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취미’는 무엇입니까.

이 질문에 선뜻 대답을 못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누구나 좋아하는 일 하나쯤은 가지고 있지만 이 자체를 취미라고 밝히기엔 무리가 있다. ‘좋아하는 일’이 ‘취미’가 되기 위해서는 갖추어야 할 조건들이 있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것’에서 시작되고, 더불어 ‘지속성’을 유지해야 한다. 또한 취미는 돈벌이를 위한 직업과 구별이 되지만 때로는 직업이 되기도 하는 ‘유연성’이 있어야 한다. 이와 같은 나름대로의 ‘취미 조건’을 충족시킬 때 진정한 취미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지금 소개할 세 권의 책 속에는 ‘마니아’ ‘오타쿠’를 방불케 할 정도로 취미에 몰입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나는 장난감에 탐닉한다>(갤리온 펴냄)는 해박한 지식과 순수한 열정으로 뭉친 세계적인 장난감 컬렉터의 30여 년 동안의 탐닉일지다. 나이가 들면 손과 마음에서 멀어진다는 장난감을 중년이 돼서도 놓지 못하고, 뉴욕, 런던, 오사카, 몽골까지 신기한 장난감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가는, 세상의 모든 장난감을 다 알고 싶은 장난감쟁이 ‘김혁’. 그는 ‘세 아이를 둔 40대 아빠’이자 ‘세계적인 장난감 컬렉터, 1억 원짜리 테디베어를 갖고 있는 사람’이기도 하다. 아무리 무뚝뚝하고 메마른 사람이라도 그 사람의 마음빗장을 풀 수 있는 장난감 하나쯤은 어딘가에 꼭 있을 거라고 믿는 그는 오늘도 장난감을 모으고, 장난감 이야기를 듣고, 사람들과 함께 장난감을 나눌 날을 꿈꾸며 장난감 탐닉일지를 써내려 가고 있다.

장난감쟁이 ‘김혁’이 있다면 오디오계에는 오디오 마니아 ‘황준’이 있다. <오디오 마니아 매뉴얼>(돋을새김 펴냄)은 매칭의 예술, 오디오라는 취미의 매력을 노래한다. 자동차나 카메라와는 달리 오디오는 시각과 청각을 통해 깊이 빠져드는 매력이 있어서 오디오 마니아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하는 황준. 그는 오직 실전만을 강조해온 20여 년간의 오디오 취미 경험을 살려 엠프와 스피커 매칭의 세계를 ‘베스트 매칭 100선’과 ‘워스트 매칭 25선’으로 선별, 오디오가 취미인 사람들이 겪는 ‘오디오 고행길’을 단축시키는 일등공신이 되고 있다.

‘내가 있는 곳이 무대가 된다’고 말하는 또 한명의 취미광 ‘폴 제논’. 그는 <스트리트매직>(넥서스북스 펴냄)을 통해 거리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마술취미를 소개한다. 동전을 갖고 노는 동전마술에서부터 현란한 카드마술, 마음을 읽는 초능력 심리마술, 사랑 받는 파티용 마술까지 상대방을 웃고 울게 만드는 마술의 매력을 이야기하고 있다. 폴 제논은 자신만의 마술 노하우까지 완전 공개해 초보자들의 마술 입문을 돕고 전세계의 스트리트 매직 붐을 이끌어 냈다.

당신의 취미는 무엇입니까, 봄이 여름을 맞이하는 6월, ‘장난감’ ‘오디오’ ‘마술’ 무엇이 됐든 나만의 ‘취미’에 한번 빠져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윤선희 기자 leonelgar@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