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만 3,000건 교통사고 데이터바탕 안전벨트·커튼형 에어백 전복방지시스템 등 개발

오랜 전통과 뛰어난 기술로 세계적으로 인정받아 온 명품 브랜드는 고유한 철학과 깊은 정신을 담고 있다. <명품의 정신> 코너는 오늘날 ‘고가의 상품’을 대체하는 말이 되어버린 ‘명품’의 참뜻을 되새기고, ‘자본’이 아닌 ‘사람을 향한 존중’을 우선하는 명품 기업의 정신을 높이 평가, 명품이 지닌 문화적 의미를 폭넓게 전하고자 한다. 소개되는 명품은 단순히 이름이 많이 알려지거나 고가 위주의 브랜드가 아닌, 오랜 역사를 바탕으로 한 물건에 대하여 특정한 의미를 갖고 있는 제품이 될 것이다.

① 루이비통-여행트렁크 ② 몽블랑-만년필 ③ 페레가모-구두 ④ 볼보-자동차 ⑤ 샤넬-여성복

드라이브하기 좋은 계절이다. 곧게 뻗은 나무와 가을 색으로 물든 잎, 그 사이로 난 길을 달릴 때엔 비에 젖어 질척하게 바닥을 뒹구는 낙엽도 낭만적이다. 그런 멋진 드라이브엔 어떤 차가 좋을까. 바람을 만끽할 수 있는 스포츠카도 좋겠고 요즘 대세인 SUV도 좋겠다.

그러나 어떤 차종이든지간에 반드시 지켜야 할 기본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안전’. 속도감과 승차감도 모두 안전이 보장된 후 즐길 수 있는 옵션이기 때문이다. 언제 어디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위험사회에서 자동차에 대한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OECD국가 중 교통사고율 1위’라는 기록은 ‘모든 일은 팔자소관’이라는 운명론에 안전을 맡기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사고방식과도 무관하지 않다. 그래서 사고에 대해 한 치의 빈틈도 허용하지 않는 볼보의 안전시스템은 우리에게 더욱 중요하다. 철저한 ‘대비’로 사고를 막는 볼보, 무엇보다 사람의 안전을 가장 중요시여기는 볼보를 감상해보자.

볼보의 안전시스템의 시작은 ‘안전벨트’이다. 현재 모든 자동차에서 사용되고 있는 3점식 안전벨트가 바로 볼보의 작품인 것. 자동차 안전에 있어 가장 기본인 안전벨트는 실제로 부상을 50% 감소시켜 ‘인류에게 가장 유익한 8대 발명품 중 하나’로 꼽히기도 했다.

바로 볼보로 인해 자동차 안전의 역사가 시작된 셈이다. 볼보가 개발한 안전벨트가 볼보뿐 아니라 모든 차량에 적용되고 있다는 것은 볼보가 강조하는 ‘안전’의 개념이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볼보의 안전시스템, 그 중심은 사고에 대한 연구에 있다. 1970년 설립된 볼보의 교통사고연구소는 3만3,000여 건 이상의 교통사고에 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안전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지는 곳이다. 최첨단 기술의 충돌실험설비시설을 갖춘 이곳에서는 사고에 대한 연구도 최첨단이다.

볼보 연구소의 정확한 충격지점을 조절하는 장비와 초당 300프레임을 촬영하는 특수 Stalax 고속카메라 30대는 충돌현장의 상황과 중요 각도 등을 포착하고, 실제 사람의 스트레스 강도까지도 측정이 가능한 모형은 충돌로 인해 인체에 가해지는 충격을 세부적으로 기록한다. 실제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에는 교통사고연구팀이 현장으로 출동하는데 연구팀이 현장에 도착할 때까지 경찰이 사고의 처리를 유보할 정도로 그 시스템은 체계적이다.

자동차 전문가, 의학팀, 디자이너 등이 사고 상황과 차량에 대한 실질적인 관찰과 연구를 하게 된다. 여기에 더해 볼보는 교통 환경에 따른 정확한 연구를 하기 위해 태국에도 연구소를 세웠다.

볼보의 이러한 연구는 여러 혁신적인 안전시스템 개발에 있어 결정적인 역할을 해왔다.

자동차 충돌사고의 25%를 차지하는 측면충돌로 인한 부상을 최소화하기 위한 측면충격보호시스템(SIPS-Side Impact Protection System)의 커튼형 에어백(IC-Inflatable Curtain), 자동차 사고에서 가장 흔히 발견되는 목과 허리 부상을 막기 위한 경추보호시스템(WHIPS-Whiplash Protection Seating System) 등은 모두 이러한 연구를 바탕으로 개발된 것들이다.

