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남자골프의 미래를 책임질 대형 유망주들이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2008코리안투어가 배상문, 김형성, 이승호, 김경태 등 20대 선수들의 각축전으로 한층 흥미를 더해 가고 있는 가운데 현재는 아마 신분이거나 이제 갓 프로로 전향한 10대 선수들이 정상급 프로들 못지 않은 기량으로 맹활약을 펼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노승열(17 경기고2)과 김비오(18 신성고3), 김민휘(16 신성고1) 등 ‘고교 3인방’이 바로 주인공들이다.

이들은 한결같이 국가대표를 거쳤거나 현 국가대표로서 엘리트 코스를 밟고 있는 검증된 유망주들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우선 지난 연말 아시안투어 Q스쿨을 통과, 가장 먼저 프로의 길을 택한 노승열의 활약이 단연 돋보인다. 노승열은 이달 초 열린 국내 메이저급 프로대회이자 아시안투어를 겸해 열린 GS칼텍스매경오픈에서 당당 2위를 차지, 국내 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더욱이 노승열은 최종 라운드 전반 나인홀이 끝날 때까지 3타차 선두를 달리기도 해 아시안투어사상 최연소 우승자의 탄생을 기대케 했으나 막판 뒷심 부족으로 황인춘(34 토마토저축은행)에게 동타를 허용한 뒤 연장전에서 패배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노승열은 이에 앞선 지난 2월과 3월, 아시안투어 세일오픈과 아시안투어 인터내셔널에서 잇달아 준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매경오픈을 포함해 자신이 참가한 6개의 아시안투어에서 세차례나 2위에 오르는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것. 현재 아시안투어 상금 랭킹 11위로 한국 선수 중에는 가장 높은 순위에 랭크돼 있다.

노승열은 중학생이던 지난 2005년 국내 최고 권위의 아마 대회인 허정구배 제52회 한국아마추어선수권에서 쟁쟁한 ‘형님’들을 따돌리고 역대 최연소 나이로 우승을 차지, 일찌감치 두각을 나타낸 바 있으며 2006년 매경오픈 3위, 한국오픈 톱10, 그리고 지난해 US주니어아마선수권 메달리스트 등의 화려한 전력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아마 국가대표 에이스인 김비오의 활약도 눈길을 끌만하다. 김비오는 노승열의 준우승으로 빛이 바랜 느낌이지만 같은 GS칼텍스매경오픈에서 1타차 공동 3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김비오는 2라운드 18번홀에서 티샷 미스로 인해 트리플 보기를 범하지만 않았더라도 2002년 이승용 이후 6년만에 ‘아마추어 챔피언’이 탄생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대회를 지켜본 관계자들의 이구동성일 만큼 뛰어난 활약을 보였다. 김비오는 이에 앞서 최경주가 참가해 우승했던 SK텔레콤오픈에서도 공동 9위에 오르는 등 기복없는 탄탄한 기량을 과시 중이다.

아마 국가대표 막내인 김민휘의 장래성도 위에 소개한 선배들 못지 않다. 지난해 메이저급 아마대회인 호심배에서 연장 접전 끝에 김비오를 제치고 우승한 바 있는 김민휘는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호쾌한 장타력을 앞세운 공격적인 플레이가 돋보인다. 올해 처음 참가한 프로 대회인 SK텔레콤오픈에서 공동 15위에 올라 녹록치 않은 기량을 과시한 바 있으며 GS칼텍스매경오픈에서도 컷오프를 통과, 최종 라운드까지 경기를 치렀다.

노승열, 김비오, 김민휘 등 ‘10대 고교 3인방’들은 모두 180cm가 넘는 좋은 신체 조건에서 우러 나오는 장타력을 갖추고 있으며 큰 경기 경험이 많아 나이에 비해 경기 운영 능력도 뛰어난 것으로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이들을 지도하고 있는 국가대표 한연희 감독은 “예전에 비해 선수층이 많이 두터워진 상황에서도 이들의 활약은 단연 돋보인다. 앞으로도 프로 대회에 출전 기회가 주어지면 주위의 시선을 끌만한 성적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노승열은 프로로 전향했지만 김비오, 김민휘를 포함한 나머지 대표 선수들은 2년 앞으로 다가온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자산한다”며 이들의 능력에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


박호윤 ㈜한국프로골프투어 마케팅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