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신한류 이끄는 문화 콘텐츠바이올린 우예주·김민진, 피아노 임동민·임동혁 형제 등 두각

지휘자 정명훈,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와 사라장, 피아니스트 백건우, 첼리스트 장한나, 소프라노 조수미, 홍혜경, 신영옥, 권해선, 김영미, 베이스 연광철… 이름만으로도 그 아우라가 전해지는 이들이 세계 클래식 음악계에서 한국 아티스트의 위상을 드높여왔고 현재에도 열정적으로 그 영역을 넓혀가는 이들이라면 여기서 소개할 13인은 앞으로의 성장을 기대하게 만드는 이들이다.

비상한 재능과 성숙한 음악성으로 세계 클래식 음악계의 주목과 인정을 받았고 이를 발판삼아 차세대 클래식 리더로 성장해가고 있는 그들.

수많은 클래식 스타가 떴다가 순식간에 사라지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한발 한발 성장해 클래식계의 신한류라는 거대한 흐름을 형성해주기를 바라며 이들의 행보를 따라가본다.

바이올린에서는 우예주, 권혁주, 이유라, 김민진 등이 현재 클래식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제2의 사라장이라 불리는 바이올리니스트 우예주(엘리자베스 우)는 뉴욕에서 가장 눈에 띄는 신예 연주자로 꼽힌다.

15살인 2004년, 뉴욕 카네기홀에서 기교의 극한을 요하는 난곡인 파가니니의 ‘무반주 바이올린을 위한 카프리치오’ 24곡을 연주하며 열렬한 찬사를 받았다.

콩쿠르가 아닌 프로연주자로서의 길을 택한 그녀는 현재 맨해튼 음대를 휴학을 하고 세계 각국에서 연주여행 중이다. 그녀와는 반대로 권혁주는 콩쿠르를 통해 뛰어난 기량을 세상에 알렸다.

2004년 칼 닐센 콩쿠르와 파가니니 콩쿠르 우승, 2005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6위, 독일 클로서트-쉔탈 콩쿠르, 러시아 파가니니 콩쿠르 등 세계 유수의 콩쿠르 입상으로 주목받은 그는 클래식 인재를 길러내는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의 지원으로 지난해 모스크바 차이코프스키 음악원을 졸업했다.

지난해 세상을 떠난 세계적인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 흐레니코프로부터 “러시아 바이올린 핵심계보를 이을 재목”이라는 극찬을 받은 그는 강력한 보잉과 무게감 있는 연주력을 갖췄다는 평을 듣는다.

2006년 모차르트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에서 1위를 수상한 이유라는 11세에 이미 세계적 매니지먼트사 ICM과 최연소 계약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사라 장과 김지연 이후 한국인 바이올리니스트로는 처음으로 2007년 애버리 피셔 커리어 그랜트 상 수상자가 되기도 했다.

이들보다 다소 높은 연령대에 김민진(민진 킴)이 있다.

8년 전 KBS TV에서 ‘21세기 예술분야 유망주’로 선정된 바 있는 그녀는 요요마, 머레이 페라이어 등이 소속된 소니BMG와 한국인 최초로 전속계약을 맺고 세계를 무대로 활발히 활동 중이다. 비올리스트 리차드 용재 오닐은 최근 클래식에 대한 대중들의 큰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에 출연하며 더 큰 관심을 받고 있는 연주자다.

이미 KBS 휴먼 다큐멘터리 인간극장에서 그의 삶이 조명되었고 비올리스트 최초로 줄리어드 음악원의 아티스트 디플로마에 입학한 연주자이자 미국 클래식 최고 권위의 애버리 피셔 커리어 그랜트 수상자로 재능을 인정받아왔다.

올해 3월에는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을 성공적으로 마쳤으며 6월에는 클래식의 대중화를 모토로 하는 앙상블 DITTO의 전국투어 공연이 전석매진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즈로부터 ‘고급스러운 연주’, 달라스 모닝뉴스로부터 ‘풍부한 음색과 정확한 음정 그리고 섬세한 연주력’이라는 평을 들어왔다.

피아노에서는 ‘동동 브라더스’ 임동민과 임동혁, 그리고 순수 국내파인 김선욱, 손열음이 각광받고 있다. 1996년 국제 청소년 쇼팽 콩쿠르에서 형 임동민이 1위에, 임동혁이 2위에 나란히 입상하면서 클래식계에서 그들은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후 두 형제는 음악적 스타일만큼이나 다른 독자적인 길을 걸어왔는데, 임동민은 2002년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 5위, 2004년 프라하 국제 음악콩쿠르에서 2위, 2005년 폴란드 쇼팽 콩쿠르 3위에 오르며 세계 클래식계의 관심을 받아왔다. 올해 9월부터는 한국 계명대학교 음악 부교수로 임명되어 학교의 지원을 받으며 연주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앨범을 데뷔앨범으로 발매하며 소니BMG와 월드와이드 계약을 맺어 세계 속에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4- 소프라노 임선혜
5- 플루티스트 최나경
6- 피아니스트 임동민
7- 피아니스트 임동혁
8- 피아니스트 손열음
9- 피아니스트 김선욱

임동혁은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쇼팽 콩쿠르-차이콥스키 콩쿠르로 대표되는 이른바 세계 3대 콩쿠르를 석권하는 클래식계의 그랜드 슬럼을 달성했다. ‘피아노 여제’ 마르타 아르헤리치의 적극적인 후원을 받아 EMI클래식의 ‘젊은 피아니스트’ 시리즈에서 지금까지 세 장의 앨범을 발매했다.

