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해가 돋는 현장] 서해대교 공사현장을 가다

12/30(수) 11:56

서해안 고속도로 공사의 가운데 매듭인 서해대교. 2년후 이곳만 완공되면 다음 1년여의 마무리공사를 끝으로 2001년말에는 인천에서 목포까지 승용차로 4시간이면 달릴수 있다.

이곳 서해대교 공사현장에는 이 꿈을 세우기위한 기계소리가 찬 겨울바람을 가르고 있다. 한도 끝도 없는 듯 올라가는 공사용 엘리베이트. 덜컹하는 소리가 들릴때마다 왠지 소름이 끼친다. 지면에서 주탑 꼭대기까지 올라가는데 걸린 시간은 4분여. 정상은 거센 찬바람이 몰아쳤다. 두터운 외투도 소용이 없다. 입을 뗄 수 없을 정도로 바람은 차고 매섭다. 하지만 공사현장 관계자는 “이정도 바람은 그래도 나은 편”이라고 말한다.

주탑의 높이는 현재 170여m. 충남 당진군과 경기 평택시가 한눈에 보인다. 아산만 한 가운데 말 없이 자리잡은 행담도도 눈에 들어왔다. 행담도는 앞으로 서해안 고속도로 휴게소와 복합휴식공간이 들어설 예정이다. 부두공사와 공단조성공사가 한창인 아산만이 내려다 보이고 간혹 배들이 한가로이 거니는 모습도 눈에 들어왔다.

국내 최대 규모 다리인 서해대교 주탑에서 올려다본 광경이다. 주탑은 이제 10여m만 더 쌓으면 완공이다.

주탑에서의 작업은 풍속이 초속 12m가 되면 중단된다. 요란한 사이렌이 울리도록 자동장치가 돼 있는데 올들어 한번 울렸다. 흔들림으로 작업위험이 배가되기 때문이다. 이지역의 최대풍속은 초속 25.7m. 이정도되면 눈을 뜨기도 힘들 지경이다.

“밑빠진 독에 물붓기 같았던 공사”

서해대교 공사구간중 힘들고 어렵지 않은 곳이 없겠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힘겹게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곳이 바로 사장교의 기둥이 되는 주탑이다. 축구장 세배 넓이만한 곳에 무려 34m깊이로 바닥을 파고 레미콘 1만대분량을 쏟아부었다. 철근만 무려 6,121톤이 들어갔다. 36시간이 걸리는 콘크리트 작업에도 기껏해야 높이 2m밖에 올리지 못했다. 지루하기 이를때없는 기초공사는 17번의 타설끝에 지면과 같은 높이가 됐다. 이에 걸린 시간은 무려 2년여. 95년 9월에 처음 콘크리트 타설을 시작해 지난해 7월말에야 마무리 됐다.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마치 밑빠진 독에 물붓기처럼 느껴질 정도로 좀처럼 바닥이 메워지지 않았다”며 “그렇게 지루한 기초공사는 처음”이라고 혀를 내둘렀다.

결국 기초가 완전히 메워지고 본격적인 주탑쌓기에 들어간지 1년6개월여만에 지금의 위용을 드러냈다. 서해를 등지고 우뚝솟은 주탑은 서해안 고속도로를 달리는 사람들의 이정표가 될 것이 틀림없다. 왜냐하면 주변에 산을 찾아볼 수 없기 때문. 서해안의 명물이 확실시 된다.

서해대교는 인천과 목포를 잇는 서해안 고속도로의 꽃이고 서해대교의 완결판은 바로 주탑이다.

육지에 면한 토공부분을 제외하고 교각 100개에 전장 7.3㎞의 서해대교. 바다를 사이에 둔 경기 평택시와 충남 당진군을 잇는 엄청난 대역사가 벌어지고 있는 이 현장의 공정은 68%. 93년 11월 착공이후 만 7년만인 오는 2000년 12월 완공될 예정이다.

서해대교는 인근에 건설되고 있는 아산항과 포승 부곡 고대 국가공업단지의 관문 역할을 하게 된다.

5만톤급 화물선 지날 수 이있는 다리 높이

초대형의 주탑이 세워진 이유는 바로 뱃길때문이다. 대형화물선의 출입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교량의 높이가 문제였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설계된 교량형식이 사장교다. 두개의 대형주탑에 올려질 상판의 높이는 무려 62m. 너비는 470m. 5만톤급 화물선도 지나다닐 수 있다. 서해대교와 배후의 아산항이 완공되면 중국과의 교역은 더욱 활성화할 것이다.

