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도 입시에서 상위권 학생들은 커다란 혼란을 겪을 수 있다. 의학전문대학원이 처음 도입되던 해에 자연계 입시에서 큰 변수로 작용했었는데, 금년에는 인문계와 자연계 모두 커다란 변수가 내재되어 있다.

인문계 상위권의 최대 변수는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이다. 대학원인 로스쿨 입시가 대학 입시에 왜 변수로 작용하는 것인가? 금년에 신입생을 선발하는 인원은 예비인가 25개 대학의 2,000명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들 25개 대학이 예비인가를 받는 조건으로 금년부터는 법대 신입생을 선발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25개 대학의 2008학년도 법대 모집정원은 무려 4,347명이었다. 해마다 법대에 진학하는 학생들은 인문계의 최상위권이었다.

이들이 과연 어떤 지원 성향을 보이게 될까? 그것을 예측하기 위해서는 로스쿨의 전형방법을 살펴봐야 한다. 대부분의 대학에서는 1단계에서 학부성적과 법학적성시험(LEET), 영어, 자기소개서 등으로 모집인원의 3~10배수를 선발한다. 그리고 2단계에서는 논술과 면접 등으로 최종 선발을 하는 것이다. 논술은 LEET시험에 포함되어 있다. 따라서 각 대학에서 논술시험을 따로 실시하지는 않는다.

■ 최병기 약력

영등포여자고등학교 교사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입상담교사단 중앙위원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논술연구회 간사

다만, 논술성적을 전형요소로 활용할지는 대학 자율이다. 여기에서 고려해야 하는 것이 학부성적과 법학적성시험이다. 학부성적은 많은 대학들이 15~30%정도를 반영하고 있다. 따라서 로스쿨을 진학하고자 하는 학생들은 학부의 학점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

역으로 생각하면 법대를 진학하려고 했던 최상위권 학생들은 상대적으로 학점 관리에 수월한 모집단위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사회과학계열과 상경계열로 몰릴 것이라는 일반적 예측은 틀릴 수 있다.

LEET시험도 고려대상이다. LEET의 평가 항목은 언어이해, 추리논증, 논술이다. LEET는 1단계에서도 20~30%정도 반영되고, 2단계의 논술로도 반영하기도 한다. 따라서 이 시험을 준비하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로스쿨을 진학하려는 학생들이 학부 선택을 하는데 두 가지 고려사항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나는 학점 관리가 쉬운 모집단위이고, 다른 하나는 LEET시험 준비에 유리한 모집단위이다. 그동안 입시에서 주목받지 못했던 철학, 국문, 심리학과 등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그것이다.

법대를 지망하는 학생의 성향과 사회과학, 상경계열을 지망하는 학생들의 성향은 서로 차이가 있다는 점도 고려해봐야 한다. 그리고 25개 대학 이외의 대학에 개설된 법대의 합격선도 상향될 것이다.

자연계 상위권의 최대 변수는 약학대학이다. 의/치의학 전문대학원의 변수는 이미 어느 정도 반영되었다. 하지만 금년에는 모든 약학대학이 신입생을 선발하지 않는다.

앞으로 약대가 ‘일반학부 2년 + 약학전공 4년’의 체제 결정되면서 2009/2010학년도에 신입생을 선발하지 않기로 결정하였기 때문이다. 2008학년도에는 20개 대학에서 1,203명을 선발하였는데, 이들의 금년도 지원 성향을 유심히 파악해야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6년제 약학대학의 전형방법을 살펴봐야 한다. 타 전공으로 2년을 마친 학생들을 대상으로 약학입문자격시험(PEET)과 대학별 지원 자격(선수과목 이수 여부, 대학의 평균 평점)으로 신입생을 선발하게 된다. 따라서 선수과목 이수여부와 PEET시험의 준비에 유리한 학과로 몰릴 가능성이 있다.

6년제 약학대학에 지원하기 위해 선수과목으로 지정한 ‘수학, 일반화학, 유기화학, 일반물리학, 일반생물학’과 관련된 학과에 주목해야 한다. 이들 과목을 준비하기 쉬운 학과와 학점 관리에 수월한 학과에 이들 상위권 학생들이 몰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주간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