이에 대해 류태형 객석 편집장은 “클래식 거물들도 계약을 해지하는 상황에서 세계적인 레이블과 지속적인 계약을 유지한다는 것 자체가 그들의 실력과 가능성에 대해서는 확신한다는 의미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베를린 필 지휘자가 꿈이라는 피아니스트 김선욱은 2005년 클라라 하스킬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콩쿠르 사상 최연소 우승, 2006년 리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괴물’ ‘천재’로 불리는 연주자다.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힘과 테크닉을 갖추었다는 평가를 받으며 분주하게 국내외를 오가며 연주를 해오던 그는 올해 7월 활동 근거지를 유럽으로 옮겼다. 유럽 최대의 클래식 매니지먼트사인 ‘아스코나스 홀트’와 계약 후 이미 외국순회 연주에 돌입했다.

일찍이 원주에서는 ‘신동’으로 불렸던 손열음은 2002년 만 16세에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재 입학, 금호문화재단의 든든한 후원을 받아왔다. 2002년 이탈리아 비오티 콩쿠르에서 최연소 1위를 차지하면서 클래식계의 집중적인 이목을 받은 그녀는 현재 독일 하노버 국립음대에서 아리에 바르디 교수를 사사하고 있다.

그동안 세계의 대표적인 오페라 무대에서 주역급 중에 한국인 테너가 적다는 점이 오페라계의 아쉬움이었는데, 그 갈증을 해소해주고 있는 이가 김우경이다. 2007년 말 소프라노 홍혜경과 함께 한 <라 트라비아타>로 뉴욕 메트로폴리탄에 입성한 그는 올해 6월 뮌헨의 바이에른 슈타츠오퍼에서 <마술피리>로, 7월에는 런던 로열 오페라 하우스에서 <리골레토>를 통해 세계 최정상의 오페라 극장을 잇따라 데뷔한 것.

독일 드레스덴 젬퍼 오퍼에서 전속가수로 활동하다 솔리스트로 독립한 그는 세계 오페라 극장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다. 플라시도 도밍고로부터 ‘테크닉은 완벽했고 그의 파우스트 해석은 더 이상 따를 사람이 없다’라는 평을 받은 그는 내년에는 베르디의 <레퀴엠>의 테너 솔리스트로 초청, 일본무대에 데뷔할 예정이다.

성악 부문에서는 소프라노 임선혜의 활약도 무척 두드러진다. 독일에서 유학 중이던 그녀는 고음악계 거장 필립 헤레베헤에 발탁되어 고음악계에 발을 들였고 이 분야에서 가장 촉망받는 소프라노로 자리를 굳혔다. 올해 12월에는 뉴욕 필과 헨델의 <메시아>를 공연하는 그녀는 베를린 심포니와의 제약음악회도 앞두는 등 빽빽한 일정이 계속되고 있다.

2년 전 한국의 관악주자로는 최초로 미국 메이저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선발된 플루티스트 최나경. 미국의 5대 오케스트라인 신시내티 심포니에서 최연소 단원이자 플루트 부수석주자가 되었다.

예고 1학년 때 플루트계에서 전설적인 존재인 줄리어스 베이커로부터 ‘센세이션’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커티스 음대에 입학한 그녀는 2006년 미국 음악잡지 ‘심포니’에서 떠오르는 연주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최나경과 함께 지휘자 성시연도 한국 클래식계에도 놀라움을 전해 준 이다. 2002년 베를린에서 지휘자로 데뷔한 그녀는 2006년 게오르그 솔티 국제 지휘 콩쿠르에서의 우승 등 유수의 콩쿠르 석권 이후 미국의 보스턴 심포니 137년 역사상 최초의 여성 부지휘자로 임명됐다.

보스턴 심포니 당시 상임지휘자인 제임스 레바인은 ‘색채감과 사운드의 표현력이 뛰어나다’는 평을 했다고 전해진다. 오랫동안 남성의 영역이었고 게다가 미국의 5대 교향악단의 하나인 보스턴 심포니의 부지휘자라는 점, 정명훈이 로스앤젤레스 필하모니 지휘자로 활동한 이후 30년 만의 해외진출이라는 점 등이 지금 그녀를 주목하는 이유다.



이인선 객원기자 sun906@naver.com