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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빌딩의 갤러리화 바람] 호텔이야 미술관이야 헷갈리네
세종호텔 상설 갤러리 운영·라마다호텔 대형 갤러리 오픈 화제




박원식 기자 parky@hk.co.kr  



(위) 라마다 호텔 & 스위트 갤러리 터치
(아래) 세종호텔쇼윈도갤러리




갤러리들이 빌딩 안으로 들어 오고 있는 것은 오피스 경우에만 해당되는 것도 아니다. 최근 들어서는 특급호텔들 사이에서도 갤러리 입주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다.

호텔내 갤러리의 효시 격이라면 세종호텔. 이미 1992년부터 1층 로비 한 쪽에 별도의 공간을 마련해 상설 갤러리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올 해에는 서울 라마다호텔&스위트 서울센트럴에 ‘대형 갤러리’가 문을 열면서 호텔 업계 및 미술계에 커다란 화제를 뿌리고 있다.

원래 세종갤러리는 1961년 세종대학교에 자리하고 있던 갤러리에서 시작됐다. 한국 미술계의 거장 김흥수 화백의 초대전을 여는 등 폭넓고 깊이 있는 미술 감상의 기회를 제공해왔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때문에 92년 호텔에 들어선 세종갤러리는 사실상 재개관인 셈.



세종호텔갤러리


호텔로 둥지를 옮긴 세종갤러리 또한 그간 진취적이면서 역량있는 작가들을 초대, 다양한 전시를 기획, 주관해 오고 있다. 2006년에는 ‘내 생애 첫 작품을 소개합니다’ 전시회를 기획, 현재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의 첫 작품만을 모으며 미술계의 관심을 끌었다. 당시 참여작가는 김덕용, 김찬일, 박항률, 안윤모, 이석주, 이수동, 장혜용, 정현숙, 지석철, 최석운, 황주리씨 등.

지난 해에는 세종호텔 창립 41주년을 기념, ‘41가지 행복으로의 초대’를 주제로 지난 10여년간 수집해 온 세종갤러리의 소장품을 한자리에 꺼내어 보는 전시회도 가졌다. 2004년부터는 매년 KIAF에도 참가하며 김일해, 신종섭, 안윤모, 이호중, 최순민, 고혜련 씨 등 중견 작가들의 작품전시 기회도 마련하고 있다.

서울 라마다호텔&스위트의 갤러리는 자못 이색적이다 못해 충격적(?)이다. ‘호텔 내에 갤러리가 들어왔다’기 보다는 ‘호텔 자체가 갤러리로 변신’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지난 5월 첫 모습을 드러낸 이 호텔 갤러리 이름은 ‘갤러리 터치’. 아프리카 현대미술 전문 브랜드인 ‘터치 아프리카’(관장 정해종)를 소유하고 있는 갤러리 이름과 같다. 좀더 정확히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아프리카 현대 조형 미술을 전문적으로 소개해 온 터치 아프리카가 일산에서 서울로 이전, 새로운 감각과 안목으로 오픈한 현대 미술 갤러리이다.

라마다호텔&스위트는 지난 5월 대규모로 1부 개관전을 개최하면서 갤러리 터치가 ‘새로이 문을 열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호텔과 갤러리를 둘러 본 사람들의 반응은 그야말로 ‘어리둥절’. 딱히 갤러리라고 할 만한 별도의 공간은 보이지 않으면서도 미술품들은 곳곳에 전시됐기 때문이다.

실제 다양한 미술품들이 전시된 공간은 호텔 내 객실 복도와 벽면. 6층부터 13층까지 7명의 작가들이 각각 한 개층씩 자신의 작품들을 전시하는 기회를 가졌다. 즉 호텔 내에 갤러리만을 위한 공간을 따로 둔 것이 아니라 호텔 자체를 갤러리로 꾸민 것이다. 라마다호텔에서는 이를 이른바 ‘갤러리 호텔 프로젝트’라 부른다.

갤러리 호텔 프로젝트는 전시 공간의 확장과 대중화를 시도하는 현대 미술의 조류와도 호흡을 같이 한다. 하얀 벽면에 별도의 전용 공간만이 그림을 걸어 둘 수 있는 갤러리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있기 때문. 라마다호텔 김유미씨는 “갤러리 호텔은 로비든 객실이든 연회장과 각층 회랑까지 모든 공간을 전시공간으로 활용하려는 새로운 시각”이라고 설명한다. 갤러리 터치는 8월31일까지 한국 화단에 가장 역동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회화작가를 엄선, 초청한 3부 개관전을 열면서 쇼나 조각 등 아프리카 현대 조각품들을 상설 전시하고 있다.

갤러리의 외연 확대를 추구하는 것은 세종호텔도 마찬가지다. 세종호텔은 전시장 이외에도 호텔 내 다른 공공장소 및 레스토랑까지 갤러리로 활용해 오고 있다. 이는 ‘확장된 개념의 전시’ 라는 차원에서 일반 갤러리의 경계를 ‘확’ 뚫어 버리고 있다는 평으로 이어진다.

이런 시도는 호텔 바깥으로까지 뻗어나가고 있다. 호텔 외벽도 개조, 외부에서도 예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쇼윈도 갤러리를 개관한 것이 대표적 사례. 2003년부터 세종갤러리가 소장하고 있는 작가 한지선, 김일해, 이남찬, 고혜련, 김설화, 노의웅 씨 등의 작품들을 전시해 오고 있다. 호텔을 찾아 오는 고객들 만이 아닌 호텔 곁을 지나가는 이들도 쉽게 미술품들을 접할 수 있게 하려는 배려에서다.

세종갤러리는 이어 2006년 갤러리 2개 중 한 곳을 공예전문 갤러리인 ‘세종 공예관’으로 재개관시켰다. 회화 중심인 1관과 차별화 시켜 도자 목칠 섬유 금속공예 등 다양한 공예분야에서 열정적으로 활동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 판매하는 상설 전시관으로 활용된다.

아늑하게 꾸며진 세종 공예관은 관람객들이 예술가들을 만나 그들의 예술관에 대해 함께 대화를 나누는 공간으로도 활용된다. 호텔 투숙객들로서는 수준높고 아름다운 한국 예술가들의 공예 작품을 감상하며 선물도 구입할 수 있는 공간이자 명동의 명소로도 자라잡고 있다. 세종호텔 세종갤러리는 8월 17일까지 전통칠기 기법의 현대화로 한국화의 새로운 장르를 구축해가는 박지은 작가의 초대전을 열고 있다.

세종갤러리 큐레이터 고성미씨는 “호텔 갤러리는 해를 거듭할수록 발전하고자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며 “호텔과 함께 호흡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서 미술 문화의 저변 확대와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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