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잔으로 소주잔·맥주잔 동시 해결

최근에는 직장인들이 술자리에서 폭탄주를 제조해 마시는 게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소맥', '오십세주', '고진감래주', '데스페라도주', '비아그라주', 회오리주' 등 제조 방식에 따라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고 있는 폭탄주는 쉽게 넘어가고 짧은 시간 내에 취기가 오르기 때문에 빨리 끝내고 싶은 술자리에서 자주 애용되고 있다고 한다.

물론 평소와 다른 방식으로 술을 마시면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들기 위한 목적도 있을 것이다.

게다가 하늘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기름값 때문에 웬만하면 차는 집에 두고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퇴근하는 사람들이 많아져 술자리가 부담 없어진 것도 한 몫을 했을 것이다. 어쨌거나 소주, 맥주, 와인, 양주, 음료수를 넘나들며 술을 제조해 마시는 사람들로 인해 폭탄주 전용 주전자나 잔까지 등장할 정도라고 하니 직장인들에게 폭탄주가 요즘 대세이긴 한 모양이다.

'일루션 글라스(illusion glass)'도 이런 트렌드가 반영된 아이디어 제품이다. 소주잔인지 맥주잔인지 구분이 안 되는 '일루션 글라스'는 두 가지 기능을 모두 소화하는 양면 글라스이다.

말하자면 두 종류의 잔이 결합된 것이라 할 수 있다. 한쪽 면은 낮게 파여 있어 소주잔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반대 쪽은 잔이 깊게 파여 있어 맥주잔으로 활용할 수 있다.

하나의 잔을 두 가지로 활용할 수 있어 술 종류에 따라 잔을 여러 개 꺼낼 필요도 없다. 이 잔을 구입해 사용한 사람들의 의견을 들어보면 소주와 맥주를 섞어 만드는 '소맥' 폭탄주를 제조할 때에도 적정한 비율로 할 수 있어 편리하다고 한다.

몇 년 전에도 '일루션 글라스'와 같은 재미있는 아이디어 술잔을 발견한 적이 있다. 잔 모양은 일반 소주잔과 똑같이 생겼는데 재미있는 기능이 숨어 있었다. 일명 '원샷잔(Shot glasses)'으로 불렸는데, 조그마한 소주잔을 테이블 위에 가볍게 치는 것만으로 소주 잔의 바닥에 불이 들어오도록 되어 있는 제품이었다. 그래서 잔에 불이 들어오도록 하기 위해서는 술잔에 담긴 술을 원샷한 후 테이블을 세게 내리쳐야 하는 것이다.

원샷잔으로 술자리를 갖게 되면 여기저기에서 '탁'하며 테이블을 내리치는 소리와 함께 반짝반짝 빛나는 빨간 불빛도 구경할 수 있어 이색적인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었다. 재미 삼아 원샷잔을 구입해 회식자리에서 가져갔더니 잔에 들어오는 빨간 불빛을 보기 위해 자진해서 원샷을 하는 동료들이 많았다.

작은 것 하나로도 즐거울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족하지 않은가? 그러나 이 제품은 반짝 이벤트용으로 활용하기에는 좋지만 매번 이 잔으로 술을 마시기에는 적합하지가 않았다. 불빛이 들어오게 하려면 배터리도 교체해줘야 하고, 가급적이면 물이 들어가지 않게 관리해야 하는 등 관리하는데 번거로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루션 글라스'는 일반 잔처럼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어 매우 실용적인 제품이다.

이 제품은 대만의 웨이령이라는 디자이너가 고안해 낸 것으로 찻잔과 물잔으로 사용할 수 있는 이중 컵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해외로 이 제품이 소개되면서 찻잔과 물잔이 아닌 양주와 맥주를 마실 수 있는 잔으로 더 많이 애용되었고, 우리나라에서도 소주잔과 맥주잔 두 가지로 활용할 수 있는 잔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일루션 글라스’는 두 개가 한 세트로 구성되어 있으며, 국내에서는 www.funnlife.com에서12,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글·조현경 디시인사이드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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