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식당 지존을 가리자' 요리 3파전서 맛자랑 멋자랑

우리 나라에서 제일 좋다는 중식당은 어디일까? 후보를 꼽아 보라면 서울 강남 번화가의 대형 중식당, 아니면 특급 호텔의 중식 레스토랑?

그럼 이들 최고급 중식당은 과연 어떨까? 어떤 메뉴들을 내놓고 어떻게 꾸며 놓았는지 궁금해 할 만도 하다. 또 가격대는 얼마나 되는지도….

홍콩의 아시아 위크지가 ‘백만장자들이 선호하는 레스토랑’으로 국내에서 꼽은 신라호텔의 팔선을 후보 1순위에서 빼 놓을 순 없다. 또 그랜드 인터컨티넨탈호텔에 입점한 싱가포르계 중식당인 크리스탈 제이드 팰리스 역시 막강 후보에서 빠지지 않는다.

그리고 국내 최고의 중식당 후보 하나가 더 늘었다. 바로 서울 강남 오크우드 호텔의 ‘용궁’. 원래 2층에 있다가 최근 3층으로 공간을 옮겨 확장 오픈한 이 곳은 ‘중식의 초고급’을 표방하며 ‘중식당 지존’ 경쟁의 3파전을 선언했다.

과연 ‘최고급’이라는 이들 중식당의 메뉴는 어떨까? ‘비싸기로 이름난’ 제비집 메뉴만 봐도 눈이 휘둥그레질 만 하다. 일례로 ‘해산물 제비집’에 7만4,000원이라고 적혀 있다. 그런데 그것도 여러 사람들이 같이 먹을만한 한 접시가 아닌 ‘1인분’ 가격이다.

제비집 요리가 그것 한 가지만도 아니다. 역시 제비집을 재료로 한 다른 메뉴들도 4만~5만원(1인분)대로 가격대가 그리 차이 나지 않는다. 그나마 제비집이 ‘약간’ 들어간다는 수프류가 1만원 내외. 홍콩에서 직수입한 최고급 재료라서 비쌀 수 밖에 없다고 한다.

생선부레 같은 특별한 요리 또한 양이 많지도 않은데 거의 10만원에 육박한다. 또 메뉴판에 웬 ‘싯가’는 그리 많은지…. 바닷가재나 킹크랩 전복, 우럭, 다금바리 등 해물은 수시로 들어 오는 가격에 따라 그날의 판매가가 달라진다. 크리스탈 제이드 팰리스 경우 최근 전복 한 개의 요리 가격은 3만8,000원.

오크우드호텔의 용궁 역시 크게 다르진 않다. 새로 내놓은 메뉴인 샥스핀 해산물 냉채 1인분에 5만원. 샥스핀과 전복과 새우 가리비 킹크랩 해파리 등 각종 해물에 꽃잎 장식까지 더해 화려하게 보이기도 한다.

양갈비를 구운 뒤 해선장 소스를 묻혀 내는 양갈비 요리(6만원)는 특히 부드럽다. 살이 연하게 씹히는 이유는 스테이크처럼 살점을 ‘때리고’ 나서 반죽을 입힌 후 양념에 절여 놓는 시간을 갖기 때문. 그 위에 짭조스름한 듯 달달한 해선장 소스를 묻혀 내 맛과 향이 향긋하다. 새우에 밀가루 반죽을 입혀 산초 향신료와 함께 튀긴 산초소금 새우튀김 또한 맛이 새롭다.

비록 최고급을 내세운다고 마냥 비싼 것 만도 아니다. 개중에는 ‘착한’ 가격도 섞여 있다. 점심 세트 경우 3만원대부터 시작하고 기스면(8,000원), 짬뽕(1만2,000원) 등이 그나마 만만하다.

고가를 자신있게 내세우는 이유 중 하나로 투자비도 만만찮게 들어갔다. 자연과 전통을 기반으로 신비롭고 동양적인 이미지를 형상화한 실내 인테리어에만 10억여원이 투입됐다고. 신라호텔 팔선 역시 세계적인 인테리어 디자이너 칸지 우에키(Kanji Ueki)가 맡은 것으로 이름 높다. 무엇 보다 룸이 많이 늘어났다. 4인~32인까지 다양하게 이용할 수 있는 별실만 11개다.

용궁이 최고급을 지향하며 값이 비싼 것은 굳이 대한민국 1% 부자만을 대상으로 해서만은 아니다. 바로 옆에 위치한 카지노를 겨냥한 것. 카지노를 찾는 VIP고객들과 중국 관광객들이 주요 고객들이 될 수 있어서다.

실제 호텔 같은 층에 자리하며 ‘국내 최고급’을 표방하는 일식당 ‘아카마쯔’에도 일본인을 비롯한 카지노의 VIP 외국인들이 즐겨 찾는 명소로 자리잡고 있다. 일반인들로서는 엄두도 못낼 최고급 저녁 메뉴로 30만원짜리 중식 저녁 코스 요리가 새로 등장한 것도 이 때문이다.

■ 찾아가는 길

서울 삼성동 공항터미널옆 (02)3466-7799


글ㆍ사진 박원식기자 park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