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딸기를 모르는 이가 있을까? 산에 가면 의례 초입에 만나는 풀, 봄부터 노란 꽃이 피기 시작하고 어샌가 함께 익어가는 붉은 열매들이 있어 눈길을 주게 되는 풀, 뱀딸기

뱀딸기는 장미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 풀이다. 산으로 가는 길목, 논뚝이나 풀밭 혹은 숲 기가에서 만난다. 옆으로 옆으로 덩굴이 구불 구불 뻗어 자라고 그 마디 마디에서 뿌리가 나와 땅을 붙잡는다. 잎은 3장씩 달린다. 꽃은 봄이 오면 잎이 달리는 겨드랑이에서 꽃대가 올라오고 그 끝에 하나씩 달린다.

그리고 그 꽃피우기는 가을이 오고도 한참동안 계속된다.

작은 꽃이어서 그 아름다움에 마음을 둔 이들이 많지 않겠지만 자세히 보면, 밝은 노란색 꽃잎이 5장 그리고 그 안에 많은 수술과 암술 곱기도 고울 뿐 아니라 왜 이 뱀딸기가 장미과에 속하는지를 금새 알게 된다. 여름이 다가서면 빨간 열매가 달린다. 달기처럼 붉지만 둥글고 작으며 전체에 돌기같은 것이 도톨 도톨 나있다.

사실 뱀딸기는 마음만 먹으면 언제나 만나지는 어찌 보면 너무 흔하여 그 소중함을 깨닿지 못하는 풀 일수도 있는데, 대부분의 사람 들이 궁금해 하는 점이 몇 가지 있다.

우선, “뱀딸기도 먹을 수 있을까?” 물론 먹을 수 있다. 하지만 산딸기나 복분자딸기(이러한 종류는 모두 나무이다)처럼 달콤하지 않으니 열매의 색깔이 주는 강렬한 유혹에 비해 실망이 크다, 달지도 시지도 않은 그저 무덤덤한 맛이랄까? “먹으면 죽을 수 있을까?”도 궁금한 점의 하나. 답은 “절대 아니다.”이다.

한번도 뱀딸기 열매를 먹어 일이 생겨난 사람을 보지 못했다. “그럼, 왜 하필 기분 나쁘게 뱀딸기 일까?” 여기에는 공식적인 기록이 없으니 정설은 없지만 2가지쯤 이야기가 된다.

뱀딸기는 비교적 장소를 가리지 않고 이곳 저곳에서 까다롭지 않게 자라지만 많이 퍼져 무성한 곳은 조금은 그늘지고 음습할 수 있으니 뱀의 출현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도 있고, 열매 따먹느라 불쑥 손을 내밀면 뱀에게 물리기 쉬우니 이를 주의시키느라 붙었다고 하기도 하고, 최근 나온 이야기에는 기는 줄기가 마치 뱀처럼 구불 구불 땅위를 기며 퍼져나가는 모습을 닮아서 라고도 한다.

아주 오래전부터 뱀딸기의 이름은 그저 뱀딸기였으니 지금 사람들이 옛 어른들의 생각을 어찌 알 수 있으랴.

뱀딸기는 특별한 맛은 없어도 어린 시절을 시골에서 자란 많은 사람들이 재미삼이 따먹던 놀거리, 먹거리였으며, 봄이면 연한 잎과 줄기를 삶아 나물로 무치거나 된장국을 끓여 먹어도 된다.

한방에서는 사매라는 생약이름으로 이용하는데 독을 없애고 피순환을 촉진하며 소화 계통에 효과가 있고 그밖에도 어려 외상에도 치료한다 하고 최근에는 현대의학에서도 뱀딸기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항암작용, 질병에 대한 면역성 등이 있다는 기록이 있다. 염료로 이용한 기록도 있다.

적은 양으로도 물이 잘 드는 좋은 염료인데 매염제로 철을 쓰면 보라색이 염색된다고 한다.

이래저래 쓰임새도 분포도 가깝게 있는 만큼 여러 가지 별명도 있다. 땅딸기, 잠매, 야양매, 게여미탈, 베염탈(제주), 개미딸기 등 그중 땅딸기란 이름이 마음에 든다. 식물이름이란 걸 임의대로 바꿀 수 만 있다면 그리하련만 …

한껏 자세를 낮추며 꾸준히 살아가는 뱀딸기, 그래도 세상에 태어나 긴요한 존재로 살아가는 뱀딸기에서도 우린 배워야 할 것이 많다.


이유미 국립수목원 연구관 ymlee99@foa.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