운전자의 시야가 넓고 실용적이어서 인기를 끌고 있는 SUV는 코너링을 할 때 일반차량보다 전복의 위험성이 2배 이상 높다는 단점을 지니고 있다. 그러한 단점을 보완하는 전복방지시스템(Roll-Over Protection System)에 최근에는 RSC(Roll Stability Control) 시스템이 더해졌다.

이는 각 휠에서 작동하는 센서를 통해 속도와 각도 등을 측정하여 자동으로 전복 위험성을 계산해 차체를 안정된 자세로 이끌어 주는 것.

볼보의 안전연구에서 가장 높이 평가되는 것은 바로 디테일한 부분까지 돌아보는 세심한 배려이다.

과거부터 아이들의 안전에 특히 많은 신경을 써온 볼보는 어린이들을 위한 자동차 내 안전장치는 물론 유아 및 어린이용 시트를 설계하기도 하고 ‘린다(Linda)라는 충돌 실험용 컴퓨터모형을 통해 임산부와 태아의 안전에 관한 연구를 하기도 한다. 어린 아기들에게 후 방향 카시트 사용이 권고되는 것이나 임산부의 안전벨트 착용방법에 관한 모든 정보가 볼보로부터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다.

볼보는 차량의 탑승자뿐 아니라 그 외 환경까지도 생각한다. 즉 볼보와 충돌하게 될 차 밖의 상황까지도 고려하는 것으로 최근 SUV의 일반적인 단점을 보완하여 출시된 XC90에는 높은 차체로 인해 충돌 시 일반차량이 범퍼 밑으로 들어가는 위험을 막기 위한 장치와 승용차와 보행자와의 충돌 시 보행자의 충격을 최소화시켜주는 설계가 숨어있다.

볼보는 자동차 안전에 대한 연구뿐 아니라 환경의 안전을 위한 연구도 시행한다. 전기충전식 차량을 실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실용성을 위주로 한 연구와 연료의 혼용이 가능한 플렉스 퓨얼 및 바이퓨얼 차량의 개발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80%까지 감소시키고 효율적 연비를 자랑하는 ‘경제형 친환경 차량’을 탄생시켰다.

“아내에게 애정이 없는 남편은 ‘스포츠카’를 선물하고 아내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남편은 ‘볼보’를 선물한다”는 말은 ‘안전’ 때문에 나온 말이다.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사고 상황에 대한 볼보의 대비가 바로 안전에 대한 ‘개런티’다. 이러한 ‘안전’은 기본이고 천식 환자를 고려한 알러지 방지 인테리어와 공기정화시스템으로 탑승자의 건강을 지켜주더니, 이젠 ‘키트’를 선보인다.

운전자를 기억해 열쇠 없이도 운전이 가능하게 하게하고 맥박 센서가 차내에 침입자가 있는지 알려주며 사각지대를 감지하는 카메라가 위험 상황에서 차량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등의 자동조종력은 더 이상 영화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볼보 개인 휴대장치(Volvo Personal Commnicator)와 지능형 운전자 정보 시스템(IDIS)이 꿈의 차를 실현한다.

인간에게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진 수많은 발명품이 오히려 인간에게 해가되는 경우가 많지만 볼보의 연구는 끝까지 인간에게 유익한 자동차를 가능케 한다. 이러한 책임감이 바로 볼보의 자부심이자 미래에 대한 자신감, 그 원천이다.

1- 볼보 클래식카 PV444
2- 볼보의 전복방지시스템
3- 뉴볼보 S40은 세계 최초로 개발된 사각지대정보시스템(BLISBlind Spot Information System)을 갖췄다. 양쪽 사이드미러에 장착된 소형 카메라가 사각지대의 움직임을 감지, 알람램프를 통해 위험을 알려주는 최첨단 안전 시스템이다.
4- 볼보 안전센터에서의 전복테스트
5- 볼보의 리차지 컨셉카. 배터리만으로 60마일을 갈 수 있고 디젤엔진이 보조로 동력을 공급하여 유지비와 이산화탄소 배출량 모두를 줄여준다.
6- 플랙시퓨얼 C30. 볼보는 유럽에서 S40, V50 등을 플랙시퓨얼엔진 탑재 모델로 선보이고 있다.
7,8- SUV의 단점을 보완한 XC90. 전복방지시스템이 장착되어 있다.




글·최유진 미술세계 선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