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8~2008 시대별 대표작가 100여 명 350여 작품 전시

석판공 니세포르 니에프스는 석판 작업에서 밑그림을 그려준 화가 아들이 군대를 간 덕분에 카메라를 발명했다. 그는 고민 끝에 바늘구멍을 통해 들어온 빛을 은으로 된 화합물을 바른 종이에 비춰 영상이 나타나게 하는 기계를 만들었다. 1826년, 그가 창가에서 찍은 희미하고 거친 풍경은 현재까지 남아있는 가장 오래된 사진이다. 빛의 예술인 사진은 이렇게 탄생했다.

국내 본격적으로 사진이 소개된 것은 그로부터 58년이 지나서다. 1884년 지운영이 사진관을 세워 고종의 초상사진을 찍은 것이 시초다. 이후 1910년대 YMCA 사진학교가 세워졌고 1920년대 <조선일보>와 <동아일보>가 창간되며 보도사진의 역사가 시작됐다.

100년이 훨씬 넘은 한국사진사에서 1948년부터 올해까지, 60년 현대사진의 역사를 보여주는 전시회가 기획됐다. 오는 8월 15일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리는 ‘한국현대사진 60년 1948-2008’은 국내 사진의 역사를 보여준다.

전시를 기획한 국립현대미술관 최승훈 학예연구실장은 “높아진 미술계와 대중의 관심에 비해 한국 현대사진을 조망하는 본격적인 전시는 드물었으며, 한국현대사진에 대한 체계적인 정리도 부족함이 많았다”며 기획의 배경을 설명했다.

금번 전시는 한국현대사진을 역사적으로 조망하면서 동시에 한국사진이란 무엇인가? 라는 화두를 던지고 한국현대사진의 특성과 정체성, 한국사진의 미학적 가치는 무엇인가를 찾고자 의도됐다. 과거의 전시와는 달리 역사 정리에만 치중하지 않고 한국사진의 특성을 살피고, 한국현대사진의 흐름을 몸소 체험한 사진가들의 작품을 통해 한국사진의 구체적인 정체성과 특징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있다. 아울러 한국사진을 이렇게 볼 수도 있다는 ‘관점’ 의 측면보다 전체를 조망하면서 ‘한국현대사진의 개념’ 을 정립하고자 했으며, 순수사진, 창작사진, 예술사진으로 불리는 사진작품과 대표 작가를 중심으로 다루었다.

1940년대 말에서 50년대 작가로 임응식, 이형록, 정범태, 김한용 등의 작품이 소개된다. 60~70년대 작가는 주명덕, 강운구, 최민식, 홍순태 등이다. 80~90년대를 대표하는 사진에는 김영수 배병우, 구본창, 민병헌 등의 작품이 선보이며 오형근, 박홍천, 김수강, 윤정미 등 90년대부터 현재까지 활동하는 젊은 작가들의 작품도 소개된다.

최승훈 학예연구실장은 “이번 전시는 한국사진을 조명하는 첫 삽을 뜨는 의미이며, 한국 현대 사진의 거대한 흐름 중 일부를 조망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외부운영위원으로 민족사진작가협회 김영수 회장과 정범태 작가, 양성철 대구산업정보대학 디지털 사진영상과 교수, 오상조 광주대 사진학과 교수, 최민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교수 등 5명이 참여했다.


이윤주 기자 missle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