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비행기·정비 시스템 이용 안전성 확보… 亞 최고 프리미엄 실용 항공사 포부

“어! 대한항공이랑 똑같네!”

지난 7월 17일 김포-제주 노선 취항을 시작으로 힘찬 날갯짓을 펼친 진에어. 진에어의 첫 비행기로 제주에 도착한 승객들은 대부분 무덤덤(?)했다. 그나마 첫 취항을 기념하는 다채로운 이벤트들만이 평소와 다른 승객들의 이목을 끌었을 뿐.

“별 차이를 모르겠어요.” 진에어 탑승을 경험한 승객들의 반응은 매 한 가지다. 한마디로 (대한항공 비행기) 탑승 때와 같다”는 것. 항공기가 운항할 때의 느낌이나 1시간 남짓 걸리는 시간 등 기존 메이저 항공기와 전혀 다른 점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나마 가장 큰 차이라면 요금을 더 싸게 냈다는 정도. 진에어는 기존 메이저 항공사 요금에 비해 평균 20% 싸다.

실제 진에어가 운항하고 있는 B737-800 항공기는 대한항공 비행기 기종과 같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대한항공의 비행기를 리스해 사용하고 있다. 불과 며칠 전까지 대한항공에서 운행하던 기종이니 다른 점이 있기도 어렵다.

하지만 프리미엄 실용 항공사를 표방하는 진에어는 운영 방식에서 몇 가지 차이점이 돋보인다. 우선 승객 모두 인터넷으로 예약을 하고 공항으로 나온다. 기존 항공사라면 대부분 전화로 예약을 하겠지만 진에어는 100% 인터넷 기반 항공권 예매 시스템만을 운영한다. 콜센터를 없애 원가를 낮췄고 이는 곧 요금 인하로 이어지는 중요한 원천이 되기 때문이다.

승객들이 좌석을 번호대로 찾는 것이 아니라 먼저 온 순서대로 자리를 골라 앉은 것도 한편으론 더 편리하다. 바로 선착순 탑승제로 탑승 수속 시간 절약을 위해 좌석번호를 없앴다. 대신 A, B, C 등 3개 좌석 구역으로 구분해 구역 내에서 자유 좌석을 택할 수 있다. 기내 앞에서부터 A, C 구역은 파란색 좌석, 중간 B 구역은 빨간색 좌석으로 표시돼 있다.

특히 유니폼으로 진바지와 티셔츠를 착용한 직원들이 기내를 오가며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습도 한결 편안한 느낌을 전해준다. 이들 승무원은 ‘지니’로 불린다. 기존 항공사의 색깔과 달리 모던과 세련 그리고 심플 스타일로 프리미엄을 추구하는 세련된 항공사로 다가가기 위한 시도에서다.

한편 승무원 중에는 좀 전까지 탑승구에서 탑승권을 받던 이들도 보이는데 이는 1인 다역 ‘멀티 태스킹’ 때문이다. 업무 방식에 있어서도 전임직원이 1인 다역을 하는 환경을 만들어 시너지를 내도록 한 것. 이유는 역시 원가 절감이다.

무엇보다 진에어가 가장 중시하는 부분은 안전성이다. 정비와 운항 통제에 있어서 만큼은 세계 톱클래스 수준인 대한항공의 인력과 기술 노하우를 그대로 가져 다 쓴다는 것. 진에어는 대한항공 정비 시스템을 이용하면서 조종사 모두 대한항공 출신들로 구성돼 있다. 운항 기종인 B737-800에도 첨단 전자장비가 장착돼 안전성과 운항성능을 크게 향상시켰다. 김재건 대표는 “보다 안락하고 질 높은 항공 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해 승객의 만족도를 높이겠다”며 “편의성에서 프리미엄급을 자랑하면서도 실용적인 가격으로 대중과 호흡하는 항공사로 자리매김해 아시아 최고의 프리미엄 실용 항공사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제주=박원식기자 park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