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명한 후회법 등 최신 심리연구 통해 삶의 지혜 제공'IF의심리학' 닐 로즈 지음/ 허태균 옮김/ 21세기 북스/ 13,800원

2008 베이징올림픽 기간 재미있는 기사 하나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은메달을 딴 선수보다 동메달을 딴 선수가 더 행복하다’는 심리학 연구결과다. 은메달을 딴 선수는 ‘금메달을 아깝게 놓쳤기 때문에’ 기쁨보다는 아쉬움이 큰 반면, 동메달을 딴 선수는 자칫하면 메달 권에서 벗어날 수도 있었지만, ‘동메달이라도 땄으니 다행’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란다.

신간 은 이런 현상을 ‘사후가정사고’란 전문적인 용어로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저자인 닐 로즈는 최신의 심리학 연구결과와 이론을 바탕으로 그동안 부정적인 것, 피해야 하는 것으로 치부된 후회와 사후가정에 관한 고정관념을 뒤집는다.

이 책을 관통하는 키워드인 사후가정은 이미 일어난 사실에 대해 반대 상황을 가정하는 것을 말한다. 후회는 사후가정사고와 함께 일어나는 감정으로 더 나은 가능성에 대한 사고에서 비롯되는 경험이다.

후회에는 ‘행동에 대한 후회(그 날 사표를 던지는 게 아니었는데)’와 ‘비행동(그녀에게 고백했어야 하는데)’에 대한 후회가 있다. 닐 로즈는 오랜 시간에 걸쳐 분석해 보면, 사람들은 행동에 대한 후회보다는 비행동에 대한 후회를 더 많이 하므로 어떤 결정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다면, 행동으로 옮기라고 조언한다.

이 책의 장점은 심리학에 관한 호기심을 삶의 지혜와 연결시켰다는 점이다. 1부 심리학특강에 이어 2부에서는 사후가정사고를 이용한 마케팅 방법과 현명하게 후회하는 방법이 소개된다. 저자가 제시하는 현명한 후회방법은 ‘짧고 정확하게’ 후회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자기계발서가 지나간 일에 대해 후회하지 말라고 충고하지만, 저자는 성공적인 사업가는 사후가정사고를 매우 효과적으로 이용하는 집단으로 후회를 더 강하게 경험하고 빨리 극복한다고 말한다. 그들은 후회하는 대신, 자신의 행동을 고치고 미래를 위한 발판으로 이용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저자는 후회에 대해 즉각적으로 행동하라고 말한다. 또한 더 나빠졌을 상황을 가정해보고 지나치게 많이 생각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후회를 글로 옮겨보면 자기자각을 통해 발전할 수 있다.

수많은 자기계발서가 유명인의 성공스토리와 우화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해 영양가 없는 조언을 쏟아내고 있는 반면, 이 책은 최신의 심리학 연구결과를 통해 삶의 지혜를 제공한다. 이 책의 내용을 굳이 처세에 적용하지 않더라도 책 속의 사례를 동료에게 소개해 주는 것만으로도 직장에서의 대화가 즐거워질 수 있다.


이윤주 기자 missle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