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바라본 기자' 전민조 글·사진/ 도서출판 대가 펴냄/ 20,000원1970년대부터 사회 곳곳을 포착 다큐멘터리처럼 엮은 포토에세이

이 책의 저자 전민조는 여원, 한국일보, 동아일보의 사진기자를 거쳐 다큐멘터리 사진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그와 사진의 조우는 고등학생 시절 미술대학 서양학과 시험장에서 그가 ‘적록색약’으로 판정이 되면서 부터다. 미대 입시 좌절 후, 탈출구를 찾고 싶어 작가는 베트남 전선에 갔다. 그때 우연히 총 대신 카메라를 들고 뛰는 외국 전쟁 사진가들을 보고 그는 사진을 전공했다.

사진집을 내면서 전민조는 “사진으로 넓은 세상을 구경하고 싶었다. 나는 남들이 색약의 장애자가 무엇을 하겠느냐하는 인식을 극복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바라본 사회는 사진의 보고(寶庫)였다”고 덧붙였다. 작가의 이 말은 그의 작품을 읽어가는 키워드다. 그의 사진은 예술이라기보다는 시대를 담은 기록에 가깝다. 그는 모든 작품을 흑백으로 처리한다. 사진은 한층 비장하면서도 아련하게 다가온다.

‘한국인의 초상’‘서울’‘얼굴’ 등의 사진집을 냈던 그는 얼마 전 신간 <기자가 바라본 기자>를 펴냈다. 1970년 그가 기자를 시작할 무렵부터 지금까지, 기자들의 모습을 다큐멘터리처럼 남긴 사진을 모은 포토에세이다. 도시의 가장 밑바닥부터 정치, 경제, 문화계 유명인사까지 사회의 곳곳을 포착하는 기자의 모습을 프레임에 담았다.

책은 총 3부로 나누어 구성했다.

1부 ‘사진 한 장에 목숨을 걸다’에는 1970년대 신문사를 배경으로 한 기자들의 일상이 펼쳐진다. 기사를 정리하고 타지의 신문을 점검하는 모습, 지면을 연구하는 편집부 기자와 휴일 당직기자의 쓸쓸한 모습이 담겨 있다. 2부 ‘뉴스를 기다리는 사진기자들’에서는 80년대 취재현장을 프레임에 담았다.

시위로 최루탄으로 덮인 도시. 레이건 대통령 방한 당시 같은 차량에 탄 내외신 기자들, 3김(金) 만남 현장에서 취재 경쟁이 사진으로 남았다. 3부 ‘아름다움은 발견하는 자의 몫’에서는 90년대부터 최근까지 기자들의 근황을 소개했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기자들은 서점에서, 길거리에서 때로는 영정 사진으로 우리 곁에 남았다.

시대를 담은 사진은 시간이 지나면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흑백의 사진은 이 아련한 느낌을 한층 배가시킨다. 이는 또한 독자가 그의 작품을 두고두고 보게 하는 힘이다.

통화 중 부장을 가운데 두고 양쪽의 기자가 전화를 받고 있다. 마감 시간을 앞두고 김영렬(경제부, 왼쪽) 기자의 표정이 초조하다. 1973년 10월 30일 한국일보 편집국 경제부(위)
출장 준비 중 데스크의 출장 지시에 김영석(왼쪽)기자가 캐비닛에서 카메라를 끄집어내어 셔터를 눌러 알맞은 렌즈를 고르고 있는 중이다. 1973년 9월 10일 한국일보 편집국 사진부(아래)

■ JAZZ PROFILES
마일스 데이비스, 데이브 브루벡, 쳇 베이커 등 연주 / SonyBMG 발매


마일스 데이비스의 ‘KIND OF BLUE’, 데이브 브루벡의 ‘TIME OUT’, 소니 롤린스의 ‘THE BRIDGE’… 재즈를 잘 모르는 이들이라도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재즈계의 명반들이다.

재즈를 대표하는 명연주자들의 대표적인 작품들을 모은 시리즈 앨범 이 발매됐다. 마일스 데이비스, 데이브 브루벡, 쳇 베이커, 스탄 게츠, 소니 롤린스 등 재즈의 전설을 손쉽게 만나게 해 주는 유익한 시리즈다. <재즈 피플> 편집진의 해설이 들어 있으며, 디지털 리마스터링으로 향상된 음질을 담고 있다.

■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작품집
임동민 연주/ SonyBMG 발매


2005년 쇼팽 콩쿠르에서 동생 임동혁과 함께 2위 없는 3위에 입상해 이름을 알린 피아니스트 임동민. 그가 이번에는 베토벤 소나타를 들려준다. 소나타 31번과 14번 월광, 23번 열정이다. 엄격한 틀, 그 안에서의 풋풋하고 자유로움, 그리고 투명한 조망. 임동민의 베토벤 연주는 그의 쇼팽 연주 이상으로 서정적이고 완성도 높은 음악세계를 보여준다.

■ Death Magnetic
메탈리카 연주 / 유니버셜뮤직 발매


록과 헤비메탈에 관심 없어도 ‘메탈리카’의 이름은 한 번씩 들어봄직하다. 전 세계 차트 총 80회 이상 1위 기록, 9,500만 장의 누적 음반 판매고, 그래미 상 7회 수상에 빛나는 살아있는 록의 신화, 메탈리카의 9번째 정규 앨범이 12일 전 세계 동시 발매됐다. 이번 앨범은 메탈리카 최고의 전성기인 80년대의 작법에 충실한 것으로 평가된다. 앨범에는 첫 싱글 ‘The Day That Never Comes’ 등 10곡 수록돼 있다.

■ 그린핑거
김윤영 지음/ 창비 펴냄/ 9,800원


98년 제 1회 창비신인소설상으로 등단한 작가 김윤영의 세 번째 소설집이다. 표제작 그린핑거는 어린시절 언청이였으나 성형수술 끝에 정상적인 외모를 갖게 된 ‘써니’의 삶을 통해 타인의 시선으로 규정된 현대인의 모습을 그린다. 소소한 일상의 국면을 극적으로 이끌어가는 경쾌한 서사의 힘이 느껴지는 7편의 소설에서 차세대 여성문학의 행보를 볼 수 있다.

■ 딸과 함께 문화 논쟁
제롬 클레망 지음/ 안수연 옮김/ 에코리브르 펴냄/ 6,500원


저자 제롬 클레망은 프랑스와 독일 합작 문화채널인 아르테(Arte) TV를 창설한 인물이다. 문화다양성을 주제로 한 딸과의 대화를 옮긴 이 책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마릴린 맨슨 같은 대중스타에서 마르크스, 레닌, 스탈린의 사회이론과 정치까지 다양한 세계의 문화를 다룬다. 인종, 자유, 정치, 문화충돌과 편견에 대한 딸의 질문에 아빠 클레망은 객관적이고 냉정하게 대답을 제시한다.

■ 사찰 장식의 善과 美
허균 지음/ 다할미디어 펴냄/ 12,000원


미술사학자 허균이 사찰 문양의 의미와 종류, 미적 특징을 설명한다. 사찰장식은 불교의 가르침에 대한 믿음과 불보살에 대한 숭앙심이 미화 장식으로 발로된 것이다. 때문에 저자는 표현이 세련되지 못하거나 수법이 정밀하지 못해도 미로써 선을 드러내려는 의지와 미화 장식의 믿음이 있다면 사찰 장식으로 가치가 있다고 설명한다. 전국의 사찰을 답사하며 직접 찍은 220여 컷의 사진을 곁들였다.


이윤주 기자 missle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