하면서 수면위로 드러난 것.

이 방침이 발표되자 일선 학교 교사들이 크게 술렁이며 반발하는 가운데 대다수 학부모와 시민들은 찬성 견해를 밝히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교육부는 3일 시·도교육감회의, 5일 교육정책심의회, 6일 새교육공동체위원회 등을 잇달아 열어 의견수렴을 했으며, 12일께 최종방침을 확정한다.

‘1명퇴임에 신규 2.5명 임용’ 경제논리

◆추진배경= 정부차원의 구조조정과 교육적인 측면이 동시에 고려된 것이다. 사회전반적으로 구조조정이 가속화하고 있는 마당에 교육계만 예외가 될 수 없다는 인식이 기본 배경이 됐다. 이미 2월에 일반공무원의 정년은 1년씩 단축돼 5급 이상 60세, 6급이하 57세로 조정됐다.

‘60세이상 교원 1명 퇴임에 신규인력 2.5명 채용’ 이라는 경제논리도 작용했다. 정년단축으로 2만명 가량이 퇴임하면 그 이상의 대졸 신규교원 채용이 가능해 실업대책 측면에서도 바람직하다는 얘기다. 실제 정년단축 첫해에는 1,500억원, 15년후에는 2,400억원의 예산이 절감된다는 계산도 있다.

노령화한 교단을 ‘젊은 선생님’ 으로 수혈해 21세기에 대비해야 한다는 교육적인 필요성도 제기됐다. 60세 이상 교원비율은 70년 1.1%, 90년 4.4%였던 것이 올해 7.1%에 이르는 등 매년 급증하는 추세다. 따라서 이들 대신에 컴퓨터, 예·체능, 영어전담교사 채용 확대로 국제화·정보화 등 사회변화에 대응하고 수요자가 원하는 교육을 받도록 하자는 논리다.

◆대상교원= 정년 60세 단축이 내년부터 시행될 경우 국·공립교사 가운데 내년 2월 퇴직할 인원은 올해 60~64세 1만7,285명과 59세(1~8월생) 2,569명 등 모두 1만9,854명으로 전체 교원 25만7,000명의 7.7%에 해당한다. 특히 교장은 현직에 있는 8,405명중 75%가량인 6,200명이 물러나게 된다.

여기에다 국·공립교원에 준하도록 된 사립학교도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정관을 개정해 정년을 단축할 전망이어서 실제는 훨씬 늘어나게 된다. 현재 59~64세인 사립학교 교원은 모두 4,259명. 따라서 이들이 내년 2월께 퇴직한다면 바뀐 제도에 따라 퇴직할 교원은 모두 2만5,000명에 이르는 셈이다.

일선교사, 교원단체 충격 속 연일 ‘비상회의’

◆교원단체 반발= 일선학교 교사들과 교원단체에서는 연일 비상회의를 열고 서명운동을 나서는 등 충격에 사로잡혀 있다. 7일에는 전국 동시다발로 궐기대회를 여는 등 정년단축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서울 경기고 윤천하(52)교사는 “정년을 일률적으로 낮추는 것은 교사의 사기를 저하시켜 교육의 기반을 뿌리채 흔들게 될 것” 이라고 비판했다.

교총은 성명을 내고 “정년 단축은 국가재정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뿐 아니라 오히려 교육의 질적 저하를 초래하는 비교육적 정책” 이라며 “40만 교원의 의지를 총결집해 서명운동및 국회 입법저지활동을 벌여나가겠다” 고 밝혔다. 전교조도 “교육문제를 교육적 측면보다 경제논리를 앞세워 추진하는 데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며 “정부의 결정은 너무 성급한 것으로 신중히 추진돼야 할 것” 이라고 밝혔다.

◆여론조사결과와 외국예= 8월 한국갤럽이 3,1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 70.6%가 정년단축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교원들조차 절반이 넘는 54.3%가 지지 의사를 밝혔다. 찬성자중에는 정년단축의 적정연령으로 60세이하라고 응답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또 한국교육개발원이 7월 3,800명에게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학부모의 64.4%가 찬성했지만, 교원은 36.2%만이 지지했다. 찬성 학부모중 88.1%와 교원의 51%는 60세이하라고 응답했다. 외국은 일본의 경우 60세, 독일과 영국은 각각 65세이다. 미국은 5년단위로 자격을 검증하는 형태로 운영되지만 통상 60세 전후에 퇴직한다.

‘일시퇴직 혼란’ 감안 연령조정 검토

◆교육부 대책= 교육부는 정년단축의 필요성과 교육계에 미칠 파장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특히 최근 교총의 전국교육자대회에서 나타났듯이 일선 학교에서 교육부의 잇단 개혁조치에 “교사들 부담만 늘린다” 며 거세게 반발하고 나서자 더욱 신중한 입장이다.

현재 교육부 내부에서는 정년을 61세로 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중이다. 한 관계자는 “60세안을 채택할 경우 교장·교감 상당수가 일시퇴직하게 돼 학교관리에 혼란이 초래되는데다 초등교원의 수급과 연금지급에 차질이 우려된다” 며 “정부의 구조조정 계획과 교원사기, 수급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61세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고 밝혔다.

◆문제점= 일시에 교원이 무더기로 퇴직할 경우 최소한 1조원에 이르는 퇴직금 확보가 쉽지 않다. 올해도 명예퇴직 수당 4,000억원 마련에 애를 먹었고 내년도에 확보한 명퇴예산도 2,100억원에 불과한 시·도교육청들이 여기다 조기퇴직자 퇴직금까지 확보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교원수급에도 문제점이 적지 않다. 중등교사의 경우 교사임용 대기자와 교사자격증 소지자가 많아 수급에 어려움이 없지만 교육대 출신 임용률이 90%를 넘는 초등교원은 교사수급에 애로가 따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년퇴직 대상자중 70~80%가 교장이어서 학교관리에서도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교육부는 이에 대해 정년단축후 초래되는 수급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당분간은 교장·교감 직무대리를 활용하고 자격도달 교사에 대한 연수를 광범위하게 실시해 충당한다는 계획이다. 정년퇴직자에 대해 교장초빙을 허용하고, 한시적으로 퇴직자중 62~63세 교장과 교감 일부를 계약제로 채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충재·사회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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