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우즈나 최경주, 그리고 박세리, 로레나 오초아 등이 각기 자국의 국기를 가슴에 달고 올림픽에 출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인가.

최근 심심챦게 골프의 올림픽 종목 채택을 위한 논의가 이뤄지면서 그 성사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5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니고 있는 골프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가 등장한 90년대 중반 이후 인기 종목으로 부상하면서 역사상 최대의 호황을 누리고 있다. 타이거 우즈는 축구 , 야구, 농구를 포함한 전 종목을 통틀어 당대 최고의 슈퍼 스타로 공인받고 있을 정도다.

그럼에도 골프는 인류 최대, 최고의 스포츠 축제라 할 수 있는 올림픽에 포함돼 있지 않다. 골프는 1896년 근대올림픽이 시작된 직후인 1900년 파리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으로 선을 뵀으나 제3회 대회인 1904년 세인트루이스올림픽을 마지막으로 올림픽 무대에서 사라졌다. 인종 차별 등이 퇴출 이유였다.

이후 스무 차례 정도의 올림픽이 치러지는 동안 거론조차 되지 않았던 골프의 올림픽 재입성 문제는 80년대 중반 들어 간헐적으로 논의되어 왔었고 최근 들어 골프의 인기가 급상승하면서 빈번하게 논의가 진행 중이다.

지난달 26일 AP통신은 세계 프로골프계의 양대산맥이랄 수 있는 미PGA투어와 유러피언투어의 대표들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자크 로게 위원장과 만나 2016년 올림픽에 정식 종목 채택 여부와 관련된 논의를 했다고 보도했다. 유러피언투어의 조지 오그레디 대표는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고 “그러나 확정된 것은 없으며 해결해야 할 현안들에 관해 논의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특정 종목이 올림픽에 채택되기 위해선 어떤 필수 조건을 구비해야 할까. 우선 최소 전세계 4개 대륙 75개국에서 남성들에 의해 널리 행해지고 있어야 하며 동시에 3개 대륙 40개국의 여성들에 의해 널리 실시되고 있어야 한다. 따라서 골프는 이런 기본적이고도 필수적인 요건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골프가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기 위해선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많다. 가장 큰 걸림돌은 최고의 실력을 갖춘 슈퍼 스타들의 올림픽 참가 여부다. 올림픽은 대개 여름이나 가을에 열리는데 이 때가 미PGA투어나 유러피언투어, 그리고 미LPGA투어 등이 한창 열리는 시점이다. 따라서 과연 스타급 선수들이 국가 명예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큰 돈이 걸려 있는 정규 투어를 포기할 수 있겠는가 하는 점이다. 야구가 금년 베이징올림픽까지만 정식 종목으로 유지되고 다음 올림픽부터 퇴출되는 것으로 결정이 난 것도 이와 같은 이유와 무관치 않다. 메이저리거들이 도핑테스트를 거부하는 것이 외부적인 첫번째 요인이지만 메이저리그 각 구단들이 시즌 중에 열리는 올림픽에 선수들을 차출하는 것을 거부함으로써 출전길을 막아 놓고 있는 것이 가장 근본적인 이유다. 즉, IOC 입장에선 당대 최고의 선수들이 출전치 않는 야구를 굳이 끌고 갈 이유가 없는 것이다.

골프 역시 이 같은 점이 해결되어야 할 과제인 셈이다. 골프는 현재 국가 대항전인 월드컵 외에 라이더컵(미국-유럽 대항전), 솔하임컵(미국-유럽 여자대항전) 등이 열리고 있는데 타이거 우즈의 경우 라이더컵에는 출전을 하지만 월드컵에는 좀처럼 모습을 나타내지 않고 있는게 현실이다.

하지만 골프는 야구와는 달리 개인 운동이라 본인만 의사 결정을 하면 되고 또 시즌 중이라 해도 4년에 한번 일주일의 일정만 올림픽에 ‘양보(?)’하면 되기 때문에 문제 해결이 야구 보다 훨씬 쉽다. 따라서 몇몇 세계적인 스타들이 상징적인 의미로 올림픽 참가 의사를 표시해 준다면 의외로 간단한 문제일 수 도 있다. 이런 점이 골프가 올림픽 무대로 복귀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이유다.

2016년 올림픽 개최지 및 종목 선정은 내년에 열리는 IOC 총회에서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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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호윤 ㈜한국프로골프투어 마케팅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