쫄깃한 육질과 야채의 하모니… 피자 맛 독특하네

서울 강남역 뉴욕제과 뒤편. 골목 어귀에 노란색 외관 칠이 인상적인 레스토랑 하나가 눈길을 끈다. 적힌 상호는 ‘캘리포니아 피자 키친’.

이름처럼 피자집인가? 캘리포니아와 키친은 또 뭐지? 알고 보니 피자집인 것만은 맞다. 그것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온 피자!

메뉴를 보면 피자 메뉴가 많다. 무려 25가지나 된다. 그리고 파스타와 샐러드, 각종 애피타이저와 디저트까지. 피자 레스토랑이라고 하면 좀 더 이해가 된다. 하지만 정식 명칭은 캐주얼 다이닝 레스토랑. 피자만 먹으려는 곳이라기 보다는 피자와 함께 편하게 식사할 수 있는 장소라는 의미에서다.

말 그대로 이 곳을 찾는 손님들이 시키는 메뉴 중 절반은 피자가 차지한다. 그렇다고 요즘 흔하디 흔해진 일반 피자 맛을 보려고 여기까지 찾아 올까? 대신 이 곳의 피자는 많이 다르다.

대표 피자 중 하나인 캘리포니아 클럽 피자. 식탁에 오른 피자 위에 양상추와 아보카도가 잔뜩 얹혀져 있다. 그것도 열이 가해지지 않고 후레쉬한 상태로. 스모크 베이컨과 닭가슴살을 올려 오븐에 구운 후 올린 것이다. 일종의 샐러드 피자인 셈. 웰빙 컨셉트이기도 하지만 담백한 맛에 어르신들도 부담없어 한다.

한 입 베어 물면 피자라기 보다는 샌드위치같다. 약간 두툼한 도우(밀가루 반죽)에 육류의 쫄깃한 질감과 야채 맛이 동시에 어우러져서다. 그래서 그런지 느끼함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야채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팬이 아닌 화덕에서 모든 피자를 구워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피자를 팬에서 굽게 되면 도우 바닥에 기름을 둘러야만 된다. 기름을 바르지 않으면 도우가 팬에 바짝 붙어 버려 떼내기 힘들어져서다. 확인차 이 집 피자 도우 바닥을 들어 보면 기름기가 보이지 않는다.

오리지널 BBQ치킨 피자도 독특하다. 매콤한 바비큐 소스를 바르고 스모크 구다 치즈를 얹어 구워내 고소하면서도 매콤하다. 그러고 보니 이 집에 피자의 전통이라고도 할 수 있는 토마토 소스를 발라 굽는 피자는 거의 찾아 보기 힘들다. 대신 바비큐 소스나 마늘 소스, 크림 소스 등이 쓰인다.

대부분 피자 도우가 도톰하지만 얇은 종류도 있다. 나폴리탄 도우 피자들. 매콤한 마라나라 소스와 이탈리언 소시지, 살라미 등을 허브와 함께 곁들인 시실리안 피자 등 4가지가 있다. 모두 얇고 바삭바삭하면서도 쫄긴 맛을 낸다.

한 끼를 피자로만 떼우기도 쉽진 않다. 그래서 이 집에서는 파스타와 샐러드 애피타이저 피자 등을 같이 시켜 한 테이블에서 나눠 먹는 이들이 많다. 하얀색 포테이토 리크 수프와 붉은 색의 세도나 토티아 수프를 한 그릇에 부어 두 가지 맛을 볼 수 있는 ‘투인어 볼’, 매콤한 콩파오 소스에 마늘 땅콩 등을 혼합해 만든 달콤한 맛의 쿵파오 스파게티는 중국식 음식 같다.

1985년 미국 베버리힐즈에 1호점을 오픈한 캘리포니아 피자 키친은 조니 뎁 등 할리우드 스타들도 즐겨 찾아 일명 ‘셀리브리티(명사들의) 피자’로도 불린다. 전세계 210여개 점포가 영업중인데 한국에는 지난 해 말 문을 열었다. 모던한 인테리어에 캐주얼한 분위기여서 20대 젊은 여성들이 많이 찾는다.

■ 메뉴

12인치 짜리 6피스(미디엄 사이즈) 피자가 1만6,000~1만9,000원. 애피타이저 대부분은 7,000원, 수프류는 5,000원 내외. 샐러드 1만원 내외.

■ 찾아가는 길

강남역 뉴욕제과 옆 길 200m 안쪽. (02)3479-9000


글ㆍ사진 박원식기자 park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