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사임은 없다" 강공

12/30(수) 14:16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이 상원에서 탄핵될 것인가가 새해 미국은 물론 전세계의 관심거리중 하나다. 또 탄핵절차가 끝날 때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리느냐도 세계정치는 물론 국제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변수이기 때문에 초미의 관심이다.

미국 언론들은 새해 전망에서 탄핵가능성이 희박하다는 보도를 내보내고 있다. 지난해 12월19일 하원에서 탄액안이 통과된 이후에도 오히려 국민적 인기는 올라가 60-70%를 오르내리고 있기때문에 상원이 이를 무시하고 탄핵안을 통과시키기는 무리라는 주장이다.

클린턴측은 탄액안이 하원에서 표결되기 직전 ‘대국민사과’를 내는등 당황하는 표정이 역력했으나 탄핵안 표결후에는 오히려 적극적인 전략으로 바꾸었다. 클린턴의 이같은 전략변화는 상원에서의 탄핵안 통과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분석과 여론의 절대적 지지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하원에서 결정한 혐의 사실에 대해 상원이 유죄판결을 내리기 위해서는 전체 100석중 3분의 2인 67석의 찬성이 필요하다. 하지만 공화 55석, 민주 45석의 의석분포여서 공화당의 일방독주가 불가능한데다 상원의 대체적인 분위기는 대통령 탄핵에 대해 부정적이다. 때문에 백악관측은 “어차피 부결될 탄핵안”이라며 상원을 상대로 탄핵대신 ‘견책’을 택하도록 하거나 아니면 탄핵재판 자체를 연기하도록 하는 협상을 벌이는 방침을 택했다.

그러나 클린턴의 앞길이 순탄할 것만 같지는 않다. 우선 공화당측에서 “타협은 없다”며 자진 사임을 촉구하는 한편 상원에서의 탄핵재판을 빨리 강행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공화당내 2인자로 불리는 돈 니클스 상원의원(오클라호마)은 지난 연말 폭스뉴스 TV 프로에 출연, “공화당 주도의 상원에서 탄핵 재판을 면하려는 민주당측과의 협상 가능성은 거의 없다”면서 “우리는 헌법을 준수할 생각”이라고 견책 가능성을 부인했다. 그는 또한 탄핵절차기간에 대해서도 “재판은 공정하고 공평할 것이며 백악관이 원한다면 3일에서 3주일 내에 매우 빨리 이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백악관은 아직까지는 국민의 지지를 배경으로 하는 자신감을 보이며 ‘용서와 타협’을 구하기보다는 적극적 공세로 나오기때문에 예상보다 일정이 길어질 수 있다. 짧게는 2~3개월, 길게는 1년 가까이 상원에서 정치공방이 계속되리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 경우 보수세력으로부터 계속적인 사임압력이 전개되면 클린턴의 정치적 위상은 추락을 거듭할 수밖에 없다.

또 내부적으로도 임기를 2년여 남겨둔 마당에 레임덕 현상이 가속화하면 그만큼 클린턴 행정부의 결속력도 떨어지며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리더십도 흔들리게 된다. 특히 정치혼란과 불안이 장기화할 경우 여론도 클린턴의 사임 불가피 쪽으로 돌아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렇게 되면 클린턴이 택할 길은 상원의 탄핵 재판에 앞서 스스로 물러나는 길밖에 없다.

(백악관은 정치적 싸움으로 몰아가)

그러나 클린턴 대통령가족의 연말연시 표정은 ‘애써’ 밝은 분위기다. 지난해 12월19일 하원에서 탄핵안이 통과되자 오후에 자신의 최대 ‘정치적 후원자’인 힐러리여사와 함게 기자회견을 가진 것이 그것이다. 또한 ‘색스스캔들’로 정신적인 곤욕을 치루었다는 딸 첼시양과 함께 교회에서 예배를 보고 나오는 밝은 표정의 사진이 공개되는등 평소와 다름없는 ‘행복한 가정’생활을 국민앞에 보이고 있다.

대통령의 ‘임기를 끝마치겠다’는 결의도 확고하다. 클린턴은 하원 탄핵표결후 곧바로 TV앞에 나와 “임기 마지막 날, 마지막 시간까지 대통령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단호하게 밝혔다. 미 역사상 두번째로 상원의 탄핵재판을 받게돼 최대의 정치위기를 맞게 되자 정면 돌파라는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클린턴은 공화당을 비롯한 보수세력의 사임 압력을 일축하면서 여론의 지지를 호소했다.

클린턴은 이날 오후 부인 힐러리 여사와 고어 부통령, 게파트 하원 원내총무 등 민주당 지도부 등과 함께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도 “탄핵안 표결은 당파주의 투표였다”고 비난했다. 자신에 대한 탄핵 추진은 공화당의 일방적 정치공세일뿐 미국민의 의사가 반영된 것이 아니라는 데서 백악관은 방어논리를 찾고 있다. 74년 초당적으로 탄핵이 추진됐던 리처드 닉슨 대통령 때와는 달리 자신에 대한 탄핵은 ‘공화 대 민주’‘보수 대 진보’의 대립 구도 아래서 진행되고 있다는 주장으로 몰아가고 있다.

워싱턴=신재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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