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백 무대 1위… 2년 차 징크스 피해"이번 콘셉트는 귀여운 척 섹시한 척~

소녀가 숙녀로 변신했다. 아니 성장했다. ‘나를 사랑한다고 솔직하게 말해봐~’(<텔미>)라고 귀엽게 앙탈 부리던 ‘어린 동생’ 원더걸스는 없다.

짧은 미니스커트에 호피 무늬 의상으로 멋을 낸 원더걸스는 ‘난 너무 예뻐~’ 라며 자신의 매력을 당당하게 과시하고 있다. 이름 그대로 ‘원더(Wonde)’한 성장을 보여주며 숙녀의 모습으로 무대에 섰다.

변화에 대한 대중의 반응은 뜨겁다. 대중의 뜨거운 반응에 원더걸스는 요즘 하루 4,5시간도 못자는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다. 부족한 수면에 학업과 방송 활동을 병행하니 힘들만도 한데, 이들의 모습은 생생하다. 원더걸스는 마치 릴레이라도 하듯 연이어 하품을 쏟아내면서도 “조금 피곤해도 카메라에 빨간 불이 들어오면 쌩쌩~해져요”라며 살포시 웃는다.

원더걸스는 싱글 <소 핫(So Hot)>을 발표하며 6개월여 만에 무대로 돌아왔다. <소핫>은 음원을 공개하자마자 각종 인터넷 음악 차트 상위권을 차지했고, 첫 컴백 무대인 KBS <뮤직뱅크>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례적인 행보다. 많은 가수들의 통과의례라고 하는 소퍼모어 징크스(2집 앨범이 흥행에 실패하는 경우)마저 피해갔다. 원더걸스의 요즘은 눈부실 정도로 찬란하다.

언제나 조용했던 원더걸스의 막내 선미와 소희가 수줍게 말문을 연다. “<텔미>때 처럼 얼떨떨해요. 이렇게 많이 사랑해 주셔서 감사하고요. 팬들은 저희가 변신했다고 하는데, 저희는 전혀 변신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그냥 저희 나이에 맞게 음악을 표현하려고 했어요. 섹시하기 위해 너무 과하게 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꽁꽁 감추지도 않고 귀엽고도 섹시한 느낌요.”

선미가 말을 시작하자 이내 소희가 거든다. “이번 음악의 컨셉트가 섹시한 척 하려는 10대에요. 팬들이 우리의 모습을 섹시하게 봐주시는 걸 보면 저희가 노래를 잘 표현했나 봐요”

이들의 너스레가 일견 맞는 것 같다. ‘섹시하게 변신했다’고 말하지만 이제 막 고등학교에 입학한 이들에게 실상 ‘섹시’란 말은 어울리지 않는다. 아마 원더걸스가 음악을 표현하는 방식이 성장했다는 게 맞을 법 하다.

이들의 변화는 겉모습이 아닌 내면에서 찾는 게 빠르다. 원더걸스가 <텔미>로 주목받던 당시, 이들의 모습은 다소 수동적이었다. 바쁜 스케줄과 어린 나이 때문인지 소속사의 지시에 따르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1집 앨범으로 활동했던 시기, 소희(16)와 선미(16)는 수줍은 소녀였다. 대신 맏언니인 유빈(21)과 이보다 한살 어린 선예와 예은이 동생들을 추스르며 팀의 활기를 줬다. 4개월여 만에 만난 이들은, 이전과 달리 적극적으로 변해 있었다. 수줍음을 타는 소희가 활짝 웃는 모습, 선미가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모습, 유빈이가 조근조근 얘기하는 모습에서는 활기가 묻어났다. 성년이 된 선예와 예은 역시 예전보다 타인과 대화하는 걸 무서워하지 않는다.

“예전에는 방송이 낯설고 어렵기만 했어요. 꽉 짜여 진 스케줄에 바쁘게 다니다 보면 다른 생각을 할 여유도 없었고요. 잠시 활동을 쉬고 휴식을 취하다가 다시 방송국으로 돌아와 보니 알게 됐어요. 집 같은 편안함을 느꼈다고 할까요.”(예은)

선미가 언니의 말을 거든다. “가장 ‘핫(Hot)’한 공간이 무대라는 걸 알았어요. 저희의 매력은 바로 카메라 앞에서 설 때인 것 같아요.” 소희도 바통을 이어받는다. “카메라에 빨간불, 온에어 마크가 들어오면, 그때 저는 최고가 되는 거죠. 이런 느낌이 행복해요.”

멤버들의 말투에서 일에 대한 책임감과 자신감 그리고 행복감이 물씬 배어 있었다. 원더걸스는 인터뷰 말미에 다짐하듯 말했다. “저희는 호기심이 많아요. 다음 노래는 어떤 것일까. 그 노래는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우리가 어떤 모습을 보여드리면 팬들이 좋아할까. 아마 오늘보다 내일을 기대하는 분이 많은 것도, 저희들의 노력하는 모습을 예쁘게 보신 덕분인 것 같아요.”


스포츠한국 연예부 문미영기자 mymoon@sportshank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