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식 입시전략을 위한 다섯 개의 고려 요소(학생부 평균등급(등급지수), 모의 학력평가(이하 모의고사)의 백분위, 대학별고사의 준비정도, 학생부 비교과 영역에 대한 특장점, 지원을 원하는 대학 또는 모집단위의 합격선 추세와 선호도 등) 중 이번에는 모의고사의 백분위에 대하여 알아보도록 하자. 얼마 전에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하 평가원)에서 실시한 6월 모의 수능의 성적표가 나왔다.

작년 수능보다 어려워진 영역이 많아서인지 수험생들이 무척 당황했고, 결과 역시 기대한 만큼 나오지 않아서 실망하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모의고사는 모의고사일 뿐이다. 모의고사 결과로 수험생을 선발하는 대학은 하나도 없다. 대학입시를 장애물 경기에 비유한다면, 모의고사는 하나의 장애물에 불과하다. 따라서 모의고사를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시험을 치르는 ‘과정에서의 전략’은 지난번에 언급을 했었기 때문에 이번에는 ‘결과를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에 대하여 살펴보겠다.

평가원 주관의 모의 수능은 결과도 실제 수능과 같은 형식으로 제시한다. 여러 성적 지표에 대한 상세한 분석자료 없이 단순히 영역별 등급, 백분위, 표준 점수만 제시하고 있다.

등급은 정수로 표기된 표준점수의 분포를 9구간으로 나누어 결정한다. 수능에서는 학생부 성적산출과 달리 동점자일 경우 모두 상위 석차를 인정한다. 과거에 일부 과목에서 만점자가 너무 많아서 2등급이 없어지는 등급 블랭크 현상도 있었다.

표준점수는 영역(또는 선택과목)별로 응시자의 평균과 표준편차를 활용하여 원점수를 변환시킨 점수이다. 표준점수는 평균점을 언어/수리/외국어 영역은 100점으로, 나머지 선택과목은 50점으로 표준화시키기 때문에 점수 속에 석차가 포함되어 있다. 실제 대학 진학에서 등급과 표준점수가 가장 중요하다.

등급은 많은 대학들이 수시2학기의 최저학력기준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표준점수는 정시모집에서 대부분의 대학이 성적지표로 선택하여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의고사는 과정일 뿐 실제 수능에서 최고의 성적을 내기 위한 전략을 세우는 데는 큰 활용 가치가 없다.

백분위는 표준점수를 기준으로 전체 수험생을 100으로 봤을 때의 상대적 위치를 나타내는 점수이다. 100점이 최고 점수이고, 0점이 최하 점수이다. 위의 표에서 백분위 점수의 분포는 누적비율과 반대로 분포시키면 된다. 정시모집에서 일부 대학(특히 여자대학)에서 백분위 점수를 활용하기도 하고, 모의고사를 전략적으로 활용하는데 아주 중요한 수치이다.

예를 들면 언어 영역 1등급을 받은 학생의 백분위 점수가 96.01이었다면, 이 학생은 등급 간 구분 경계에 있는 것이다. 실제 수능이 끝나면 일부 학부모가 ‘우리 아이는 평소에 계속 1등급이 나왔는데, 실제 수능에서 2등급밖에 나오지 않았어요.’라고 푸념하는 것을 들을 수 있다.

이 경우가 바로 여기에 해당하는 것이다. 평소 모의고사의 백분위 점수를 보면 항상 등급 구분의 언저리에 있었던 학생이기에 본인 변수(한 문제 더 틀리기)와 타인 변수(다른 수험생들이 한 문제 더 맞기) 등에 따라서 희비가 교차되는 것이다. 이 학생은 평소 이 영역의 학습 비중을 늘려야 한다.

그래야 실제 수능에서도 등급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반대로 언어 영역 2등급을 받은 학생의 백분위 점수가 95.88이었다면 앞에서 예를 든 학생과 한 문제 차이였을 것이다. 표준점수와 백분위 점수로는 큰 차이가 없지만, 등급이 달라진 것이다. 이 학생은 평소 이 영역의 학습 비중을 조금 늘려야 다음 시험(또는 실제 수능)에서 한 등급을 올릴 수가 있게 된다.

평소 학습 전략을 수립함에 있어서 학습 비중을 기계적으로 배정하는 것 보다는 모의고사의 백분위 점수로 그래프를 그려가면서 학습 비중을 조정해야 실제 수능에서 최상의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다시 한 번 강조하건대 ‘모의고사는 모의고사일 뿐이다. 이것을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최상의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

■ 최병기

영등포여자고등학교 교사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입상담교사단 중앙위원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논술연구회 간사


최병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