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 가면 추억의 맛이 있다대를 이어 지켜온 냉면·칼국수의 맛… 남녀노소 관계없이 대만족

우리의 식문화는 날이 갈수록 다양해지면서 이탈리안, 프렌치, 오리엔탈 등 새로운 메뉴와 함께 수많은 종류의 레스토랑들이 생겨났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도 집안대대로 한 곳에서 자리를 지키면서 나이든 사람들에게는 추억과 세월을 같이 하고 젊은 사람들에게는 우리의 옛 맛을 전해주고 있는 집들을 찾아본다.

지금까지 오래된 집이라는 평을 얻고 있는 곳은 많지만, 상호는 그대로 이지만 안타깝게도 긴 세월동안 주인이 여러 번 바뀌고 위치를 옮기면서 고유의 맛을 잃어버린 곳들도 많다. 지금 소개 되는 곳은 서울에서 자리잡아 짧게는 30년 이상 길게는 70년을 같은 자리에서 한결 같은 맛을 내고 있는 집들이다.

◇ 1940년대 개점

■ 영춘옥

1942년에 종로 통 골목에서 시작하여 그 옛날 김두한이 종로를 휘어잡던 시절, 김두한도 단골로 드나들었다던 영춘옥은 66년 전통을 자랑하는 꼬리곰탕집이다. 피카디리 극장 주변 음식점 중 가장 맛있고 유명한 집이라고 모두가 입을 모으는 곳이며, 이 일대에서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국물 맛이 진하다고 정평이 나 있기도 하다. 현재의 사장인 차정아 씨가 시어머님의 사업을 물려받아 운영해 오고 있다.

오후3시부터 판매하는 하루에 40그릇 정도가 전부인 따귀는 해장국 육수를 우려낸 뼈다귀를 뚝배기에 수북히 담아 주는 것으로 이 집에서만 맛볼 수 있는 일품 메뉴이다.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돈의동 131(종로 피카디리극장 근처)

전화번호 : 02-765-4237

메뉴 : 해장국(5천원), 곰탕(6천원), 꼬리곰탕(1만4천원), 꼬리찜(2만8천원), 편육(1만4천원), 따귀(1만9천원)

휴무일 : 연중무휴

■ 우래옥

60년 이상 변치 않은 냉면과 육수로 평양냉면 마니아들 사이에 ‘지존’으로 추앙 받는 곳이다. 툭툭 끊어지는 면발과 동치미가 가미된 육수 등 정통 평양냉면을 재현하고 있는 곳 중의 하나이다. 냉면 매니아들 사이에 가장 인기가 좋은 것은 다른 곳에서 먹기 힘든 ‘순면’이다. 순면은 100% 메밀을 사용한 것으로, 면발의 까칠한 촉감이 매력적이다. 냉면 외에 불고기나 어복 쟁반도 훌륭하다.

1946년 겨울에 개점한 우래옥의 역사는 반세기가 넘은 셈이다. 평양 출신의 창업주의 대를이어 아들과 손자가 음식 맛을 지키고 있다.

주소 : 서울특별시 중구 주교동 118-1 (을지로 4가역 4번 출구 나와서 오른쪽 골목 안쪽)

전화번호 : 02-2265-0151

메뉴 : 평양냉면(9천원), 비빔냉면(9천5백원), 온면(9천5백원), 불고기(2만5천원), 갈비(3만5천원), 소금구이등심(4만원), 생갈비(3만5천원), 염통구이(2만6천원), 갈비탕(9천원), 어복쟁반(소 7만원, 대 9만원), 장국밥, 육개장(각 8천5백원)

휴무일 : 월요일, 명절휴무

■ 취천루

오로지 만두만 전문으로 하는 곳이다. 고기만두, 교자만두, 군만두, 물만두 이렇게 네 가지 만두를 쪄내는데 돼지고기 만두와 소고기 만두로 다시 나뉜다. 정통 중국식 만두라기보다는 70여 년 동안 우리나라 사람들과 같이 한 한국식 만두 쪽에 가깝다.

