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키니 신' 실시간 검색 1위… 시청률은 아쉬움

실제같은 연기 호평 오연수 '달콤한 인생'

배우 오연수는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배우다. 데뷔작 <춤추는 가얏고>의 무표정한 모습이 트레이드한 이미지로 전해오듯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들 정도로 내색하지 않는 편이다. 그 오연수가 확 변해있었다. 귀밑까지 짧아진 머리만큼 순간순간의 표정 변화를 주저하지 않고 드러냈다.

인터뷰가 약속된 카페 안으로 오연수의 바쁜 발걸음과 대조적으로 얼굴에는 미소가 스쳐 지나갔다. 오연수는 자리에 앉자마자 “시청률도 좋지 않은데 인터뷰해서 미안한걸요”라고 말했다.

오연수는 MBC 주말특별기획 <달콤한 인생>(극본 정하연ㆍ연출 김진민)을 통해 중년에 접어든 여자를 그리고 있다. 극중 캐릭터와 나이대가 또래라 그런지 연기가 연기인지, 실제인지 모를 정도로 제대로 전달하고 있다는 평을 얻고 있다. 하지만 시청률 ‘히트 메이커’의 명성에 무색하게 이번 드라마가 흥행면에서 부진으로 쓴 맛을 보고 있다.

“제가 <두번째 프러포즈> <슬픔이여 안녕> <주몽>까지 3연타로 시청률이 30%가 넘는 드라마에 출연했는데, 이번에서야 알겠더라고요. 단 1%의 시청률을 올리는 게 얼마나 힘든지 말에요. 그때 상대 드라마의 배우들의 기분이 이랬겠구나 비로소 알겠더라고요.”

배우들을 울고 웃게 하는 ‘시청률’이 무엇인지, 오연수도 이제서야 시청률이라는 채찍에 ‘겸손’을 배웠다. 새삼 자신이 얼마나 운 좋은 사람인지를 느끼는 계기가 됐다. 배우가 아닌 시청자의 눈높이로 <달콤한 인생>을 보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음을 깨달았다.

“드라마가 어렵다고들 하시더라고요. 시청률이 그 반응이 나오니까 제가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부터 들더라고요. 작품성 면에서는 간만에 완성도가 높은 드라마가 나왔다고들 하는데 아직 시청률이 기대만큼 나오지 않고 있으니 말에요.”

한숨을 내쉬는 오연수에게 긴장을 풀고자 화제가 된 ‘비키니신’을 냉큼 물었다. 오연수는 금새 반달눈으로 눈꼬리를 만들더니 “아휴~ 창피해요”라며 웃음을 터트렸다. 예상에도 없던 비키니신이 등장하는 바람에 그간 몸고생, 마음고생을 좀 했단다. ‘안하면 안되겠느냐’는 사정에도 불구하고 촬영 날짜는 가까워져 왔고, 약 3주 동안 ‘속성 몸만들기’에 들어갔다.

스케줄상 전문 트레이너의 도움을 받을 수가 없어 일단 남편이자 배우 손지창에게 도움을 받았다.(다리를 잡아줬다고 한다) 탄탄한 복근으로 보이기 위해 윗몸 일으키기를 빼먹지 않고 했다. 촬영 이틀 전부터는 굶어가며 뱃살을 뺐다. 오연수는 “정말 혹독하게 관리했어요. 애를 둘이나 낳은 몸이라 나름 똥배도 있고 뱃살도 있거든요. 그 신을 안하면 안되겠냐고 사정했는데도 안되니 하는 수 없었죠. 원래는 원피스 수영복을 입으려고 했는데 글쎄 몸매가 더 드러나 보여서요. 과감하게 비키니를 입기로 한 거죠”라고 말했다.

오연수의 비키니신이 전파를 타자 방송 직후 인터넷 포털 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에 1위로 등극했다. 또 오연수의 미니홈피에는 방문자가 폭주해 4만명을 훌쩍 넘겼다. 내로라하는 S라인 미녀들을 무릎 꿇게 할 정도의, 그야말로 ‘비키니 효과’를 발휘했다.

자신 없는 몸매를 내보이는 부담감이 얼마나 컸으면 오연수가 직접 매장을 돌아다니며 비키니 수영복을 구입했다.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D&G’의 비키니는 오연수 덕분에 품절 사례를 빚었다.

오연수는 비키니신 뿐 아니라 베드신을 연기해 안방극장을 깜짝 놀래켰다. 조신하고 조용한 연기 패턴의 일탈치곤 너무 셌다. 오연수 역시 이 걱정을 아는 듯 했다.

“노출이나 자극적인 장면을 하게 되면 두 아이들의 얼굴이 떠올라서요. 저희는 아이들과 함께 드라마를 보는 데 저걸 어떻게 이해시켜야 하나 말이죠. 엄마는 연기라는 일을 하니까 아빠가 아닌 다른 아저씨랑도 껴안을 수 있다고 설명을 했어요. 재밌는게 큰 애는 그걸 이해하더라고요. 뿐만 아니라 요즘은 모니터링도 해줘요. 그 어떤 것보다 힘이 되는지 몰라요.”

오연수는 극중 불륜에 대해 공감하는 눈치였다. 여주인공 혜진처럼 무료한 삶을 사는 주부들은 한번쯤 드라마처럼 ‘달콤한 인생’을 꿈꾼다는 설명이다. 오연수는 “불륜이라는 소재 때문에 우려하시는 분들도 있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이 드라마를 선택하고, 연기하는 제 결정이 근래 들어 제일 잘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오연수가 아닌 혜진으로 시청자들과 소통하는 게 제겐 ‘달콤한 인생’인 것 같아요”라며 활짝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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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아 기자


이현아 기자 lalala@sportshank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