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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하며 나를 찾고 이웃을 생각한다
책임여행·템플스테이 인기 속 여행지·테마 다양화




전세화 기자 candy@hk.co.kr
사진제공=한국불교문화사업단, 하나투어





여행을 준비 중이거나 이미 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은 여행문화의 변화에 대해 새삼 느꼈을 법하다. 여행자가 여행지의 환경을 생각하고, 지역 경제를 살리는 것까지 고민한다. 몇 년 새 산사(山寺)체험 인기는 식지 않고있다. 친구들과 유흥지에 가서 왁자지껄하게 노는 것보다 혼자 호젓한 곳을 찾아 걷다 오는 것을 즐기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몇 년 전에 비해 인기 여행지나 테마도 천차만별로 다양화되고 있다. 여행사들은 그저 ‘따라와서 보라’는 식의 관광 패키지에서 벗어나 문화예술여행과 맛집여행 등 색다른 체험 여행 상품을 내놓기 바쁘다.

평화여행단체 ‘이매진피스’ 서정기 회원은 “여행산업이 발달하면서 여행을 소비하는 소비자들의 수준이 높아진 것이 성숙한 여행문화를 이끄는 가장 중요한 이유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남들이 가는 데로 따라 가고, 한탕주의로 유흥을 즐기고, 여러 곳을 돌며 사진 찍기 바빴던 여행문화가 어떻게 진일보하고 있을까.

■ 윤리적 여행 수요 늘어

불과 몇 년 전만해도 국내외를 막론하고 여행하면 권태로운 일상에서 탈피해 웃고 즐기는 쾌락의 경험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영국의 유력 일간지 ‘더 타임스’는 올해 초 ‘2008 여행의 40가지 트렌드’를 소개했다. 이중 가장 눈에 띄는 트렌드는 단연 책임여행(responsible tourism)이다.

책임여행에는 여행하는 지역에서 생산된 음식을 소비해 지역경제를 돕고 음식물을 운반할 때 발생하는 공해를 줄이자는 취지의 ‘푸드 마일(food mile)’과 환경을 생각하는 ‘그린 여행(green tourism)’ 등이 있다.

‘이매진피스’ 서정기 회원은 “이러한 책임여행은 여행산업이 가장 발달한 유럽과 미국에서 매년 가장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우리나라 여행자들도 서서히 책임여행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여행을 하면서 여행하는 지역 주민들의 경제에도 도움을 줄 수 있는 국내 농가체험여행이 좋은 예다. 또,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에서 지역 자연휴양림과 연계한 그린투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그린투어가 점차 붐을 이루고 있다.

■ 호젓한 여행이 각광



2002년 한국월드컵을 맞아 외국인에게 한국 고유의 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마련한 산사체험이 외국인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그러자 정부는 2004년부터 산사체험 사업단을 발족시켜 관광상품으로 내놓고 있다. 그런데 외국인뿐 아니라 국내 여행자들에게도 산사체험 열풍이 불기 시작했다. 한국불교문화사업단에 따르면 해마다 7~8만 명이 산사체험을 하고, 해마다 이용객이 느는 추세다.

한국여행작가협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아서 번잡함을 피해 한가하고 여행할 수 있는 곳들을 총망라한 <호젓한 여행지>라는 여행서를 발간했다.

혼자서 혹은 가족과 오붓하게 호젓한 여행지를 찾아 자기 내면을 돌아보는 일종의 ‘자아 찾기 여행’이 늘고 있다는 방증이다.

한국여행작가협회 회원 정보상 여행작가는 “전라남도 지자체에서 여행작가협회에 전라남도의 걸어서 갈만한 여행지를 소개한 책을 써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했다.

정 작가에 따르면 테마여행 중에도 트레킹이나 도보여행 상품이 꾸준히 늘고 있다.

“단기간에 여러 장소를 옮겨 다니며 수박 겉핥기식 여행을 하기보다는 한 곳에 오랫동안 머물며 깊이 있는 여행을 하려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죠.”

또, 올해부터 섬 여행이 부쩍 증가하고 있다. 별다른 유흥 시설이 없는 섬을 찾는 여행객들이 많아지는 이유 역시 ‘자기를 찾아 떠나는 여행’이 새로운 여행욕구로 떠올랐음을 보여주는 것 아닐까.

■ 천편일률적 패키지 지고, 개성 살린 자유여행 뜨고

이밖에도 여행을 하다 보면 보다 성숙한 여행문화의 단면들과 쉽게 마주치게 된다.

인도 전문여행사 ‘인도로 가는 길’ 관계자는 “예전엔 유럽 배낭여행, 태국 섹스여행 등 한정된 테마를 가지고 특정 지역으로 몰려가는 추세였으나 지금은 여행자들의 시선이 유럽, 동남아시아, 인도, 중남미, 아프리카 등 다양한 지역으로 옮겨가고 있고, 테마 역시 다양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여행 전문가들은 여행문화의 다양화를 이끄는 것으로 여행자들의 외국어능력 향상과 여행정보의 발달을 꼽는다. 외국어능력과 인터넷 등을 통한 여행정보에 도통한 여행자들은 더 이상 여행사에서 내놓는 천편일률적인 패키지 상품에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는 것.

그래서 요즘 젊은 여행자들은 깃발을 따라 다니는 여행이 아니라 주체적으로 여행지를 선택하고 개성과 취향에 따라 자유롭게 일정을 짜는 여행방식을 택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여행꾼들이 내놓는 여행서에도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스페인 너는 자유다>, <서른셋 나에게 선물한 여행>, <히피의 여행바이러스>, <여행자의 로망백서> 등 개인의 취향이 물씬 풍기는 ‘스타일 여행 북’이 봇물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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