한국에 정착한 한 화교가 일제시대 때 지금의 그 자리에서 호떡과 만두를 만들어 팔기 시작한 이후 3대째 내려오는 집으로, 주방과 홀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한 가족이다.

주소 : 서울특별시 중구 명동1가 77(롯데백화점 건너편 명동길 입구로 들어가서 왼쪽)

전화번호 : 02-776-9358

메뉴 : 돼지고기만두, 교자만두(각 6천원), 물만두, 소고기만두, 소고기교자만두(각 7천원),

휴무일 : 명절휴무

◇ 1950년대 개점

■ 대성집

본래는 해장국집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도가니탕으로 더 유명하다. 부엌에 걸려 있는 3개의 대형 솥에 도가니 뼈, 도가니 살, 힘줄(스지) 등을 같이 넣고 장작불로 밤새 국물을 우려내는 국물이 기름지지 않고 진국이다. 사골 국물에 선지와 우거지를 넣고 된장을 풀어 끓이는 해장국도 구수하고 개운하다. 입구를 들어서면 주방을 지나 미로 같이 연결되어 있는 방으로 들어가게 되어 있는 독특한 구조이다.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교북동 87(서대문역 3번 출구 독립문 방향 꿈이 있는 약국 골목)

전화번호 : 02-735-4259

메뉴 : 도가니탕(9천원), 선지해장국(4천원), 수육(2만원)

휴무일 : 둘째주, 넷째주 일요일

■ 서린낙지

1959년 시작해 2대째 운영하고 있는 서린낙지는 처음에 소위 낙지골목이라 불리던 서린동에서 시작하여 92년에 청진동에 자리를 옮겼다. 다른 무교동의 낙지 집들처럼 프랜차이즈화 시키지 않고 유일하게 본점만 50여 년간 운영하고 있다. 낙지 볶음 외에도 인기 메뉴는 베이컨 소시지로, 철판에 콩나물과 김치, 감자, 양파 등을 깔고 낙지 국물에 양념을 해 베이컨과 소시지를 익혀 먹는 것 이다. 다 먹은 후에 밥을 비벼 먹으면 좋다.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청진동 295(청진동 교보문고 뒷골목)

전화번호 : 02-735-0670

메뉴 : 낙지볶음(1만4천원), 조개탕(8천원), 파전(7천원), 베이컨소시지(소 1만원, 대 2만원)

휴무일 : 명절휴무

◇ 1960년대 개점

■ 고려삼계탕

45년 전통의 고려삼계탕은 3대째에 걸쳐 운영하고 있다. 여름만 되면 서울 시민들의 보신을 책임지는 곳으로 인기가 높았다. 여름에는 삼계탕과 함께 국수사리를 내고, 겨울에는 오곡밥을 곁들여 낸다. 황기와 대추 두 가지 한약재와 인삼을 발효시킨 인삼주 한 잔도 같이 나온다. 각 층마다 선조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민화나 주방소품 등이 전시되어 있으며, 5층까지 오르는 계단 한쪽 벽면에는 신라 때부터 고려 때까지 시대별 각종 도자기와 유기를 전시해 놓았다. 중국, 일본, 동남아 외국인들도 많이 찾는 곳이다.

주소 : 서울특별시 중구 서소문동 55-3(서소문동 고가도로 끝나는 지점)

전화번호 : 02-752-9376

메뉴 : 삼계탕(1만2천원), 전복죽(1만2천원), 오골계탕(2만원), 전기통닭구이(1만2천원)

휴무일 : 공휴일, 명절휴무

■ 명동교자

명동교자는 1965년 을지로 입구 삼각동 하동관 골목에서 ‘장수장’이란 이름으로 시작한 명동교자는 집에서 만들어 먹는 것으로만 생각했던 칼국수를 처음으로 대중화를 시도한 곳이다. 닭 육수에 끓여내는 부드러운 면발의 칼국수가 일품이다. 한때는 칼국수 집의 대명사이기도 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주소 : 서울특별시 중구 명동2가 25-2(명동2가 유투존 뒤)

전화번호 : 02-776-5348

메뉴 : 칼국수(7천원), 만두(7천원), 비빔국수(7천원), 콩국수(여름메뉴)(7천원)

휴무일 : 명절휴무

■ 서북면옥

1968년에 개점하여 40년 동안 냉면과 만두를 만들어 온 집으로, 서울에서 몇 안 되는 평양냉면을 파는 집이다. 메밀 함량이 비교적 높은 면발과 상큼한 맛의 육수로 나름대로 매니아 층을 거느리고 있다. 평양 스타일의 만두도 맛볼 만하다. 겨울 계절메뉴에는 떡국과 떡만둣국, 만두전골이 있다.

