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 오스본·주다스 프리스트 등 컴필레이션 실황 앨범

마음의 스트레스를 하드록으로 날려버려라!’

80,90년대 팝․락의 제왕들이 생생한 실황음반으로 돌아왔다. 아무것도 덧칠하지 않은 원래의 ‘날 것’ 그대로 다시금 인기를 받고 있다. ‘복고풍’으로 되돌아가는 듯한 현실의 사회상을 일면 반영하는 것일까, 분출과 파워의 뮤직장르 록의 인기가 다시금 되살아나고 있다. 그것도 세계적 그룹들이 단체로 음반에 재등장, ‘록은 영원하다’는 명제를 재확인시키고 있다.

화제의 음반은 총 5개로 구성된 컴필레이션 앨범들이다. G3, 오지 오스본(Ozzy Osbourne), 레이지 어겐스트 더 머쉰(Rage Against The Machine.이하 RATM) , 디 오프스프링(the Offspring. 이하 오프스프링), 주다스 프리스트(JUDAS PRIEST)의 실황이 담겨있다.

G3의 는 특히 기타팬들에게 각별한 향수와 사랑을 받고 있다. G3는 스티브 바이, 에릭 존슨, 조 새트리아니 3인이 함께 한 밴드다.

1996년에 결성, 획기적인 데뷔 후 97년에 발매된 것이 바로 이 앨범이다. 11년전의 라이브 무대를 재생시켰다. 이들은 ‘가공할 연주력’이라는 평가를 받을만큼 최강의 일렉트릭 기타 연주 솜씨를 가진 그룹. 첫 곡 ‘Cool No.9'부터가 매력적인 기타 연주로 감상자를 흡입한다.

저마다 실력파 기타리스트지만 서로의 조화와 신뢰가 연주 속에서도 암묵적으로 풍겨나온다. 특히 3인의 협연이 빚어내는 결정체인 ’My Guitar Wants To Kill Your Mama'는 손꼽히는 백미다. 이들의 원년 멤버구성에 이어 잉베이 맘스틴의 전설이 뒤를 이었던, 환상적인 연주앨범이다.

오지 오스본은 록에 무관심한 이들도 한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이름이다.

이 세계적 뮤지션 오지 오스본의 앨범 는 1987에 제작된 것이다. 첫 곡 ’I Don't Know'부터 특유의 개성을 바로 드러낸다. 절대자의 재림처럼 화려하고 웅장하게 시작, 강력한 일렉트릭 기타의 파워로 청중을 제압한다. 특히 ‘Goodbye to Romance'는 불후의 명곡으로 손꼽힌다.

헤비메틀을 불편해하던 이들까지 감동시켰던 불세출의 걸작들이 이번 앨범에도 재수록됐다. 오지 오스본은 전설적인 밴드의 전설적인 보컬리스트. 이 앨범 역시 라이브의 명반으로 통하는 전설적인 앨범이다. 그러나 앨범의 제목이 암시하듯이, 이 음반은 1982년 비행기 사고로 요절한 천재 기타리스트 랜디 로즈에 대한 추모 앨범이다.

랜디 로즈는 헤비메틀과 클래식을 결합시키려 노력했던 탐미주의자로 특히 높이 평가받았다. 외형적으로는 극단적 색채의 두 장르를 융합해 섬세하고도 생생한 감성을 재생산하려 애썼다. 랜디 로즈의 사망 5주기 추모일에 발표된 이 앨범은 두 전설적 영웅의 우정이 그러했듯이, 수록된 곡들 또한 아름다우면서도 예리하며 풍성한 감성을 연주로 녹여내고 있다.

RATM의 는 스트레스 탈출구를 찾는 이들에게 가장 해소효과가 높을만한 앨범이다. 1996년에 발표된 곡들을 담았다. 이들 컴필레이션 앨범을 선정한 방송인 겸 대중음악평론가 김구라는 “지금으로부터 12년전 당시 이런 류의 ‘과격한 독설’의 음악이 음반으로 발매되자마자 빌보드 앨범 차트 1위에 올라섰다는 것 자체가 너무나 쇼킹한 일이었다”고 밝혔다.

이 앨범은 실제로 멜로디보다는 랩이 곡의 대부분을 지배하고 있다. 세상을 향한 공격적인 외침들로 채워져 있다.

