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갑 엔터테인먼트현대적 트렌드로 재해석한 R&B… 대중성·작품성 갖춘 스테디 셀러남성 듀오의 탁월한 가창력·창작력에 환상적 하모니 강한 중독성

2008년 추락할 나락조차 없는 음악시장을 구원할 블록버스터 급 앨범의 등장으로 화제다. 발매 하루 만에 초도 물량 3만장을 완전 매진시킨 가창력의 대명사 ‘브라운 아이즈’의 3집이 주인공이다.

2003년 해체 후 5년만의 화려한 금의환향이다. 이들은 이미 ‘벌써 1년’, ‘점점’, 두 장의 앨범으로 2000년대 대중음악계의 대형우량주로 떠올랐던 남성듀오다. 2001년에 발매된 1집은 지금도 스테디셀러로 판매행진을 계속하며 한국 대중음악 100대 명반에 당당히 선정된 공인된 명반이다.

멤버는 탁월한 가창력과 창작력 그리고 환상적인 하모니를 자랑하는 ‘윤건(본명 양창익)’과 ‘나얼(본명 유나얼)’이다. 연세대 음대를 졸업하고 1999년 4인조 보컬그룹 ‘팀’으로 데뷔한 윤건은 음악적 트렌드를 리드하는 탁월한 감각의 명곡을 창작하며 대중적 R&B시대를 연 주인공이다.

솔로 독립후에도 제1회 한국대중음악 최우수 R&B발라드상을 수상한 그다. 단국대 미대를 졸업하고 1998년 그룹 '앤썸'으로 데뷔해 그 해 SBS 신세대가요제 대상을 받은 나얼은 탁월한 소울 창법을 대중가요에 접목해 후배 R&B가수들이 닮고 싶은 창법의 전형이 되었다.

음악전문가들에 의해 노래 잘하는 가수 6위로 선정된 이유도 탁월한 그의 가창력 때문이다. 대중음악계에서 대중성과 작품성을 고루 갖춘 희귀한 존재인 이들은, 해체 후에도 대중과 평단의 끝없는 그리움과 재결합 러브콜을 받아왔다.

세기말. 묵은 한 세기와 새로운 또 한 세기가 세대교체로 몹시도 숨이 가빴던 틈새에서 디지털은 아날로그로부터 세상의 주도권을 양도받았다.

그때부터 대중음악계는 소위 MP3로 대변되는 디지털 음원의 거센 파도에 휩싸여 조타수를 잃고 표류하고 있다. 그때 대중은 디지털 세상의 신천지에 대한 기대감보다 지난 세기에 대한 그리움과 추억의 진한 향기에 몸살을 앓았다. 그 결과물이 복고문화다.

그런 뒤숭숭한 시기였던 2001년 6월. 이들의 1집은 추억과 새로움이라는 이율배반적인 대중의 시대적 정서를 R&B라는 해묵은 음악장르의 재해석을 통해 반영했고 현대적 감각의 창법을 통해 제시했다.

인트로와 MR을 포함, 총 16트랙을 담은 1집은 이미 신인의 그것이 아니었다. 수록곡 대부분을 작사, 작곡하고 프로듀싱해낸 윤건의 음악공력은 나얼의 가공할 가창력으로 더욱 빛을 발했다.

애절한 감성으로 노래한 타이틀곡 '벌써 일년'은 이 앨범에 아무리 들어도 질리지 않은 강한 중독성을 불어넣었다. 감각적인 리메이크로 원곡을 뛰어넘는 미덕을 발휘한 고 김정호의 명곡 ‘하얀나비’와 그룹 O15B의 '너에게 들려주고 싶은 두 번째 이야기'도 뺄 수 없는 트랙.

슬픈 감성이 탁월한 '그녀가 나를 보네' 등도 이 앨범의 가치를 배가시키는 트랙이다. 이들의 음악은 현대적 트렌드로 재해석한 R&B였고 향후 새로운 시대의 음악 풍향계는 흑인음악이 돌풍을 일으킬 것임을 알리는 예고편이었다.

데뷔당시 흑인음악인 R&B를 대중가요로 흡수시켜 두터운 지지층을 구축한 음악적 능력은 탁월했다. 소화해내기 힘든 다양한 장르의 곡들을 서정적인 멜로디와 감각적인 구성으로 대중화 시킨 편곡과 소름 돋는 가창력은 압권이었다. 이들은 별 다른 방송 활동 없는 얼굴 없는 듀오로 신비감을 더하며 대단한 음악적 파급력은 보였다.

디지털 세상의 핵심인 영상 활용이 주효했다. 홍콩의 미녀스타 ‘장첸’까지 가세시킨 이들의 뮤직비디오는 그해 제16회 골든디스크상 뮤직비디오부문 작품상을 수상했다. 이는 브라운 아이즈의 음악과 뮤직비디오의 중요한 상관관계를 증명한다.

아티스트들은 평생 안고 가는 숙제가 있다. 대중성과 작품성사이의 갈등!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다면 금상첨화이겠지만 풀 수없는 영원한 난제다. 그런 면에서 대중성과 작품성 모두를 담보한 이들은 보물 같은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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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규성 대중문화평론가 oopldh@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