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직장인들은 10년 후의 자신을 위해 어떤 것을 가장 많이 준비하고 있을까. 연봉정보제공 전문회사 페이오픈의 조사(2007년 6월)에 따르면 재테크가 25.19%로 단연 1위로 나타났다. 굳이 이런 통계가 아니더라도 나이가 들고 세월이 가면 미래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경제적인 문제에 관심이 쏠리기 마련이다.

실력 있는 기업은 불황기에 어떻게 마케팅을 할까? 답은 마케팅의 기본이자 성공 공식인 ‘소비자에게 경쟁사보다 더 나은 가격 대비 가치를 한발 먼저 제공하라’는 말에서 찾을 수 있다. 불황기 소비자들의 심리와 구매행동 패턴 변화에 대한 통찰력을 갖는 것이 바로 경쟁사보다 뛰어난 가치를 창조하기 위한 열쇠다.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벌이는 ‘머니게임’에서도 승리의 원동력은 상대방의 심리를 먼저 읽는 능력이다. 전통적인 자수성가 부자이든 지식과 신속성, 정보력을 갖춘 젊은 부자이든, 필자가 만나본 대개의 부자들은 이구동성으로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심리적 문제’를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가가 최고점을 돌파했던 2007년 11월에는 펀드 가입이나 주식 투자를 지금 하지 않으면 자기만 손해 본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이 꽤나 많아 은행과 증권사 객장은 발 디딜 틈도 없을 만큼 붐볐다. 반면 주가가 최저점을 통과했던 지난 3월13일 전후로는 은행과 증권사 객장이 썰물 빠져나간 듯 한산하기 그지 없었다. 그 많던 투자상담 고객들은 온데 간데 없이 사라졌다.

그렇다면 그 무렵 투자상담을 한 고객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그들 대다수는 바로 부자들이었다. 그들은 한결같이 “이때 투자하지 않으면 언제 하나”라고 반문했다. 서울 강남에서 큰 고깃집을 운영하는 30억 원대 재산가 천 사장도 그 부류에 포함된다. 그 역시 “투자는 심리적 싸움”이라고 말한다.

영적인 투자가 존 템플턴은 “시장의 비관론이 극도에 달할 때가 매수의 적기다. 반대로 시장에 낙관론이 가득하다면 그때가 바로 매도할 시기이다”라는 유명한 경구를 남긴 바 있다. 투자는 곧 심리임을 강조한 것이다.

주식에 투자해서 손해를 본 사람은 많지만 돈을 벌었다는 사람은 별로 없다는 말을 흔히 듣는다. 왜 그럴까? 이는 단시간에 쉽게 돈을 벌려고 무리한 투자를 하기 때문이다. 가령 기업의 가치는 아랑곳하지 않고 ‘테마주’나 ‘작전주’ 등에 뒤늦게 투자했다가 상투를 잡는다든지 혹은 너무 많이 오른 고평가 주식을 샀다가 손절매를 제대로 하지 못해 큰 돈을 잃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는 한탕을 노린 ‘대박심리’의 당연한 결과다.

사람들의 95%는 모방자이며, 오직 5%만이 창조자이다. 사람들은 백 마디의 말보다 비슷한 처지에 있는 한 사람의 행동을 더 믿는다. 어느 누군가가 뭘 샀다는 말을 들으면 그 사실에 휩쓸려서 자신도 따라 사게 된다. ‘군중심리’는 투자자로 하여금 깊고 올바른 생각을 할 수 없도록 만드는 것이다.

다른 예를 들자면, 아파트 광고나 상품 광고에 연예인이나 유명인들이 나오는 것은 소비자들에게 심리적인 신뢰감을 주기 위함이다. 또는 흔히 ‘맛집’으로 불리는 식당들이 비좁은 공간에 고객들을 길게 줄 서도록 하는 것은 “우리 식당 음식 맛은 최고”라는 인식을 은연중에 심어주는 효과를 가져온다. 손님들은 맛있는 음식을 먹을 것이라는 ‘기대심리’ 때문에 줄을 서서 기다리는 불편을 감수하는 것이다.

이처럼 사람들의 심리란 참 묘한 것이어서 그것만 제대로 읽을 줄 알면 돈을 버는 것은 의외로 손쉬운 일이 될 수도 있다. 가령 투자자들의 기대심리가 모이는 곳을 간파할 수 있다면, 이는 돈이 흐르는 길목을 확보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셈이다.

■ 문승렬 약력

부자특성연구소 회장

'한국부자의 부자일지', '한국부자 세븐파워의 비밀' 등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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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승렬 국민은행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