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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 박세리' 꿈은 이루어진다
박세리 98년 US오픈 우승 보고 골프 입문 신지애·박인비·오지영 세계 그린 평정
이선화·지은희 등 한국자매 올 LPGA 6승 합작 전성시대 활짝





정동철기자 ball@hk.co.kr



박세리
“1998년 박세리 언니가 LPGA투어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하는 모습을 보며 ‘나도 저렇게 되겠다’는 꿈을 키웠다.”(신지애ㆍ20)

“세리 언니가 1998년 US여자오픈 정상에 오르던 장면을 TV로 지켜보고 이틀 뒤부터 골프채를 잡았다.”(박인비ㆍ20)

“세리 언니가 10년전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하는 것을 보고 골프채를 잡았다.”(오지영ㆍ20)

올시즌 메이저대회인 브리티시여자오픈, US여자오픈과 스테이트팜클래식에서 각각 LPGA투어 대회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 스무살 동갑내기 신지애, 박인비, 오지영이 밝힌 골프 입문 배경이다. 박세리를 통해 골프를 시작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지구촌 여자골프계에 한국의 스무살 처녀 돌풍이 거세다.

1998년 박세리(31)의 LPGA투어 우승 모습을 보고 골프를 시작한 이른바 ‘박세리 키드’들이다. 박세리 후예들이 골프입문 10년만에 세계 무대의 주역으로 우뚝 선 것이다.

그사이 ‘골프여왕’ 박세리는 후배들과의 경쟁에서 밀리며 격세지감을 느껴야 하는 처지가 됐다. 10년새 ‘신ㆍ구 골프여왕’으로 자리 바꿈을 한 셈이다. 한마디로 세대교체다. 지난해 7월 제이미파오웬스코닝클래식에서 LPGA투어 통산 24승째를 거둔 뒤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하는 박세리 공백을 후배들이 채워 주고 있다. 박세리는 올시즌 11개 대회에 출전해 톱10(9, 10위)에 2차례 들었을 뿐 5차례 컷탈락과 한 차례 기권했다.

박세리 아버지 박준철씨는 “1998년 당시 코흘리개들이었는데 지금은 세리와 함께 경기를 하니 세월 참 빠르다”면서 “젊은 친구들에 비하면 세리는 이제 할머니여”라며 웃었다. 박세리도 “몇 년전까지만 해도 이름도 몰랐던 선수들이었는데…”라면서도 “후배들이 대단하다는 생각과 함께 저를 보고 골프를 시작했다는데 대해 자부심을 느낀다. 앞으로 개인적인 성적에 연연하기 보다 후배들을 친동생처럼 보살피고 그들의 경쟁력을 높여주는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신지애는 최근 브리티시여자오픈 우승 인터뷰를 통해 “11세 때인 1998년 박세리 선수가 LPGA 투어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하는 모습을 보며 ‘나도 저렇게 되겠다’는 꿈을 키웠다”면서 “세리 언니는 예전이나지금이나 나의 영웅이다”고 보은의 말을 잊지 않았다.

■ 박세리 키즈 전성시대



1998년 당시 초등학교 4~6학년의 골프 지망생들이 ‘박세리 키즈’ 전성시대를 열고 있다.

올해 LPGA투어에서 한국 자매가 합작한 승수는 모두 6승. 그것도 6승 모두를 ‘박세리 키즈’가 일궈 눈길을 끈다. 박세리가 1998년 LPGA투어에서 유일한 한국 선수로 뛰면서 4승을 거뒀던 것을 ‘박세리 분신’들이 재현하는 모양새다.

올해 2승을 거둔 ‘리틀 박세리’ 이선화(22)를 비롯해 나란히 첫 승을 신고한 지은희(22), 박인비, 오지영, 신지애가 모두 ‘박세리 키즈’의 일원이다. 특히 4개 메이저대회 중 2개를 이들이 차지하면서 LPGA투어의 신흥 강호 군단으로 떠올랐다.

스무살 전후의 ‘박세리 키즈’는 이들 ‘위너스클럽’ 멤버 뿐 아니다. 준비된 챔피언들도 수두룩하다.

최근 LPGA투어에서 상승세를 타며 대만의 청야니와 치열한 신인왕 경쟁을 벌이고 있는 최나연(21)을 비롯해 김송희(20), 김인경(20), 민나온(20), 이지영(23), 박희영(21) 등 이미 검증받은 신예들이 즐비하다. 안선주(21) 홍란(22) 등 국내 무대도 ‘박세리 키즈’ 들이 독차지하고 있다. 기량이 뛰어난데다 선수층도 두터워 이들의 전성시대는 한 동안 계속 될 것이라는게 지배적인 분석이다.

왼쪽부터 오지영, 신지애, 지은희, 이선화.


■ 박세리 키즈의 특징



한마디로 모든 조건을 다 갖췄다. 박세리가 주니어시절 스윙코치나 다름없던 아버지의 스파르타식 교육을 받았다면 ‘박세리 키즈’는 한층 체계적인 훈련 방식에 과학적 원리를 접목시킨 선진골프로 단련됐다. 특히 박인비, 김인경, 민나온, 김송희 처럼 미국으로 조기 골프유학을 떠나 체계적인 훈련과 현지 문화에 빨리 적응하면서 성공시대를 앞당기는 추세다.

국내 투어에서 뛰다 미국 무대로 진출하는 선수들도 예전과는 비교되지 않는 혜택을 보고 있다.

박세리, 김미현, 장정 등 고참 선수들이 미국에 진출했을 당시 초창기에는 한국 선수가 많지 않아 미국 무대 적응이 쉽지않았다. 그러나 후배 선수들은 개척자인 선배들이 닦아 놓은 터에 몸만 의지하면 될 정도로 여건이 좋아졌다.

미국진출 1세대로 분류되는 고참 선수의 한 아버지는 “우리가 미국에 왔을 때는 말도 통하지 않고 어떻게해야 할지도 몰라 어려움이 많았다. 낯선 이방인들에 대한 외국 선수들의 편견과 견제도 참기 힘들었다”면서 “지금은 선배들이 터전을 마련했고 한국 선수도 많아 예전의 그런 불편은 모른채 생활 할 수 있는 것만도 큰 행운이다”고 말했다.

기업체들의 골프 마케팅이 활발해지면서 선수들에 대한 후원 계약이 보편화 된 것도 신세대 선수들에게는 큰 재산이다. 성적이 좋거나 장래성이 있는 선수라면 기업체에서 앞다투어 스폰서로 나서기 때문에 돈 걱정없이 대회 출전이나 양질의 훈련에 전념할 수 있다.

여기에 또래의 우승에 ‘나도 할 수 있다’는 경쟁심 자극이 잇따른 우승의 원동력이란 분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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