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잎 클로버는 행운의 상징으로 유명

비 그치고 난 풀밭은 싱그럽기 그지없다. 지상에 가득한 생명력이 초록빛으로 발현하고 있는 듯 한 느낌이다. 그런 풀밭이 있는 곳에선 토끼풀 구경이 어렵지 않다. 풀밭 사이사이로 진한 초록색이 다복하니 덮이고 흰 꽃송이들이 피고 지고를 시작한지 이미 오래이다.

토끼풀은 콩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줄기가 땅위로 기면서 곳곳에 뿌리를 내리기도 가지를 갈라 줄기를 위로 올리기도 하며 자란다. 그래서 토끼풀은 한 포기씩 구분되지 못하고 무더기로 엉켜 마치 방석처럼 자란다, 줄기엔 달리는 잎은 3장의 작은 잎으로 이루어진 복엽이다. 여름이 시작되면 흰 꽃들이 본다.

우리가 보는 동글동글한 꽃송이들은 아주 작은 꽃들이 마치 작은 공처람 둥글게 달려 있는 꽃차례이다. 각혼 이 토끼풀의 수술과 암술을 찾을 수 없다는 이야기들도 하는데, 동그란 꽃차례를 이루는 하나하나의 꽃들을 펼쳐보면 그 속에 들어 있다.

한창 잘 피고 있는 토끼풀들을 보면서 ‘우리 풀’로 소개할까를 잠시 망설였다. 알고 보면 이 친근한 토끼풀의 고향은 유럽이기 때문이다. 토끼풀이 우리나라에 들어 온 것은 목초로 들여왔다.

영양가 많은 잎을 목초로 이용했기 때문이다. 그러던 것이 야생상으로 번쳐나가 스스로 살아가는 말 그대로 귀화식물이 되었다. 토끼풀이란 이름은 토끼들이 잘 먹는 풀이어서 붙여진 이름이다. 지금은 소나 토끼를 위해 이 풀을 기우필요가 없을 만큼 이곳 저곳 전국의 풀밭에 지천으로 자란다.

그래서 어린 아이들은 이 꽃을 따서 반지도 만들고 목걸이도 만들고 혹은 화관을 만들어 머리에 얹으며 들에서의 시간을 보낸다. 살아가는 일에 행운이 필요할 만큼 자라게 되면 이 풀이 자라는 곳들 허리를 굽혀 들여다 보면 네잎클로버를 찾기도 한다.

토끼풀의 영어이름이 바로 클로버이다. 오목한 하트모양의 잎을 가진, 지난번에 소개한 괭이밥을 클로버로 오해하기도 하지만 클로버는 토끼풀이다.

우리가 행운이 있다고 바라며 찾아 헤메이는 네잎클로버는 따로 그런 식물이 있는 것이 아니라 3장씩 달려야 하는 잎에 간혹 변이가 생겨서 4장이 달리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말한다. 왜 네 장의 작은 잎을 가진 클로버가 행운의 상징이 되는지 나폴레옹이 전쟁터에서 4장이 달린 잎을 보고 신기하여 허리를 굽히는 순간 총알이 지나가 목숨을 살린 행운을 가진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가 있다.

아일랜드의 국화이기도 하다는데 클로버의 네 장이 마치 십자가의 모양과 같아 행운의 상징이라고도 한다. 이야기는 늘어나가 마련이어서 5장의 잎이 되면 행운의 균형을 깨니 불행의 징조라고 하기도 한다. 세장의 균형잡힌 잎은 기독교의 삼위일체를 설명하는 대상이 되기도 한다.

토끼풀이 소복한 풀밭에서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행운을 바래며 네 잎의 토끼풀을 찾는 마음은 삶의 무게가 담겨있는 듯 싶어서 소중하면서도 애잔하다. 하지만 삶이 토끼풀처럼 누구에게든 희망과 기대를 주는 존재가 되어 사는 것은 진정한 행운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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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미 국립수목원 연구관 ymlee99@foa.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