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정확히 아는 사람은 세상에 없다. 부(富)의 흐름을 확실하게 예측할 수 있는 사람도 없다. 변화무쌍한 현대사회에서는 어제의 사실(Fact)이 오늘의 사실이 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신년이나 월초가 되면 신문 지상에 주식이나 부동산을 전망하는 예측기사가 어김없이 실리곤 한다. 하지만 예측대로 되는 것이 과연 얼마나 되는가. 경제상황은 예측하는 동안에도 변하기 마련이다.

이제 대한민국에 국한된 시야로는 부의 흐름을 찾기에 역부족이다. 앞서나가는 한국의 부자들은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는 다양한 현상을 통찰하면서 부의 흐름을 찾고자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부는 부동산, 주식, 금융자산을 통해서만 창출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부자가 된다는 것은 단순히 투자를 해서 돈을 버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세계적인 돈의 흐름에 대하여 잘 알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보이는 부’(visible wealth)와 ‘보이지 않는 부’(invisible wealth)을 볼 수 있는 통찰력을 키울 수 있다.

글로벌 환경의 변화를 보면 2001년 9ㆍ11 테러 사건과 이라크 전쟁으로 군수품 생산업체들은 수년 동안의 재고품 처리의 기회를 잡아 돈을 벌어왔고, 2007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사태로 세계우량 금융기관의 적자가 누적되면서 신용경색은 깊어 가고 있다.

이런 격동의 와중에도 떼돈을 버는 사람은 있다. 변화의 근저를 읽을 줄 아는 안목 덕분이다. 미국 월스트리트 최고의 헤지펀드 매니저로 꼽히는 존 폴슨이 대표적인 경우다.

그는 미국 5위 은행인 베어스턴스가 JP모건 체이스에게 주당 10달러에 팔려나가는 수모를 겪는 동안에 주택시장의 거품이 붕괴될 것을 미리 예측하고 신용파생상품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2007년 27억 달러(약 2조5,000억 원)을 벌어들여 블룸버그 통신이 발표한 ‘최고 수익의 펀드 매니저’로 선정되었다.

그는 뜨겁게 달아 올랐던 주택시장의 열기가 더 이상 이어지지 못할 것을 어떻게 확신했을까? 아마도 경제의 거시적 흐름 속에서 다양한 변수를 종합한 끝에 승부수를 발견한 것이 아닐까?

2008년 5월1일 미국에서는 서브프라임 사태 발생 이후 7번째로 연방기금 금리를 0.25% 포인트 내린 2.0%로 결정했다. 한국 상황은 어떠한가? 통계청이 같은 날 내놓은 ‘소비자 물가 동향’에 따르면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3년8개월 만에 4% 선을 넘어섰다.

지난달 물가가 많이 오른 것은 국제 원자재와 곡물 가격 상승분이 국내 제품 가격에 반영된 데다 학원비, 항공운임 등 서비스 가격이 많이 올랐기 때문이다. 또한 서울지역의 전용면적 85제곱미터 아파트 평균 가격이 5억 원을 돌파, 기존 인기 주거지역과 비인기 주거지역간의 격차가 좁아지고 있다.

그렇다면 국내에서 연봉을 가장 많이 받는 사람들은 연말정산을 어떻게 했을까? 국세청이 지난 3월 발간한 국세통계연보엔 2006년 과세표준이 10억 원을 넘는 601명의 근로소득공제 내역이 나와 있다. 이들은 전체 봉급생활자 약 1,260만 명 중 0.005%에 해당한다.

미미한 것 같지만 국내 고액 연봉자를 포함한 부자들의 수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2007년 ‘세계부자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부자 숫자는 세계 17위에 해당하는 10만 명으로 나타났다.

앞서 말한 다양한 지표들은 서로 무관하거나 심지어 상충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경제 현상이라는 큰 틀 안에서 서로 관련이 없는 변수란 거의 없다. 부자들은 서로 영향을 미치는 수많은 변수를 하나의 관점에서 파악하고 이해하는 눈이 있다. 말하자면 ‘부의 흐름’을 볼 줄 안다는 것이다. 볼 줄만 아는 것이 아니라 부를 만들어내는 실행력도 갖추고 있다.

앞으로 수 년 뒤 한국의 재테크 지도는 어떻게 변할 것인가?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결국은 부의 흐름을 지속적으로 파악해내려는 노력이 부자를 결정할 것이다. 필자는 부자의 속내를 훔쳐보는 속 시원한 내용들을 매주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다.

■ 문승렬 약력

부자특성연구소 회장

'한국부자의 부자일지', '한국부자 세븐파워의 비밀' 등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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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승렬 국민은행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