서해대교의 교량형식은 특이하다. 주탑을 중심으로 세워지는 사장교와 미리 만들어진 콘크리트 상판을 차례로 얹어 있는 P.S.M과 F.C.M교등 3개의 건설공법이 혼합돼 있다. P.S.M과 F.C.M교량형식은 상판을 미리 만들어두기 때문에 그만큼 공기를 단축할 수 있다. 180㎙높이의 주탑이 강선으로 상판을 떠받히는 사장교는 역시 국내 최대 규모. 서울의 명물인 올림픽대교의 주탑이 88㎙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주탑의 위용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대역사에 동원된 인원만 연인원 300만명. 연간 45만대의 장비가 동원됐다. 공사비만 5,300억원이다. 설계통과하중은 DB 24. 즉 43톤규모의 트럭이 왕래할 수 있다. 리히터 규모 6에도 견딜 수 있는 내진설계돼 왠만한 지진에도 끄떡없다.

서해대교가 건설되면 당장 교통혜택을 받을 곳은 한보철강등 중공업공장이 밀집한 당진지역. 지금까지는 39번 국도를 타고 우회해야 했지만 개통이 될 경우 30분이상의 시간단축이 예상된다.

엄청난 대역사에 사고가 없을 수 없었다. 96년 6월에는 주탑 기초공사를 위해 쌓아둔 철근이 무너지는 바람에 13명의 인부가 중경상을 입는 사고를 당했다. 책임자의 처벌과 각종 감사가 이어지면서 이사고이후 서해대교 건설현장은 기피부서가 되기도 했다.

수많은 현장인부들의 땀과 노력이 어우러진 서해대교가 이제 완공을 불과 2년 앞두고 있다.

한국도로공사 서해대교 건설사업소 송필용 공사1부장은 “서해대교의 완공은 바로 서해안 시대의 서막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국토의 대동맥 서해안 고속도로

서해안 일대 곳곳에는 황토빛 속살이 곳곳에 드러나 있다. 국토의 대동맥 서해안 고속도로 건설 때문이다. 이미 일부 구간이 개통돼 차량이 통행하고 있지만 여전히 국토의 모습을 바꾸는 대역사가 한창이다.

인천-목포간 천리길(353㎞)을 관통하는 서해안 고속도로가 완전개통되면 인천-목포간 운행시간은 불과 4시간. 현재의 7시간에서 3시간이 단축된다.

한국도로공사측은 완전개통이 이루어질 경우 경제적 절감효과는 차량운행비와 시간단축만 따져도 무려 11조 2,000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 대역사는 현재 절반이 마무리됐다. 모두 7개구간중 4곳이 완공돼 차량이 통행하고 있고 서해대교를 포함한 안중_당진(18.8㎞), 당진_서천(103.7㎞)군산-무안(114.3㎞)구간은 공사가 진행중이다.

서해안 고속도로 대역사는 지난 90년 12월 시작됐다. 노태우전대통령 공약사업으로 선정돼 설계에 들어간 뒤 90년 인천_안산구간에서 첫삽을 떠 완공되기까지는 앞으로 3년여 남은 2001년 12월. 11년의 대역사다.

총 사업비는 4조8079억원. 애초 계획보다 1조원이 더 투입됐다. 해안선을 끼고 있어 연약지반이 15%인 54㎞. 교량이 518곳, 터널이 17곳이 건설되는 대역사가 벌어지는 현장이다.

행정구역상 경기 충남 전남 전북을 관통하고 안산 평택 서산 군산 김제등 8개시와 9개군을 통과한다.

서해안 고속도로의 개통은 서해안시대의 서막이다. 이 도로 주변에는 인천 남동 시흥 반월 아산 군장 대불 포승 고대등 대규모 공단과 수십개의 중소공단들이 가동되고 있거나 들어설 예정이다. 대중국무역의 전진기지가 될 아산항과 군산·목포항도 이 도로와 연계된다.

서해안 고속도로는 산업도로로서 뿐만 아니라 서해안 관광도로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할 전망이다. 서산 태안, 변산반도 다도해해상국립공원등을 경유하게 된다.

서해안 고속도로가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마치 레고를 껴 맞추듯 공사가 진행되고 토막개통으로 짜증나게 하는 것은 정치적 입김 때문.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는 대역사의 오점이 아닐 수 없다.

정진황·주간한국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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