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4일에 실시된 전국연합학력평가를 시작으로 고3들의 대장정이 시작되었다.

올해 공교육기관에서 실시하는 고3 모의 학력평가는 총 6회이다. 여섯 번의 시험 중 중요한 것은 3?6?9이다. 3월 학력평가는 고3에서 처음 실시되는 시험으로, 학생들의 정확한 수준을 진단할 수 있는 시험이다. 오랫동안 입시지도를 한 교사들은 3월 모의 학력평가 성적만 보면 그 학생의 수능 성적을 예측할 수 있다고 한다. 그만큼 중요한 시험인 것이다.

6월과 9월 모의 학력평가는 수능 주관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실시하는 모의 수능이다. 따라서 이 시험으로 그 해 수능의 난이도와 출제경향을 미리 체험해볼 수 있다. 또한 이 두 시험은 그해의 재수생들이 대부분 응시를 하고 있기 때문에 수험생들의 수능 성적을 예상할 수 있는 좋은 자료이다.

어차피 중요한 것은 수능 성적이다. 모의 학력평가로 학생을 선발하는 대학은 한 곳도 없다. 따라서 이들 모의 학력평가 시험을 전략적으로 이용해야 한다. 그렇다면 어떤 전략으로 임해야 할까?

시험이 끝나고 나면 많은 학생들이 하는 공통적 소감이 있다. “시간이 모자라서, 뒷부분에 아는 문제도 못 풀었어요.”, “다 풀었는데 답안을 밀려 썼어요.” 이런 학생들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필자는 이렇게 말해준다. “그것도 실력이다. 너는 시험 전략 실패이다.” 그렇다면 시험에는 어떤 전략이 필요한 것인가?

첫째, 시험은 1번부터 푸는 것이 아니다. 예전에는 시험문제를 교과의 위계와 난이도 순으로 배열하였지만, 최근에는 거의 무작위로 배열한다. 따라서 그 시험에서 가장 어려운 문제가 1번에 배치될 수도 있는 것이다.

수능은 1문제당 풀이 시간이 1~2분으로 제한되어 있다. 만일 1교시 언어영역 7번(언어영역은 1~6번 문제가 듣기 평가 문제임)에 가장 어려운 문제가 배치되었다면 어떻게 될까?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수험생들은 그 문제 풀이에 많은 시간을 소비할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 문제를 해결했다면 그나마도 다행이다. 못 풀었다면 그날 시험은 그것으로 끝이다.

전국에서 수능 만점을 목표로 하는 학생은 거의 없다. 따라서 모든 문제를 다 풀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 시험문제는 1번부터가 아니라, 아는 문제부터 푸는 것이다.

둘째, 몇 문제는 포기해도 된다. 시험지를 받으면 첫 장부터 마지막장까지 눈으로 한 번 훑어봐야 한다. 그러면서 과연 어떤 문제들이 나왔는지, 내가 풀 수 있는 문제는 어떤 것인지, 내 실력으로 풀 수 없는 문제는 어떤 것인지를 살펴봐야 한다. 그런 다음 내가 아는 문제, 쉽게 풀 수 있는 문제부터 풀어야 한다.

그 다음으로 알듯 모를 듯 아리송한 문제를 풀어야 한다. 사람들은 누구나 처음 볼 때와 2~3번 반복해서 볼 때의 친숙도가 달라진다. 따라서 아리송한 문제도 2~3번 반복해서 보면 해결 방안을 찾을 수가 있다. 수험생에 따라서 첫 단계에서 푸는 문제의 양이 달라질 수 있다.

그래서 이 방법을 쉽게 적용하지 못한다. 하지만 못 푸는 문제는 끝까지 해결하지 못한다. 그런 문제는 포기를 하고 풀 수 있는 문제에 집중을 하여 실수 없이 완벽하게 답을 내야 한다.

셋째, 언어와 외국어는 지문부터가 아니라 문항부터 읽어야 한다.

언어와 외국어는 지문의 양이 엄청나게 길다. 따라서 긴 지문을 읽고 문항을 읽는 것 보다는 문항을 먼저 읽고 문항에서 요구하는 것을 지문에서 찾는 것이 빠르고 정확한 방법이다. 논술에서도 논제분석이 중요하듯이, 수능에서도 문항 분석을 통하여 무엇을 묻고 있는지를 정확히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넷째, 시험 종료 10분 전에는 무조건 답안지를 작성해야 한다. 시간이 있을 때 하면 한 과목 답안 작성하는데 1~2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하지만 시간에 쫓겨서 하면 시간도 더 걸리고 틀릴 확률이 높아지게 된다. 따라서 적어도 10분 전에는 푼 문제들을 모두 마킹하는 것이 절대 필요하다. 그 다음에 다시 해결 못한 문제를 해결하면 된다.

이 방법들을 모의 학력평가에서 훈련해야 한다. 막상 쉬운 것 같지만 쉽지 않은 전략이다. 따라서 여섯 번의 모의 학력평가에서 충분히 훈련을 해 두어야 수능에서 적용할 수 있는 것이다. 수능을 보러 가는 학생들에게 꼭 당부하는 말이 있다. “수능 대박은 없다. 환상을 버려라. 다만 네게 풀 수 있는 문제만 모두 풀어라. 그것이 대박이다.”

최병기(영등포여고 교사/대교협 중앙상담교사단 중앙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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