기타리스트 탐 모렐로가 중심이 된 거친 사운드가 가세해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무더운 여름날 후련하리만큼 마음 시원한 장대비처럼 랩과 연주가 쏟아진다. 톰 모레로 역시 전설의 기타리스트로 90년대 세계 록 계에 이름을 알렸다.

RATM은 ‘미국에서 가장 위험한 밴드’로도 불렸다. 1991년 로스앤젤레스에서 결성, 힙합과 펑크, 그리고 헤비메탈과 개러지 펑크가 혼합된 음악을 들고 나왔다.

안정적인 리듬파트를 바탕으로 하여 놀라운 음향의 기타연주와 저돌적인 보컬이 이들의 트레이드 마크였다. 는 정서적 분출과 표출이 분명한 앨범이다. 아니, 음악이라기보다 음악적 시위에 가깝다. 톰 모레로가 피크로 기타줄을 긁으면서 만드어내는 독특한 주법에도 주목할 만 하다.

오프스프링의 는 굵직하고 느긋한 중저음의 ‘Welcome to Americana'라는 내레이션으로부터 특이하게 연주의 문을 연다. 이들은 90년대 미국 펑크계의 젝스키스로도 불리는 미국 출신의 펑크 밴드다. 상당히 경쾌하고 힘 있다. ’Pretty Fly‘, ’Why Don`t You Get A Job‘ 등은 특히 유명한 이들의 대표곡이자 이 앨범의 수록곡들이다.

미국 출신 밴드라고는 하지만 독특한 이국적 음악색이 얼핏얼핏 내비친다. 후반부에는 남미적인 느낌도 끼어든다. 전반적으로 적절한 무게와 템포의 비트가 부담없이 쏟아져나온다. 이 앨범은 밴드 결성 후 햇수로 10주년째 다섯 번째 정규앨범으로 발표된 것이다. 메가히트 싱글 ‘pretty fly(or a white guy))'로 가장 유명하다.

이 곡으로 영국 싱글 차트 1위에 오르면서 오프스프링은 우리나라에서도 그 해에 가장 잘 나가는 록 뮤지션으로 자리를 굳혔다. 수록곡 중 세계적 애창곡 ’feelings‘를 펑키 록으로 편곡해 연주한 곡은 특히 흥미롭다. 신나고 리드리미컬하다. 만사 잊어버리고 한여름 해변가의 저녁 노천극장에서 공연을 듣는 기분이 생생하게 살아있다.

주다스 프리스트에게는 가 있다. 1987에 발표된 앨범이다. 주다스 프리스트가 현재까지 발표한 공식 라이브 앨범은 모두 4장. 그 중 두 번째 라이브 기록이다.

장중한 신디사이저 연주는 관객들에게 특히 호소력이 높다. 관중의 즉석 따라부르기와 환호를 이끌어내는 주요 동력이다. 멜로디가 감성적이고 드라마틱하게 구성돼 있다.

앨범 첫 곡에서부터 주다스 프리스트만의 개성을 강하게 느낄 수 있다. ’Heading out to the Hightway'에서도 날카로운 글렌 팁튼과 K.K. 다우닝의 트윈기타의 연주와 파워를 주목할 만 하다. ‘Metal Gods'는 주다스 프리스트의 대명사로 통하는 대표작이다.

전반적으로 음반 전곡 모두 맛깔스럽다. 역동적인 스토리형 멜로디. 트윈기타의 화려한 연주, 무게와 스피드를 적절하게 안배한 선곡이 압도적이다. 헤비메탈의 힘과 발라드록의 부드러움을 적절히 배합한, 록과 처음 친해지기에도 적합한 음반이다. 주다스 프리스트는 특히 오는 9월 21일 내한공연을 가질 예정이라 더욱 헤비메탈 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과거 팝․록 밴드들의 이같은 인기부활에 대해 한 팝 칼럼니스트는 “특히 개인, 사회적 스트레스가 늘어나는 386세대들에게는 자연스러운 회귀현상”으로 풀이하며 “요즘 신세대의 정서에도 신선감을 주는 ‘앞선 음악’이 이미 10여 년전에 유행했다는 사실에 경이로와할 만 하다.”고 말했다.


정영주 기자 pinplus@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