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삼 먹은 오리, 참숯으로 구워내 맛·영양 듬뿍

오리 고기를 먹는 여러 가지 방법들. 오리탕, 유황오리 진흙구이, 오리백숙, 오리 철판구이 등…. 그럼 장작 연기에 훈연해 참숯으로 구워 먹는 것은 어떨까?

경기 과천시에서 인덕원 방향으로 향하는 대로변. ‘이쁜오리 예쁜바베큐’라 쓰인 특이한 간판 하나가 눈에 띈다. 그런데 오리가 뭐가 이쁘고 바비큐가 예쁘다는 건 또 뭐지?

이 집 입구에는 벽돌과 유리로 둘러 싸인 둥그런 모양의 ‘화덕’ 하나가 버티고 서 있다. 다름 아닌 장작구이 훈제 기계. 참나무를 때서 나오는 연기로 오리 고기를 굽는 것이다.

유리 안으로는 길다란 꼬챙이에 걸쳐진 통오리가 불그스름하게 ‘그을리는’ 모습이 보인다. 마치 지구처럼 자전과 공전을 거듭하며 오리도 돌고 회전판도 돈다. 기름이 아래로 떨어지면서 오리의 ‘온 몸’ 구석까지 가열되는 것을 눈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1차로 훈제된 오리는 테이블에서 2차로 구워진다. 참숯의 열기로 다시 한 번 데워지면서 비로소 ‘맛’이 완성되는 것. 그래서 오리 고기 맛이 연하고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하다. 간혹 오리에서 날 수 있는 군내도 전혀 느껴지지 않고 고소하기만 하다.

오리 맛의 비결은 인삼이다. 경북 봉화의 오리 농장에서 오리를 키울 때 인삼을 먹여 키운 것. 인삼을 먹고 자란 오리는 신기하게도 병도 없이 쑥쑥 잘 자란다고 한다. 덩치도 크다. 한국식품연구원 검사 결과 인삼을 먹은 오리는 일반 오리 보다 비타민A 함량이 최고 17배 높게 나오는 등 효능도 입증됐다.

물론 값비싼 인삼 뿌리 보다는 인삼 줄기나 잎사귀를 먹인다. 옆 동네 풍기가 유명한 인삼 산지 덕분이기도 하다.

참숯 불에 구워 먹는 것은 2가지. 오리 고기를 생으로 구워 먹거나 주물럭처럼 양념이 가미돼 있기도 하다. 둘 다 얼린 것이 아닌 말 그대로 ‘생 로스’여서 씹는 맛이 쫀득하다. 어떤 이들은 간혹 ‘이거 오리 고기 맞아요?’라고 묻기도 한다고.

고추장 소스가 더해진 주물럭은 돌판에 구워 먹는다. 살짝 지진 김치 묵은지가 같이 들어가 있는데 새콤하면서도 아삭하다. 고기를 다 먹은 후 맨 밥을 얹어 비빈 후 볶아 먹는 맛은 일품이다.

오리의 배를 갈라 찹쌀과 맵쌀, 인삼과 대추 밤 등을 넣고 삶아 내는 오리 누룽지백숙 또한 인기 메뉴다. 누룽지가 노란 색을 띠며 푹 익은 것이 한 술 뜨면 죽을 먹는 듯 하다. 진흙통에 넣고 4시간 이상 250도의 열기에서 구운 진흙구이도 별미거리.

식사 거리로는 들깨 수제비를 대부분 시킨다. 들깨와 다시마 멸치로 육수를 만들어 국물이 시원하고 수제비는 쫄깃하다. 밀가루 냄새도 없이 탄력을 유지하는 것은 비법 때문인데 공개하지는 않는다고.

무엇 보다 밥 반찬도 빼놓을 수 없다. 오이 피클과 매운 고추, 양파, 양배추 등을 식초에 절여 내는 ‘아삭이’는 씹을 때 상큼한 맛과 함께 정말 아삭하다. 맛있다고 포장해 사가는 손님들이 적지 않다.

역시 식초 등에 절인 무 슬라이스에 오리 고기 한 점을 넣고 무쌈을 만들어 먹는 것도 색다른 시도. 적채를 넣어 약간 보랏빛을 띠는 동치미와 미역국도 시원하다. 무엇 보다 야외 테라스가 널찍해 따뜻한 계절 야외 내음을 맡으며 음식을 맛보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것이 큰 매력이다.

■ 메뉴

인삼오리 장작구이와 누룽지 백숙 1마리 600g(3인분 기준) 3만5,000원, 생오리 장작구이와 오리탕 등은 3만원. 이쁜 오리만두 5,000원. 입구에서 오리알도 판다. 생오리알과 구운 것, 장조림 3가지 종류로 6~9알 5,000~1만원.

■ 찾아가는 길

과천에서 인덕원 방향 갈현3거리 지나 우측 200m 대로변 (02)503-5292

<저작권자 ⓒ 한국미디어네트워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글ㆍ사진 박원식기자 park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