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하고 튀는 디자인 각광… 실속형 예물·모던한 한복도 새 트렌드

결혼시즌 답게 결혼식에 갈 일이 많다. 웨딩박람회도 열리고, TV나 신문, 잡지에선 유명인의 결혼식 장면도 자주 접하게 된다. 드라마 속 연인들의 웨딩마치도 이어진다.

그런데 눈에 띄게 변한 결혼 트렌드가 있다. 바로 웨딩패션이다. 단순하면서 개성 넘치는 웨딩드레스와 예물 등 변화가 물씬 풍기는 웨딩패션을 살펴본다.

■ 간결하고 로맨틱한 웨딩드레스

전체적으로 드레스 라인이 과거에 비해 단순해졌다. 인어 처럼 보이는 머메드 라인 등 몸의 곡선을 자연스럽게 살린 미니멀리즘의 실루엣이 신부들에게 사랑 받고 있다.

이처럼 단순한 라인에 화려하고 여성스럽거나 개성이 강한 요소를 추가한 드레스가 최근 유행하고 있다.

간결한 라인에 허리 위를 검은 벨벳 리본으로 장식한 드레스, 날씬한 일자 라인에 주름과 크리스타 장식이 강조된 디자인, 상체에 화려한 장식이 있고 망사가 층층이 장식된 스타일의 드레스 등이 요즘 유행하는 대표적인 드레스다.

소재 역시 과거엔 두꺼운 공단을 사용했지만 얇고 부드러운 촉감의 워시드 실크(washed silk), 타프타 등 하늘하늘하고 다양한 소재가 인기를 끌고 있다.

세인트 마리에 박금선 원장은 "신부들의 패션 감각이 높아지고, 개성이 강해지면서 드레스 선택이 옛날과는 비교할 수 없이 까다롭게 이뤄진다"며 "간결하지만 본인만의 이미지를 나타낼 수 있는 드레스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

■ 3종 세트 대신 반지에 집중… 실속형 예물 크게 늘어

예물에서도 간결한 디자인이 두드러진다. 또, '선택과 집중'이라는 새로운 트렌드가 등장했다는 게 매장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다이아몬드, 순금, 유색 보석으로 구성된 예물 3종 세트는 점점 사라지고 있다. 대신 반지 등 한 가지 종류의 보석에 집중 투자하는 편이다.

반클리프 아펠의 마케팅 담당 김선화 씨는 "요즘엔 루비와 사파이어 같은 유색제품을 구입하는 비중이 크게 낮아지거나 거의 생략하는 반면 예물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반지 구입에 많은 신경을 쓰는 추세"라고 전했다. 특히, 다른 보석 세트는 다 생략하고 다이아몬드 반지 세트만 구입하는 커플들이 대부분이다.

심플한 디자인의 플래티넘 밴드나 솔리테어 다이아몬드 링이 요즘 신랑, 신부가 가장 선호하는 예물 아이템이다.

또, 과거의 신부들은 무조건 큰 캐럿 다이아몬드 반지 등 일상적으로 착용하기 힘든 화려한 보석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리고 대부분 결혼식이 끝남과 동시에 장롱 속에 보관해 뒀다. 그러나 실속파 신부들이 크게 늘면서 평상시에도 부담 없이 끼고 다닐 수 있는 크기의 다이아몬드가 세팅된 반지가 인기다.

미키모토 코리아 마케팅팀 신혜영 차장은 "만혼 커플이 증가하면서 일상생활에서도 착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예물을 고르는 경향이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예물 비용을 줄이기 위해 몇 십만원 대의 밴드 링 반지만 교환하는 커플들도 크게 늘고 있다.

■ 녹의홍상 관례 깨고 취향 따라 한복 선택

과감한 색상과 디자인, 다양한 스타일 등 고전적인 스타일에서 벗어난 한복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한마디로 결혼 한복에 부는 현대화 바람이 거세다.

과거에 신부들은 하나 같이 녹의홍상의 관례에 따라 다홍치마에 연두저고리를 법칙처럼 따랐다. 하지만 요즘엔 관례보다는 본인의 취향과 피부색, 체형에 맞는 한복을 찾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한국의상 백옥수 관계자는 "화려한 색상과 고름과 동정이 없는 한복 등 고전적인 스타일에서 벗어난 한복이 결혼 용으로 호응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진달래색, 장미색의 치마와 아이보리색, 연분홍, 하늘색의 저고리 등 화려하고 다양한 색상의 한복을 입은 신부와 분홍색 바지저고리에 감색 마고자 대신 바지와 저고리 색상을 통일한 신랑의 모습이 결혼식장을 메우고 있다.

또, 여성미를 강조하기 위해 저고리와 배래의 폭은 좁아지고, 치마폭은 넉넉해진 것도 특징이다. 신랑의 경우 마고자 조끼 대신 배자를 입어 보다 경쾌한 이미지를 연출하기도 한다.

신부는 물론 신랑신부 어머니들도 형식에 구애 받지 않고, 자유롭게 한복을 선택하는 편이다.

■ 남성예복 칼라·소매에 개성있는 디자인 가미

과거 결혼식과 달라진 패션 트렌드을 논할 때 신랑 예복을 빼놓을 수 없다. 외모를 가꾸는 남성들이 늘면서 이제 신랑도 예복 선택에 부쩍 까다로워지고 있다. 천편일률적인 기성복의 인기가 시들해지고, 체형과 개성에 맞는 맞춤복을 찾는 신랑이 많다.

맞춤예복은 신랑의 직업과 나이, 취향, 체형, 피부색을 꼼꼼히 파악해 제작된다.

권오수 예복의 집 임진용 이사는 "신랑의 경우, 봄 시즌에는 셔츠와 수트를 가을에는 셔츠와 수트 그리고 코트를 추가적으로 맞추는 게 보통"이라고 한다.

요즘 신랑들은 셔츠 칼라나 소매 커프스에 자신만의 디자인을 가미하는 것이 유행이다. 재킷은 허리선을 많이 강조하며 몸에 딱 맞게 붙고, 길이는 짧게, 뒷 라인은 사이드 오픈을 선호한다.

또, 실용성을 생각해 결혼식이 끝난 후 일부 디자인을 변경해 평상복으로 입는 이들도 많다. 예를 들면, 새틴을 덧댄 칼라, 긴 길이의 재킷 등 화려한 스타일의 예복을 결혼식 후 변형해 일상복으로 입는 것이다.

■ 사진제공=베라왕 코리아, 세인트 마리에, 반클리프 아펠, 미키모토, 한국의상 백옥수, 도움말=오뜨웨딩 박혜영 기자


전세화 기자 cand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