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베니건스 매장에 가면 더러 간판이 2개 보인다. 베니건스와 ‘마켓오’(MarketO). 하나는 알겠는데 또 하나는 뭐지?

옆에 레스토랑 하나가 더 생겼나? 그렇다! 이제 베니건스와 마켓오는 함께 가는 브랜드이다. 그러고 보니 서울 코엑스, 올림픽공원 등 몇군데에서 비슷한 간판을 본 적이 있다. 그리고 궁금증 또 하나, 파머스 베니건스(Farmer’s Bennigan’s)라고도 있던데…

서울 도곡동 베니건스&마켓오. 입구에 들어서면 커다란 공간이 2개가 보인다. 클래식 스타일의 전통 매장과 새하얀 바탕의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곳. ‘어! 서로 다른 매장이 2개가 있나 보네’. 먼저 것은 베니건스, 다른 것은 마켓오다.

이름하여 ‘1스토어 2브랜드’ 각각 다른 브랜드, 레스토랑이지만 하나의 공간, 하나의 매장에 2개의 레스토랑이 같이 있는 신개념이다. 쉽게 말 해 ‘한지붕 2가족’.

마켓오의 ‘오’(O)는 ‘Organic’의 첫 글자. 유기농 및 신선한 식재료로 만드는 웰빙 음식이란 의미를 담고 있다.

베니건스를 운영해 온 오리온그룹계열 롸이즈온㈜이 지난해 야심차게 런칭한 마켓오는 그래서 기존 베니건스와 메뉴가 전혀 다르다. 두부 스테이크, 단호박 오곡찰밥, 요거트 슈림프, 차 소바, 게살 아보카도, 그린 랩, 두부 카르파치오 등이 특히 잘 나가는 인기 음식들. 이름만 들어도 웬지 ‘자연이나 식물’이란 단어가 떠오른다.

50여 가지가 넘는 메뉴를 통칭하자면 아시안 웰빙 푸드. 그래서 메뉴판은 롤 샐러드 누들 그릴 등 고단백 저칼로리 식단이 주류를 차지한다. 식재료 또한 오가닉 컨셉에 충실하다. 흑미 녹차 낫또 흑임자 등을 사용해 담백한 맛이 기본. 매일 산지에서 직송한 야채와 소스도 직접 만든 소스, 시칠리아산 유기농 커피와 홈메이드 천연 발효빵, 유기농 요구르트 만을 고집한다.

마켓오는 메뉴가 다른 것처럼 공간 인테리어 또한 차별화됐다. 화이트톤의 벽돌벽과 오픈 테라스는 유럽의 노천카페에 앉아 있는 정취를 풍겨낸다. 심플하면서도 밝은 분위기지만 빈티지 스타일의 나무 책장, 앤틱 창틀과 문 등은 고풍스런 맛도 담아낸다. 베니건스의 트레이드 마크인 ‘클래식 우드 & 짙은 녹색 컬러’와는 제법 색다른 느낌.

그렇다고 베니건스는 그냥 놔두고 마켓오만 더했을까? 베니건스 또한 변신을 서두르고 있다. 이른바 셰프 레스토랑으로의 전환이다. 종전의 획일화된 맛을 거부하고 음식의 퀄리티를 높여 최상의 맛을 제공하겠다는 것. 더 이상 음식을 기계로 찍어내지 않고 셰프가 직접 요리한다. 특히 파머스 베니건스라고 쓰인 압구정점은 슬림 & 헬시 어메리컨 스타일 신메뉴들을 다른 매장 보다 먼저 앞서 내놓는다.

단호박 오곡찰밥, 케일잎으로 싼 주먹밥 그린 랩

베니건스의 변화를 가장 크게 보여주는 대목은 뉴욕 스테이크. 요즘 고기는 부드럽고 마블링이 돋보인다. 전에는 냉동육을 썼지만 지금은 냉장육을 써서다. 고기 등급도 곡물비육기간도 종전 120일에서 300일짜리로 늘렸다. 물론 부담은 더 늘어난다.

새로 생겼다고, 유기농이라고 마켓오가 더 비쌀지 모른다고 염려할 수도 있다. 실제 마켓오 고객중에 ‘(계산이) 더 많이 나왔다’고 말하는 이도 있다. 하지만 메뉴판 가격표는 1만원 대가 대부분. 1만5,000원 내외가 가장 많고 비싼 것도 2만원대 수준. 그럼 왜? 베니건스는 휴대폰 할인이 최고 20%까지 되는데 마켓오는 안되는 탓도 있다. 실제 객단가(1인당 지출액)은 비슷하게 나온다고 한다. 오가닉 때문인지 특히 젊은 여성, 어르신들도 많이 찾는 것은 종전과 크게 달라진 모습이다.

■ 찾아가는 길

베니건스 마켓오는 압구정, 도곡동, 서울역사, 코엑스, 올림픽공원, 인천공항 등 6개점. (02)3463-2700


글ㆍ사진 박원식기자 park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