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모바일폰 업체 '모두' 도브 모란 회장'꿈의 단말기' 디자인센터 역할 맡을 '모두 모바일 코리아' 설립

조그마한 본체를 여러 디바이스에 넣으며 사용할 수 있는 휴대폰! 모양도 기능도 때와 취향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꿈의 휴대폰’이다.

예쁘장하게 생긴 휴대폰 여러 개를 들고 한 외국인이 갑자기 한국으로 날아 왔다. 이스라엘의 신생 모바일폰 업체 ‘모두(Modu)’의 도브 모란 회장(Ceo)이다. 최근 한국을 찾은 그는 한국에 지사, 모두 모바일 코리아를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모두’는 조그마한 휴대폰 본체에 모든 기능과 정보를 담고 이 본체를 여러 주변 기기에 넣어 다양한 용도로 사용하는 신개념의 모바일폰이다. 본체를 담는 기기는 재킷 혹은 메이트로 불리는데 각양 각색의 휴대폰일 수도 있고 디지털 카메라, MP3 플레이어, PMP 등 다양하다.

오늘날 대중화된 USB 메모리의 오리지널 인벤터이기도 한 모란 회장은 메모리 기기 회사인 엠시스템즈를 세워 거금을 벌었다. 대만의 IT기업인 샌디스크에 회사를 16억달러에 판 것. 그는 직원들과 함께 새로운 아이디어 사업으로 ‘모두’를 생각해 냈다.

“모바일폰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 넣고 싶습니다. 사용자들이 더 편하고 경제적으로 값싸게, 원하는 패션으로 사용케 하려는 시도이지요.”

번뜩이는 아이디어 제품을 갖고 그는 3개월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에 나갔다. 제품을 보고선 인터뷰 요청이 쇄도했고 무려 1,200여건의 기사가 실렸다. 얼마전 일본의 한 레스토랑에서 식탁 위에 놓아 둔 ‘모두’를 보고 서빙하던 여직원이 ‘이거 어디서 살 수 있냐’고 질문한 것을 듣고 뜨거운 반응을 실감했다는 것이 그의 평가.

그가 설립한 한국 지사는 ‘모두’의 디자인 센터 역할을 할 계획이다. “고민 끝에 한국에 많은 능력있는 인재들이 있다는 결론에 도달한 때문입니다.” “글로벌한 시대에 사업은 더 이상 현지에서만 하는 것이 아니다”는 그는 “개발은 한국, 생산은 중국, 판매는 미국 유럽 등으로 나눠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왼쪽부터 오춘식 사장과 도브 모란 회장, 이영하 부사장

모두 모바일 코리아는 하이닉스의 최고운영책임자 출신으로 파산 위기에서 구출하는데 중요 역할을 한 오춘식 사장과 삼성전자와 팬택앤큐리텔을 거친 이영하 부사장이 맡게 된다. 모란 회장이 하이닉스와 함께 일할 때 만나 가까운 친구가 된 인연이다. “어떤 회사든 성공을 결정짓는 것은 사람입니다. 능력 있는 사람들이 모여 있으면 훌륭한 솔루션이 나오게 마련이지요.” 그는 “그런 능력을 갖춘 동료들을 찾는 것이 자신의 임무이자 능력”이라고 말했다.

모두의 디자인센터는 한국을 비롯, 미국과 유럽 등 3개 지역에 세워진다. 대륙별로 고객들이 원하는 디자인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다. 올해 말 유럽의 GSM 방식의 휴대폰을 내놓는 것을 필두고 내년 HSDPA를 거쳐 하반기쯤 한국에서 CDMA방식의 휴대폰 신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현재 한국 지사 규모는 직원 15명 내외.

“휴대폰을 자주 바꾸고 싶어하고 음악이나 카메라 등 멀티 기능에 관심 많은 젊은층들이 타깃 고객들입니다.” 주변 몸체만 바꿔끼는 방식이라 값이 싼데다 선물로도 인기가 높을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한국이 이스라엘과 공통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진취적이고 목표를 향해 적극적으로 매진한다는 것입니다.” “돈은 이미 많이 벌어 또 돈을 벌기 위해 이 일을 하는 것이 아니다”는 그는 “사람들이 만족스런 기기를 접하게 하고픈 것이 욕심이다”고 힘줘 말했다.


글·사진 박원식기자 park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