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배 빠른속도 무기 출시 3일만에 1천만건 다운로드… MS 바짝 긴장

마이크로소프트가 세계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차지하는 위치는 가공할 만하다. PC 운영체제 ‘윈도우’와 업무용 소프트웨어 꾸러미 ‘MS 오피스’는 시장에서 90%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 정도면 무소불위다.

많은 기업들이 마이크로소프트의 독주를 막고자 애썼지만 번번히 실패했다. 그저 견제 세력 정도에 머물면 성공이었다. 이같은 상황에서 구글은 거의 유일하게 마이크로소프트를 바짝 긴장하게 만들고 있는 강력한 대항마다. 컴퓨팅 환경이 인터넷으로 급격히 이동하면서 벌어진 현상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인터넷의 위력을 일찌감치 예견하고도 PC 환경에서처럼 주도권을 확보하지는 못했다. 이미 인터넷에서는 야후나 넷스케이프같은 선점 업체들이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를 돌파하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신의 가장 강력한 무기인 ‘윈도우’ 운영체제를 발판으로 삼는 전략을 찾았다.

인터넷 서핑용 소프트웨어, 웹브라우저를 먼저 장악한다는 시나리오다. 시장 1위였던 넷스케이프가 목표였다. 윈도우 운영체제에 자신의 웹브라우저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끼워 파는 전략이었다. 이 때문에 반독점 역풍을 맞기도 했지만 이미 넷스케이프는 사라졌고, 마이크로소프트는 웹브라우저 시장에서도 윈도우에 버금가는 위치를 차지했다.

하지만 윈도우 운영체제가 필요없는 인터넷 환경을 만들겠다고 덤비는 구글의 전략에 마이크로소프트는 허를 찔렸고 구글은 승승장구하고 있다. 웹브라우저는 인터넷을 항해하기 위한 필수 도구이지만, 정보를 찾는 도구일 뿐이다. 웹브라우저 역시 윈도우 위에서 실행되며 인터넷 항해가 아닌 다른 소프트웨어들은 여전히 윈도우 바탕화면에 깔려있다.

구글은 웹브라우저를 단순히 인터넷 항해 도구가 아닌 소프트웨어를 실행하는 창으로 만들겠다고 덤벼든 것이다. 웹 브라우저로 구글에 접속하면 그 사이트에서 이메일도 보내고 이메일도 보내고 일정도 관리하고 문서도 만들 수 있게 한 것이다.

강력한 검색엔진과 결합한 구글의 웹플랫폼 전략은 마이크로소프트의 무소불위 파워를 무용지물로 만들겠다고 으름장을 놓는다. 그리고 이러한 으름장은 실제 무서운 기세로 시장에서 위력을 얻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결국 구글 타도를 위해 야후 인수라는 ‘빅 카드’까지 내놓으며 전면전을 준비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마이크로소프트의 후방을 야금야금 파고들며 위협하는 존재가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지만 점차 그 위력을 더해가고 있다. 이미 평정했다고 생각한 웹브라우저 시장에서 파죽지세로 성장하고 있는 '파이어폭스(FireFox)'다.

넷스케이프라는 회사는 사라졌지만 그 제품은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운동가들에 의해 ‘파이어폭스’로 다시 태어났다. 전 세계 개발자들이 자발적으로 파이어폭스 개발에 참여해 성능을 개선시키고 또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 이를 진두지휘하는 본부가 모질라재단(www.mozilla.org)이다. 국내에서도 모질라 커뮤니티(www.mozilla.or.kr)가 결성돼 활동하고 있다.

이렇게 해서 지속적으로 무료 배포되고 있는 파이어폭스는 인터넷 익스플로러에 비해 유용한 기능들로 무장하고 사용자층을 넓혀가고 있다.

파이어폭스가 시장에 처음 얼굴을 내민 2004년 웹브라우저 시장에서 마이크로소프트의 점유율은 90%대에 이르렀지만, 이후 점차 하락하기 시작해 지난해 6월에는 79%로 떨어졌다. 이같은 추세는 계속 이어져 올해 5월에는 73%로 떨어졌다. 반면 파이어폭스는 18%대로 올라섰다. 유럽에서는 이미 파이어폭스가 20%대로 올라선지 오래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구글에 정신이 팔려있는 사이 ‘웹으로 통하는 열쇠’, 웹브라우저 시장에서 파이어폭스라는 무서운 신예를 만나게 된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서둘러 파이어폭스가 자랑하는 탭 기능이나 플러그인 부가 기능 등을 자사의 익스플로러에도 적용하기 시작했지만, 파이어폭스의 기세는 꺾이지 않고 있다.

6월17일 수많은 파이어폭스 사용자들이 기다리던 최신 버전 ‘파이어폭스 3.0’이 나왔다.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속도다. 이전 버전 보다 2배나 빨라졌다. 시장의 반응도 뜨겁다. 출시 3일만에 약 1천만건의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한편, 국내에서는 여전히 마이크로소프트의 인터넷 익스플로러의 독주 체제다. 웹브라우저 사용자의 99%가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사용하고 있다. 인터넷 쇼핑이나 인터넷 뱅킹, 공공업무 등을 위해서는 반드시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사용할 수 밖에 없도록 만들어놓은 시스템 때문이다.


김상범 블로터닷넷 대표블로터 ssanba@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