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부동산 정책 및 규제 동향 주시하며 투자 타이밍 조절해야

요즘 서울에선 자고 나면 온통 뉴타운 얘기다. 신문, 방송, 인터넷을 막론하고 그렇다. 선거가 끝나고 나면 소소한 가십거리부터 선거기간 중의 쟁점에 대한 정치적 공방은 있기 마련이다. 재미있는 것은 이번 선거의 경우 부정 선거나 다른 이슈에 대한 정치적 공방은 찾아보기 힘들고 오로지 뉴타운 논쟁만이 남아있다는 점이다.

‘뉴타운 후폭풍’이라 할 만큼 연일 뜨거운 공방을 벌이고 있는데 이는 그만큼 높은 관심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뉴타운 사업은 다름 아닌 재개발 사업이다. 다른 점이 있다면 종전의 지엽적인 소규모 사업 대신 그 범위를 광역단위 생활권으로 확장하여 대규모 프로젝트로 진행한다는 것이다. 기존 방식에 비해 도로, 공원 등 주요 인프라가 체계적으로 구축될 수 있으므로 해당 지역민들은 큰 기대를 걸고 있는 실정이다.

성동구 하왕십리, 성북구 길음, 정릉, 은평구 진관내동은 시범지구로 선정되어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3차까지 모두 26곳이 지정되었으나 그 중 사업이 진행된 곳은 시범지구를 포함하여 8개이며 그나마 입주가 시작된 곳은 길음 뉴타운 한 곳뿐이다.(표1 참조) 뉴타운에 대한 기대가 어느 정도인지는 그림1과 표2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총선 전후로 강북의 주택가격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주무관청이라 할 수 있는 서울시는 기대와는 달리 당분간 추가 지정은 없다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따라서 좀 더 냉정함이 요구된다.

부동산은 유가증권(주식, 채권)과 함께 대표적인 투자처이다. 선진국의 경우 세 가지 자산에 대한 투자비중 조정 등을 통해 자산관리를 하는 것이 체계화되어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전체 자산 중 부동산 비중은 압도적으로 높지만 자산 운용 포트폴리오의 일부로 간주하긴 힘들다. 대부분이 주거용이며, 이는 투자 목적보다는 심리적 수요에 바탕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실물에 대한 집착이 유달리 강한 탓에 우리 부동산 시장은 시장왜곡에 대한 논란이 멈출 날이 없을 만큼 지속적으로 높은 관심의 대상이었다. 부동산이 여전히 투자처로서 매력적이라고 여긴다면 부동산 투자시 유의할 점들은 어떤 것이 있을까?

가장 흔한 질문 중 하나가 ‘앞으로 부동산은 유망한가요?’라는 말이다. 이는 ‘우리 주식시장이 오를까요?’라는 질문만큼이나 추상적이고 막연하다. 시장의 단기 등락을 점치기는 쉽지 않으며 더구나 업종별, 유형별, 섹터별 종목군의 움직임이 주가와 어느 정도 상관관계를 보일지는 사전 예측이 매우 어려운 일이다.

이제 ‘부동산’이라는 막연함보다는 보다 구체적인 분류와 고찰이 필요하다. 이를테면 강북지역의 주택, 테마상가, 수도권의 녹지지대 등처럼 말이다. 실제 투자에서는 이보다 훨씬 더 세분화해야 하는데 그 이유는 부동산이 가진 고정성, 개별성 때문이다. 강남 아파트 가격 폭등과 강북의 주택시장은 별 상관관계를 보이지 않았다는 사실은 곱씹어 음미해 볼 대목이다.

각종 규제가 나오기 전까지 중산층과 서민들에게 통상 부동산 투자라 함은 이른바 ‘레버리지 효과’(차입금을 바탕으로 수익을 올리는 지렛대 효과)를 극대화한 전매 투자가 전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심지어는 내 돈 한 푼 없이도 경우에 따라서는 몇 달 만에 수천만 원의 차익을 얻기도 했다.

지방의 경우 대규모 미분양 사태로 인해 전매 규제를 일부 해제하기도 했으나 수도권에서 전매 제한 규제를 풀기에는 넘어야 할 산이 너무 많다는 점에 주의하자.

또한 투기지역(현재 서울시 25개구는 모두 투기지역)의 경우 LTV(주택담보대출한도)적용율이 60%가 아닌 40%로 하향 적용된다는 점과 6억 원 초과 고가주택인 경우 DTI(총부채상환비율)도 40%가 적용되는 등 대출을 통한 투자에는 제약이 많다는 점도 풀어야 할 숙제다.

이 부분 또한 정부 당국에서 규제를 쉽게 풀 수 있는 상황이 아니며, 미국 서브프라임 사태는 규제 완화론에 찬물을 끼얹어버렸다.

1세대 2주택 중과세가 완화될지 여부와 만약 완화된다면 언제쯤일지도 초미의 관심사이다. 설혹 완화된다 하더라도 이는 기존 투자자들에 대한 혜택이다. 부동산 세제를 강화할 것인가 완화할 것인가는 정책상 필요에 따라 언제든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여야를 막론하고 양도소득세 감경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양도 시점을 보다 신중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

부동산 투자, 범위를 보다 구체화해서 가령 수도권에서 주택을 구입하고자 하는 경우라면 지금은 보다 분석적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 최근의 주택가격 상승이 뉴타운 붐에 따른 일시적 현상인지 혹은 중장기적인 추세상승의 시작인지는 무엇보다도 새 정부의 정책이 얼마나 완화된 형태를 띨 것인가 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점은 재무상태와 현금흐름 분석을 철저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매입시 부족자금을 위한 대출규모와 소득대비 상환부담금을 사전에 잘 따져보는 것은 투자가치 분석 못지않게 중요하다.

이제는 부동산 투자도 중장기적 관점에서의 접근이 요구되는 상황인데, 만약 실거래를 동반하지 않는 호가의 등락현상이 나타난다면 예상보다 투자기간은 길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무리한 주택 구입으로 인해 오히려 삶이 질이 떨어지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경우를 적지 않게 보곤 한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이는 실수요자인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집에 대한 강한 집착과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교육열로 인해 금융비용과 사교육비는 날로 늘어가고 있다. 실질 소득의 상승률이 도저히 따라갈 수 없을 만큼 무거워지는 부담을 해결할 묘안을 찾기란 쉽지 않다.

주택 마련이나 추가투자를 고민하고 있다면 본인의 라이프 사이클을 충분히 고려하고 사전에 살림살이에 대한 짜임새를 더욱 더 빈틈없이 해야 할 것이다. ‘일단 저지르고 보자’는 생각은 절대 금물이며 전문가와 함께 체계적인 계획을 세워보자. 막연한 시작으로 인해 자칫하면 너무 많은 시간과 비용을 쏟아 부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우주인을 배출했다. 그만큼 첨단의 시대를 살고 있다. 그에 걸맞게 투자자산별로 체계화된 투자전략과 시뮬레이션 기법들도 날로 발전하고 있다. 하지만 부동산 직접투자에 관한 한 철저한 현지답사가 여전히 가장 중요하다는 점을 잊지 말자. 부동산 투자에서 일가를 이룬 분에게 그 비법을 물은 적이 있다. “한 달에 운동화 두 켤레 버릴 만큼만 다녀봐.” 의미심장한 미소와 함께 돌아온 답변이었다.


장우 CFP(국제공인재무설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