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홀했던 우주소식도 이제 끝났다. 소유즈호의 귀환과 함께 봄 색은 더욱 짙어졌다. 봄꽃들은 모두 만개, 벚꽃은 이미 눈꽃처럼 낙하 중이다. 가로수에도 초록 솜털이 올랐다. 성급한 이들은 벌써 반소매 차림으로 뛰어다니는, 낮밤이 변덕스런 봄. 일교차에 주의하면서 몸과 마음을 돌보자. 아름다운 지구별의 주민이라는 자부심을 안고서, 다함께 앞으로!

백두산·알프스산 등서 자라는 야생 식물 전시회
■ 평강식물원 '고산식물전'

국내 최대 규모의 암석원으로 유명한 평강식물원에서 저지대에서 보기 힘든 야생 식물 전시회를 열고 있다. 올해로 2회째. 이번 행사에서는 특히 백두산 2,100m 이상의 고지에서 자라는 노랑만병초, 가솔송, 바위구절초 등과 한라산 고산지대에 자라는 시로미, 털진달래, 한라부추 등이 선보인다.

국외 고산식물로 록키산맥과 히말라야, 알프스산맥에서 자생하는 희귀 고산식물들도 함께 공개된다. 암석원 초입에는 알파인하우스(Alpine house)이 나란히 문을 열어 다채로움을 더한다. 원내 식당을 통해 약선(藥膳)산채 정식, 약계탕(藥鷄湯) 등을 맛볼 수 있으며, 생태학습 프로그램 '녹색수업'도 마련돼 온 가족이 함께 봄 나들이 겸 체험학습을 즐기기에 좋다. 5월 31일까지. 경기도 평강식물원. (031) 531-7751

카이로 국제실험연극제서 최우수상 받은 수작
■ 연극 '두 메데아'

작년 카이로 국제실험연극제에서 최우수연출상을 받은 연극 <두 메데아>가 대학로 무대에 오른다. 연인에게 배신당한 여인 메데아의 복수를 그린 고대 그리스 비극. 한국 전통의 소리와 움직임을 가미해 제작했다.

고국과 형제를 버리고 사랑을 선택한 메데아는 연인 이아손의 아이들을 낳고 행복하게 살아간다. 하지만 이아손이 권력과 욕망에 중독돼 메데아를 배반하고 공주와 결혼하기로 하자 메데아는 자신의 아이까지 죽이는 잔인한 복수를 감행한다. 메데아의 내면과 외면, 여성성과 남성성, 모성으로서의 메데아와 연인으로서의 메데아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갈등을 추적하며 현대 사회에서도 여전한 여성의 비극을 반추한다. 27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02) 923-1810

모든 언어를 춤으로 표현한 넌버벌 퍼포먼스
■ 가나모리 조와 노이즘 08의 'NINA'

일본 현대무용계의 촉망받는 안무가 가나모리 조가 댄스컴퍼니 ‘노이즘 08’을 이끌고 한국 관객과 첫 만남을 가진다. 가나모리 조는 유럽 최고의 무용단 중 하나인 NDT Ⅱ 출신으로 2004년 젊은 나이에 니가타 현 시민예술문화회관 무용부문 예술감독으로 발탁되면서 시선을 끌었다. 이번 내한공연작인 는 2005년 작품으로 미국 조이스 씨어터, 러시아 체홉 페스티발 등에서 각광받은 바 있다.

마네킹과 같은 여성 무용수들과 이들을 조종하는 남성 무용수들의 모습에서 일본의 전통 인형극인 분라구(文樂)와 현대적 감성이 잘 드러난다. 가나모리 조 특유의 입체적인 공간 분할과 감각적인 조명으로 구성되는 다이나믹한 무대, 힘과 리듬감이 넘치는 안무를 감상할 수 있다. 25,26일. 서울 LG아트센터. (02) 2005-0114

일본 정통 인형극과 현대적 감성의 앙상블
■ 뮤지컬 '사랑하면 춤을 춰라'

국내 창작 넌버벌 퍼포먼스로는 처음으로 댄스뮤지컬 <사랑하면 춤을 춰라>가 예술의 전당 무대에 오른다. <사랑하면 춤을 춰라>는 인간에게서 가장 솔직한 언어는 춤이라는 전제 아래 모든 대사를 춤으로 풀어내는 무언극. 2004년 10월 초연 이후 국내에서뿐 아니라 일본 공연에서도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주인공인 준, 선, 빈 3인의 탄생부터 성장기의 에피소드와 서로의 관계에 대한 서사를 ‘몸 속의 생명들’ ‘연인’ ‘관능과 유혹’ ‘경연’ 등 다양한 주제를 가진 춤을 통해 보여준다. 힙합, 재즈댄스, 현대무용, 브레이크댄스, 팝댄스 등의 흥겨운 춤과 이를 돋보이게 하는 비디오 영상, 춤의 강약과 일치하는 현란한 조명이 더해져 관객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할 예정이다. 24일부터 5월5일까지.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02) 580-1300


정영주 기자 pinplus@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