주소 : 서울특별시 광진구 구의동 80-47(구의동 구의사거리 어린이회관 주차장 옆)

전화번호 : 02-457-8319

메뉴 : 물냉면(6천원), 비빔냉면(6천원), 접시만두(6천원), 만둣국(6천원), 수육(소 1만원 대 1만5천원), 편육(1만원), 쟁반냉면(중 1만5천원 대 1만8천원)

휴무일 : 일요일, 명절휴무

■ 역전회관

역 앞의 식당은 음식 맛이 없다는 고정관념을 깨는 곳. 바싹불고기라는 고유의 메뉴로 1964년부터 지금까지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불고기 외의 대표 메뉴는 가스불에 직화로 구워져 나오는 낙지구이. 낙지비빔밥도 한끼 식사로 훌륭하다. 다른 메뉴들도 수준급이고 깻잎 등의 밑반찬도 만족할 만하다. 선지해장국으로도 유명한 곳이다.

주소 : 서울특별시 용산구 한강로2가 405(용산역 정면으로 나와서 길 건너 파출소 옆)

전화번호 : 02-749-4689

메뉴 : 낙지구이(2인분 3만5천원), 낙지볶음(2인분 2만5천원), 낙지백반(1만3천원), 낙지비빔밥(9천원), 낙지초회(3만원), 바싹불고기(2만5천원), 선지해장백반(5천원), 선지술국(1만원), 육회비빔밥(1만원)

휴무일 : 명절휴무

◇ 1970년대 개점

■ 명륜손칼국수

사골국물에 끓여내는 가느다란 칼국수 면발의 맛이 부드러운 곳. 수육 또한 맛있는 곳으로, 두툼한 양지 수육이 유명하다. 부드럽게 삶은 문어 수육도 좋다. 수육과 문어를 반반씩 주문할 수도 있다. 점심시간에 영업을 하다가 재료가 떨어지면 일찍 문을 닫기도 하니 미리 전화를 하여 확인하고 가는 것이 안전하다.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명륜동1가 31-23(혜화동 로타리에서 SK 주유소를 오른쪽으로 끼고 직진(과학고, 경신고 방향)하여 약 400m 종로구 구민 생활관 앞)

전화번호 : 02-742-8662

메뉴 : 칼국수(5천5백원), 문어와 수육(2만5천원), 생선전(2만원)

휴무일 : 공휴일휴무

■ 평양면옥

평양 출신 할머니가 6·25 때 월남하여 창업한 전통의 냉면집이다. 식당 내에 제분기를 설치하여 그날 쓸 메밀가루를 직접 빻아 사용한다. 메밀 함량이 90%나 되는 면발을 자랑한다. 양지와 사태로 끓인 맑고 담백한 육수로도 인기가 높다. 냉면 못지않게 커다란 크기의 평양식 만두도 유명하다. 성인 여자 주먹만한 두툼한 만두는 서너 개 만 먹어도 배가 부르다.

주소 : 서울특별시 중구 장충동1가 26-14(동대문 운동장에서 장충체육관쪽으로 가다가 오른쪽)

전화번호 : 02-2267-7784

찾아가기 : 서울특별시 중구 장충동1가 26-14(동대문운동장에서 장충체육관으로 가다가 오른쪽)

메뉴 : 냉면(8천원), 만두(8천원), 제육(2만원), 불고기(2만2천원), 어복쟁반(중 4만4천원, 대 6만6천원), 편육(2만2천원)

휴무일 : 공휴일, 명절휴무


글·사진 블루리본 서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