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이 깎아 놓은 걸작 석림 기기묘묘한 바위들의 잊지 못할 절경

사철 봄 같은 날씨 때문에 봄의 도시(春城)라고도 불리는 중국 윈난(雲南)성의 쿤밍(昆明)은 해발 1,891m의 고원 도시다. 위도 상으로는 아열대 기후대에 속해 있지만 고원지대라 연평균 기온도 15도 정도로 온화하다. 사시사철 꽃이 끊이지 않아 ‘꽃의 도시’, ‘상춘의 도시’ 라는 별칭이 따라 붙는다. 봄을 찾아가는 여행이 생각날 때 언제든지 찾아갈 수 있는 곳이 쿤밍이다.

쿤밍 여행은 다양한 기후와 토양 속에서 피어난 절경을 찾아가는 풍경 여행이다. 자연이라는 위대한 예술가가 석회암을 바람과 물을 사용해 깎아놓은 걸작인 석림 가운데로 들어서면 바로 신비의 세계로 빠져든다. 석림은 세계에서 가장 큰 카르스트 지형으로 윈난성 관광의 하이라이트이다.

바위가 숲을 이루고 있는 대석림(大石林)과 소석림(小石林)의 장관을 두 시간 정도 둘러보게 되는데 기묘한 바위 숲을 오르내리며 구경하게 되는 명승지 코스다. 대석림은 그 규모도 크고 웅장해서 남성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이에 반해 소석림은 섬세하면서도 아름다워서 여성스런 느낌이 든다.

쿤밍에서 석림까지는 버스로 2시간 남짓. 석림에 가까워질수록 차창 밖에는 황무지와 기암괴석이 흘러간다. 마치 거대한 수석 같은 기기묘묘한 바위들을 지나치노라면 어느덧 관광지로 잘 단장돼 있는 석림 입구에 다다른다. 석림은 중국국가등급의 풍경구(우리로 이야기하면 국립공원 정도라고 할 수 있다)로 윈난성 쿤밍시에서 동남쪽으로 약 86m 정도 떨어진 석림 이족(彝族)의 자치구에 있다.

석림은 고생대에 형성된 전형적인 카르스트 지형으로 3억 년 전만 하더라도 바다 밑이었던 곳이다. 3,000만 년 전 지각 변동으로 솟아오르면서 바다가 아래로 내려가고 지금의 절경이 바다 위로 솟아오른 것이 바로 석림이다.

바다 밑에서 노출된 석회석이 오랜 세월 동안 지하수에 침식되고 비에 씻겨 내리면서 풍화되어 기묘한 석봉(石峰), 석주(石柱)가 만들어진 돌 숲(石林)의 석림이 된 것이다. 석림에는 이따금 바다 속 생물의 화석이 발견되어 오랜 역사를 뒷받침하는 단서를 제공하기도 한다.

때로는 동물로, 때로는 식물로, 그리고 이곳에 얽혀있는 소수민족의 전설 등으로 형상화된 석림은 신비한 미로의 세계를 연출해낸다. 기묘하고 아름다운 석림은 보통 대석림, 소석림, 외석림 등으로 구분한다.

돌 숲으로 들어서는 순간 마치 숨이 멎어버릴 것 같으며, 그 돌들 사이를 걷다 보면 혹시 바다 속을 헤매는 것은 아닌지 하는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다. 숲 중간 중간에는 이곳에 살고 있는 사니족 처녀들이 전통의상을 입고 여행객을 맞는데 중국 소수민족의 삶을 엿볼 수 있기도 하다.

대석림의 입구인 석병풍(石屛風)은 관광객들의 발길을 잡는 곳. 입구라는 표시로 석병풍에는 石林이라는 글자가 뚜렷하게 새겨져 있다. 석병풍 뒤에는 미로 같은 돌기둥 틈새로 여러 갈래의 길들이 이어져 있다. 이 길은 대부분 대석림의 가장 큰 구경거리인 연화봉과 연화봉을 끼고 있는 검봉지(劍峰池), 석림을 굽어볼 수 있는 망봉정(望峰亭)과 이어져 있어 길을 잃지 않고 다닐 수 있다.

대석림 입구에서 큰 길 건너에 있는 소석림(小石林)은 크기는 대석림의 1/5 정도에 지나지 않지만 볼거리는 대석림에 못지않다. 잔디밭과 돌무리가 조화를 이루고 있어 잘 꾸며진 자연 정원 같고 대략 약 30분 정도면 관람이 가능하다.

대석림과 소석림을 돌아보고 아쉬움이 남는다면 입구에서 전동차를 타고 외석림 구경에 나서보자. 하지만 대석림의 장관에서 받은 감동에는 못 미치기 때문에 성대한 풀코스 요리의 에피타이저 정도로 생각하고 둘러보는 것이 좋을 듯하다.

대석림의 절경, 전통 복장을 한 이족 아가씨

■ 쿤밍으로 가는 길


대한항공이 2001년 12월부터 주 2회 운항하기 시작하면서 우리에게 더욱 가까워졌다. 운항 일정만 잘 맞추면 갈아타는 불편 없이 쿤밍 여행을 다녀올 수 있다.

쿤밍으로 가는 직항은 대한항공(KE)이 일주일에 두 편(월·금), 동방항공(MU)도 일주일에 두 편(목·일) 운항하고 있으며 소요시간은 약 4시간 30분이다(운항스케줄은 변동이 생길 수 있으므로 사전에 체크해 둔다). 항공요금은 대체로 대한항공보다 동방항공이 저렴한 편. 베이징·상하이·광저우·구이린·시안 등 중국의 주요도시에서 일주일에 여러 편씩 운행되고 있고 있어 다른 대도시 지역과 함께 묶어 다녀오는 여행도 가능하다.

■ 정보상 약력

1960년생. 자동차전문지 카라이프 기자를 거쳐 여행과 자동차 전문 자유기고가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여행작가협회 회장을 지낸 후 현재는 협회 감사로 있다. 여행전문포털 와우트래블(www.wawtravel.com), 자동차전문 웹매거진 와우(www.waw.co.kr)를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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